▶ 한인은행 7곳‘ 이사진 대우’ 분석기사 파장
▶ 월 3~4회 회의 참석에 보수는 일반직원 10배, 작은 은행이 더 후해·주류보다도 많이 받아
한인은행 이사들의 보수가 자산 규모에 비해 과도하다는 지적이다. CBB은행 주총에서 조앤 김 행장이 경영보고를 하고 있다. <박상혁 기자>
남가주에 본점을 두고 영업하는 7개 한인은행 이사 중 상당수가 한 달에 몇 차례 이사회에 참석하면서 수십만 달러의 대우를 받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한인은행 ‘귀족 이사회’의 과도한 대우에 대한 지적과 함께 일반 은행 직원들의 상대적 박탈감이 표출되고 있는 등 은행 안팎에서 파장이 일고 있다. <본보 9월 28일 경제섹션 보도>
■CBB가 한미·태평양 보다 많아
이번 조사에서는 규모가 작은 은행 이사들이 규모가 큰 은행 이사보다 더 많은 대우를 받는 등 한인은행들의 이사 대우에 대한 기준이 없고 들쑥날쑥한 것도 문제점으로 제기되고 있다.
한 예로 CBB 은행은 자산 규모 9억9,398만달러(이하 2분기 기준)로 태평양 은행(자산 규모 13억6,313만달러)에 비해 작지만 지난해 이사들이 받은 총보수는 태평양 은행에 비해 약 3배나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CBB 은행 박순한 이사장이 지난해 받은 보수가 24만8,334만달러에 달하고 정원숙, 척 예, 데이빗 맥코이 이사들이 모두 20만달러를 넘게 받았다. 반면 태평양 은행의 이사장과 이사들은 지난해 7~8만달러 대우를 받았다.
또 CBB 은행 이사들이 받은 대우는 자산 규모 50억달러로 CBB 은행 보다 다섯 배 많은 한미은행 이사들의 대우 수준보다도 두 배 이상 많았다.
뱅크 오프 호프는 자산규모 139억달러의 대형 은행이라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이사들의 대우가 과도한 것으로 지적됐다. 지난해 고석화 이사가 49만1,619달러로 7개 한인은행 55명 이사 중 대우가 가장 많았으며 황윤석 이사장 39만3,943달러, 데이빗 멀론 이사 39만6,943달러 등 이사들의 보수 규모가 모두 30만달러를 넘거나 30만달러에 육박했다. 또한 본인이 주식 투자를 하지 않은 사외이사인 두진호, 윌리엄 루이스, 데일 줄스 이사 등도 30만달러에 육박하는 보수를 받았다.
반면 태평양 은행, 유니티 은행, US 메트로 은행 등은 상대적으로 합리적인 수준의 보수를 주고 있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스탑 옵션·스탁 어워즈 등 혜택 상당
이사들이 받는 보수는 현금 본봉(retainer fee)도 상당하지만 실질적으로 가장 큰 특혜는 이사들에게 제공되는 스탁 옵션(주식매수선택권·일반 가격보다 낮은 특정 가격에 주식을 매입할 수 있는 권리)과 무상으로 제공되는 스탁 어워즈(주식 보상)이다.
통상 은행들은 매년 스탁 옵션과 스탁 어워즈를 신규 제공하기 때문에 이사 재직 기간이 길수록 보유하고 있는 주식수도 급격히 늘어나게 되는 것이다. 많은 장기 재직 이사들의 경우 자신들이 돈을 주고 매입한 주식보다 이같이 스탁 옵션 또는 스탁 어워즈로 축적한 주식이 훨씬 더 많다. 이사들이 전문성이나 언어 소통의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이사직에 남으려는 것은 현금도 현금이지만 이같이 은행이 제공하는 주식 혜택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오픈뱅크 전체 보수는 미공개
6개 한인 은행들이 프락시를 통해 이사진의 전체 보수 규모를 공개했지만 오픈 뱅크의 경우 이사진이 받는 현금 본봉만 공개하고 전체 보수 규모는 공개하지 않아 구설수에 올랐다.
