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토트넘, 아포엘 원정서 3-0, 손흥민 풀타임 활약
▶ 챔피언스리그 2연승…레알 마드리드와 공동선두
해리 케인(오른쪽)이 선제골을 터뜨린 뒤 손흥민이 뒤를 따라가며 환호하고 있다. [AP]
손흥민이 풀타임을 뛴 토트넘(잉글랜드)이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에서 쾌조의 2연승 스타트를 끊었다.
손흥민은 26일 키프로스 니코시아 GSP 스테디엄에서 벌어진 2017-18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H조 2차전 원정경기에서 아포엘(키프로스)을 상대로 선발 출전해 풀타임으로 활약했다. 토트넘은 간판 골잡이 해리 케인의 자신의 첫 챔피언스리그 해트트릭을 기록하는 활약을 타고 아포엘을 3-0으로 격파했다.
지난 23일 웨스트햄과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6라운드를 쉬며 체력을 비축한 손흥민은 이날 케인과 함께 투톱으로 선발 출장했다. 팀의 간판 플레이메이커인 크리스천 에릭센이 몸이 좋지 않아 결장했고 델리 알리는 징계를 받아 뛰지 못하는 탓에 손흥민은 평소의 측면 공격수 포지션이 아니라 대부분 시간을 처진 스트라이커나 공격형 미드필더 포지션에서 주로 움직였다. 좋은 슈팅 기회도 여러번 잡았지만 골로 연결시키는 데는 실패했다.
손흥민은 이날 전반 4분 만에 서지 오리에의 오른쪽 크로스를 골문 앞에서 아포엘 수비수가 제대로 걷어내지 못한 틈을 타 골대 바로 앞에서 오른발로 때렸으나 몸을 던진 수비수에 막히고 말았다. 이어 11분에는 페널티아크 부근에서 왼발슛으로 시도했으나 역시 수비수에 걸렸고 18분에는 문전 노마크 상황에서 헤딩 찬스를 잡았으나 키어런 트리피어의 크로스가 약간 높아 볼을 머리에 정확히 맞추지 못하면서 빗나가고 말았다.
이때까지 토트넘에 일방적으로 밀리던 아포엘은 바로 1분 뒤에 역습상황에서 이고르 데 카마고가 페널티박스 안 왼쪽에서 강력한 왼발슈팅을 때린 것이 토트넘 크로스바를 강타하고 튀어나와 결정적인 선제골 찬스를 놓치면서 토트넘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 기세가 오른 아포엘은 전반 36분에도 코너킥 상황에서 칼라오가 위협적인 헤딩슛을 시도했으나 골대 오른쪽으로 벗어났다. 이어 37분에는 토트넘 골키퍼 우고 로리스가 길게 걷어내려고 찬 볼이 바로 앞에 있던 수비수 다빈슨 산체스를 맞고 튀어 토트넘 골문 오른쪽으로 살짝 벗어나는 아찔한 장면이 나오기도 했다.
아포엘의 예상보다 거센 저항에 고전하던 토트넘은 하지만 전반 39분 정교한 스루패스로 잡은 노마크 찬스를 케인이 깔끔하게 살려내면서 분위기를 바꾸는데 성공했다. 토비 알더베이럴트가 후방에서 최전방까지 정확한 스루패스를 연결했고 볼을 잡은 케인은 침착하게 왼발 땅볼슛으로 아포엘의 골문을 열었다.
토트넘은 후반 시작하자마자 바로 추가골 찬스를 잡았다. 페널티박스 왼쪽에서 케인이 볼을 잡은 순간 손흥민이 왼쪽 공간으로 파고들어갔고 케인의 패스를 받아 사각에서 왼발 슈팅을 때렸으나 워낙 각도가 없어 볼이 골문을 가로지르며 지나가고 말았다.
하지만 여전히 아포엘의 저항은 만만치 않았다. 후반 3분엔 롤란 살라이. 11분엔 스태티스 알로네프프티스가 잇달아 위협적인 슈팅을 때렸는데 골키퍼 로리스의 선방에 막혔으나 토트넘에게 경고 메시지를 보내기엔 충분했다. 모리시오 포체티오 토트넘 감독은 바로 12분 페르난도 요렌테를 투입, 케인과 투톱 역할을 맡기고 손흥민을 왼쪽 측면으로 빼내 공격라인을 재정비했고 5분 뒤인 후반 17분 무사 시소코의 패스를 받은 케인의 추가골이 터지며 승리를 예감했다. 기세가 오른 케인은 불과 22분엔 트리피어의 정교한 크로스를 뛰어들며 헤딩으로 가볍게 꽂아넣어 자신의 첫 챔피언스리그 해트트릭을 완성해냈다.
한편 손흥민은 후반 24분 페널티박스 정면에서 케인의 슈팅이 블락돼 튀어나온 볼을 잡아 위협적인 오른발 슈팅으로 때렸으나 볼이 앞에 있던 수비수에 맞고 굴절되며 골문 오른쪽으로 살짝 벗어나는 바람에 아쉽게 빈손으로 돌아서야 했다. 경기 후 영국 축구통계사이트 후스코어드닷컴의 경기 평점에서 손흥민은 7.0을 받았다. 평점 자체로는 낮지 않았지만, 이날 토트넘 선수들이 대부분이 높은 평점을 받은 것에 비해서는 다소 낮았다. 선발 출전한 11명 중에서는 수비수 오리에(6.8점)에 이어 두 번째로 낮은 평점이다. 해트트릭을 기록한 케인은 9.7을 받았고 시소코가 8.1로 뒤를 이었다.
1차전 홈경기에서 도르트문트(독일)를 3-1로 꺾었던 토트넘은 이날 승리로 조별리그에서 2연승을 거두며 대회 3연패에 도전하는 디펜딩 챔피언 레알 마드리드(스페인)와 H조 공동 선두로 올라섰다. 레알 마드리드는 이날 도르트문트 원정에서 가레스 베일의 선제골과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2골로 3-1로 승리, 토트넘과 승점(6), 골득실(+5), 다득점(6)이 모두 같아졌다. 토트넘은 다음달 17일 스페인 마드리드의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 원정, 호날두의 레알 마드리드와 조 1위 자리를 놓고 조별리그 3차전으로 충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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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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