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편의점 커피 1호 ‘세븐카페’
▶ 에디오피아산보다 20% 비싸지만
결점두 비율 낮은 우간다 원두 도입
확고한 선두주자 자리매김 노려
전문연구원 품질관리로 맛 유지
# 국내 커피 시장은 매해 급성장하면서 지난해 6조4,000억 원 규모까지 성장했다. 이 같은 커피 시장 성장을 이끈 주역 중 하나는 바로 ‘초저가 커피’다. 커피가 미끼 상품으로 활용되면서 ‘500원 커피’ 등 프랜차이즈 업계에서 내놓은 다양한 저가 커피 상품이 시장을 이끌고 있다. 무엇보다 편의점 커피가 ‘접근성과 편리성, 그리고 높은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앞세워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눈길을 끄는 것은 편의점 커피가 고급스러워지고 있다는 점이다. 편의점 역시 커피를 즐기는 문화 공간으로 자리 잡아 가고 있다.
사실 편의점 원두커피가 본격적으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한 것은 지난 2015년 1월 세븐일레븐이 업계 최초로 ‘세븐카페’ 브랜드를 론칭 하면서부터다. 이후 GS25, CU 등 다른 편의점들도 하나 둘 자체 원두커피 브랜드를 선보였고, 세븐카페를 중심으로 편의점 원두커피는 기존 전문 커피숍과는 다른 경쟁력으로 소비자들을 끌어당기고 있다.
◇ 세븐카페, 전국 4,200개 점에서 판매
국내 편의점 커피 1호인 세븐카페는 소리 소문 없이 편의점 커피계의 강자 자리를 굳혔다. 무엇보다 저렴한 가격 대비 높은 품질을 앞세워 합리적 소비를 추구하는 소비자들의 높은 지지를 받고 있는 것이다. 세븐카페는 2013년 출시한 일본 세븐일레븐 본사의 ‘100엔 커피’를 벤치마킹해 선보인 제품이다. 편의점에 설치된 드립 머신에서 전자동 방식으로 블렌딩한 자체 프리미엄 원두를 내려주는 방식이다.
세븐카페의 인기를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판매점이 최초 10개 점에서 시작되어 현재 전국 4,200개점까지 확대됐다. 판매 실적도 상당하다. 세븐일레븐에 따르면 점포당 일 평균 30잔의 판매고를 올리고 있다. 출시한 후 지난달 말일까지 누적 판매량은 5,900만 잔을 넘었다. 출시한 해에 200만 잔이 팔렸고 지난해에는 2,700만 잔, 그리고 올해는 8월 말까지 3,000만 잔이 팔렸다.
세븐일레븐 관계자는 “합리적인 가격의 커피를 선호하는 고객들에게 세븐카페는 최선의 대안으로 자리잡았다”며 “세븐카페 출시 이후 앉아서 즐기는 전문점 커피와 테이크아웃을 중심으로 하는 편의점 커피로 국내 커피 시장이 양분됐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점심시간에 붐비는 커피 전문점과 달리 편의점 커피는 바로 바로 테이크 아웃이 가능해 짧은 점심시간 잠깐의 여유를 내 커피를 마시려는 직장인들에게 최적이다”고 말했다.
◇ 편의점 커피, 맛은 전문점 못지 않아
편의점 커피의 성공은 맛에서도 찾을 수 있다. 특히 세븐카페는 전문점과 같은 커피 맛을 내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 온 것으로 알려졌다.
우선 세븐카페는 국내 편의점 업계 최초로 전자동 ‘드립 방식’으로 추출한 커피를 선보였다. 고압 스팀으로 추출하는 에스프레소 방식이 아니라 종이 필터를 이용해 한 잔씩 내린다. 드립 방식의 커피는 오일 성분이나 미세한 입자들이 필터에 걸러지면서 맛이 더 깔끔해진다.
또한 최상의 커피 맛 구현을 위해 국내 최대 규모의 설비를 갖춘 커피 전문업체에서 블렌딩한 100% 아라비카 원두를 사용하고 있으며, 600도 이상 고온의 열풍으로 균일하게 로스팅을 한다.
최상의 원두 품질 유지를 위한 노력도 다하고 있다. 세븐일레븐은 모든 원두 이송관에 케이블베이(Cablevey)를 설치하여 산소 접촉과 파손을 최소화하고 있다. 또한 롯데중앙연구소 커피 전문 연구원의 품질 관리를 통해 최상의 맛을 유지하고 있다.
품질과 가격, 이 두 가지로 승부를 본 세븐카페는 편의점 원두커피의 선두주자로서 편의점이 국내 커피 소비 채널의 또 하나의 중심으로 자리잡는 데 주도적 역할을 해왔다.
◇ 고급화로 옷 갈아입은 편의점 커피
최근 세븐일레븐은 편의점 원두커피의 위상을 한 단계 높이기 위한 새로운 변화를 시도했다. ‘저렴한 가격’에 방점이 찍혔던 편의점 원두커피의 본질적 경쟁력을 ‘품질’로 전환한 것. 세븐일레븐은 원두 개선을 통한 품질 강화로 기존보다 더욱 깊고 부드러운 맛을 구현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세븐일레븐은 결점두 개선과 신맛 감소에 초점을 맞추고, 기존 에티오피아(G4) 대신 우간다 원두를 선택했다. 우간다 원두를 선택하면서 세븐카페 원두 구성은 원산지 기준으로 브라질 40%, 콜롬비아 20%, 에티오피아G2 15%, 에티오피아 G4 25%에서 각각 50%, 20%, 10% 그리고 우간다 20%로 바뀌었다.
우간다 원두는 습식 가공 방식으로 결점두 비율이 매우 낮아 블렌딩시 보다 균일한 맛을 낼 수 있다. 원두가격도 에티오피아(G4) 보다 20% 가량 비싸다. 세븐일레븐의 이 같은 고급화 역발상은 편의점 원두커피의 다음 세대를 선도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지난 2015년 세븐카페를 필두로 가성비를 추구했던 편의점 원두커피가 다시 한번 세븐카페를 중심으로 프리미엄 커피으로 재편돼 국내 커피 시장의 확고한 선두주자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지 주목을 끌고 있다.
세븐일레븐 관계자는 “세븐카페는 편의점 원두커피의 시초로서 현재의 성공보다도 더 큰 고객 가치 창출을 위한 새로운 변화에 직면해 있다”며 “편의점의 합리적 소비 플랫폼과 프리미엄의 가치가 공존하는 새로운 편의점 커피 문화를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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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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