오픈 뱅크의 경우 현금 본봉만 놓고 보면 이사장이 연 5만4,000달러, 일반 이사들이 연 3만6,000달러를 받아 은행 규모에 비해서는 적정한 수준이라는 평가다. 그러나 스탁 옵션과 스탁 어워즈를 놓고 보면 한인은행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오픈 뱅크 이사 중 최화섭 이사장과 김옥희, 박명자, 신영신 이사가 각각 10만주, 도은석 이사가 8만5,000주, 정수헌 이사가 8만주, 제이슨 이사가 5만주를 스탁 옵션으로 받았는데 주식 매입가는 현 주가인 9.30달러의 31%인 2.85달러에 불과하다. 즉 일반 투자자들이 주당 9.30달러에 사야하는 주식을 이사들은 70% 할인된 가격에 매입할 수 있는 것이다.
또 오픈 뱅크 이사들은 무상으로 지급되는 스탁 어워즈도 최화섭 이사장이 6만주, 나머지 6명 이사들은 4만주를 각각 받았다. 단지 이사라는 이유로 무상으로 받은 이들 주식의 가치는 현 주가 기준으로 최화섭 이사장은 55만8,000달러, 나머지 이사들은 37만2,000달러에 달한다.
■은행 직원들 상대적 박탈감 비등
은행이 이사들을 영입하고 유지하기 위해 어느 정도의 대우를 해주는 것은 당연하지만 한인은행의 경우 자산 규모, 또 이사들이 실제로 일하는 양에 비해 받는 대우가 과도하다는 주장이 다.
특히 이같은 이사들의 과도한 대우에 대한 텔러나 행정직 직원 등 일반 직원들이 느끼는 상대적 박탈감은 상당하다. 아침 8시부터 저녁 6시까지 쉴 틈 없이 일하면서 연 3~4만달러를 버는 텔러에 비해 한 달에 3~4차례 전체 이사회 및 소속된 이사 소위에 참석하면서 일반 직원에 비해 최고 10배 또는 그 이상을 받는 것이 합당하느냐는 지적이다.
한 은행 텔러는 “은행에서 일할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 늘 감사하게 생각한다”면서도 “이사님들이 현금과 주식, 선물 등으로 받는 대우와 비교하면 참 세상이 불공평하다는 생각을 떨칠 수 없고 주위 동료들도 같은 생각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인은행 관계자들은 “이사진이 행장 등 경영진을 견제하고 은행이 합법적으로 운영되는지를 감시해야 하는 기능을 해야 하지만 오히려 행장의 거수기 역할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며 “일부 이사들의 경우 행장의 추천으로 이사로 영입됐기 때문에 사실상 독립적인 이사의 역할을 수행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주류 은행에 비해 높은 수준
한인은행 이사들의 보수 수준은 캘리포니아에서 영업하는 주류 은행에 비해 전혀 뒤떨어지지 않을 뿐더러 오히려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가주 은행 감독기관인 DBO의 가장 최근 2016년 은행 이사 보수 자료에 따르면 가주 내 은행 중 현금 본봉(retainer fee)을 지급하지 않는 은행이 더 많다.
자산 2억5,000만~5억달러 은행의 60%, 자산 5억~10억달러 은행의 76.9%, 자산 10억달러 이상 은행의 42.86%가 이사들에게 현금 본봉을 지급하지 않는다. 대신 현금 본봉을 지급하지 않는 은행들은 이사회 참석에 따른 참석 보수만 지급하는 경우가 많다.
이 자료에 따르면 자산 5억~10억달러 규모 주류 은행 이사들이 받는 중간 현금 본봉은 연 3만6,000달러, 자산 10억달러 이상 주류 은행 이사들이 받는 연 중간 현금 본봉은 4만7,500달러로 나타났다.
한 한인은행 관계자는 “그동안 한인은행에서 이사직 퇴진을 놓고 소송까지 가는 등 시끄러웠던 적이 한 두 번이 아니다”라며 “은행 이사라는 명예와 함께 경제적으로 실질적으로 받는 혜택도 상당하기 때문에 이사직을 포기하지 않으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한인은행 관계자는 “한인은행의 경우 경영진과 이사들의 보수 등 결정을 견제할 수 있는 시스템이나 이의를 제기할 주주 그룹이 현실적으로 없다는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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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환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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