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달, 16번째 메이저 타이틀… 랭킹 83위 스티븐스는 여자부 우승
슬론 스티븐스(83위·미국)가 US오픈 테니스대회 여자단식 정상에 오른 후 양손을 추켜들고 관중들의 환호에 답하고 있다. [AP]
라파엘 나달(1위·스페인)이 시즌 마지막 메이저 대회인 US오픈 테니스대회 남자단식 정상에 오른 후 환호하고 있다. [AP]
▲여자단식
슬론 스티븐스(83위·미국)가 US오픈 테니스대회(총상금 5,040만 달러) 여자단식 정상에 올랐다.
스티븐스는 9일 뉴욕 빌리 진 킹 내셔널 테니스 센터에서 열린 대회 13일째 여자단식 결승에서 매디슨 키스(16위·미국)를 2-0(6-3 6-0)으로 물리쳤다. 생애 첫 메이저 대회 단식 우승을 차지한 스티븐스는 우승 상금 370만 달러를 받았다.
세계 랭킹 83위인 스티븐스는 프로 선수들의 메이저 대회 출전이 허용된 1968년 이후 두 번째로 US오픈 여자단식에서 시드를 배정받지 못한 채 우승한 선수가 됐다.
2009년 킴 클레이스터르스(벨기에)가 시드는 물론 세계 랭킹도 없는 상황에서 US오픈에서 우승한 것이 첫 사례다.
당시 클레이스터르스는 출산 후 코트에 복귀해 우승까지 차지했다.
또 1975년 세계 랭킹 산정이 시작된 이후 83위의 메이저 대회 여자단식 우승은 역대 네 번째로 낮은 순위 기록이 됐다.
1977년 호주오픈 이본 굴라공(호주), 2009년 US오픈 클레이스터르스가 세계 랭킹 없이 패권을 차지했고 1978년 호주오픈 크리스 오닐(호주)이 세계 랭킹 111위로 우승한 바 있다.
스티븐스는 1세트부터 상대가 실책을 연발한 틈을 놓치지 않고 기선을 잡았다. 1세트 게임스코어 5-3으로 스티븐스가 앞설 때까지 양 선수의 실책 수는 키스가 13개, 스티븐스는 하나도 없었다. 결국, 1세트 실책 수는 키스가 17-2로 스티븐스보다 15개나 많았고, 1세트는 스티븐스의 6-3 승리로 돌아갔다.
좋은 기회에서도 공을 라인 밖으로 보내거나 네트에 걸리게 하는 등 어이없는 실책을 쏟아낸 키스는 2세트에서는 단 한 게임도 따내지 못한 채 역시 생애 첫 메이저 대회 결승 무대를 허무하게 끝냈다.
이날 두 선수의 실책 수는 키스가 30개, 스티븐스는 6개에 불과했다.
스티븐스는 20살이던 2013년 호주오픈 4강까지 오르며 두각을 나타낸 선수다. 이후 메이저 대회에서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한 스티븐스는 지난해 8월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을 마친 뒤 왼쪽 발 부상으로 올해 상반기까지 코트에 서지 못했다.
7월에는 세계 랭킹 900위 밖으로 밀려나기까지 했으나 6월 윔블던을 통해 복귀전을 치른 뒤 석 달도 되지 않아 생애 첫 메이저 대회 정상에 오르는 저력을 과시했다.
스티븐스는 17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테니스코트에서 개막하는 여자프로테니스(WTA) 투어 KEB하나은행·인천공항 코리아오픈에도 출전할 예정이다.
▲남자단식
라파엘 나달(1위·스페인)이 시즌 마지막 메이저 대회인 US오픈 테니스대회(총상금 5,040만 달러) 남자단식 정상에 올랐다.
나달은 10일 뉴욕 빌리 진 킹 내셔널 테니스 센터에서 벌어진 대회 마지막 날 남자단식 결승에서 케빈 앤더슨(32위·남아프리카공화국)에게 3-0(6-3 6-3 6-4)으로 승리했다.
우승 상금은 370만 달러다.
2010년과 2013년 이 대회 남자단식에서 우승했던 나달은 4년 만에 다시 한 번 정상에 올랐다. 통산 16번째(호주오픈 1회, 프랑스오픈 10회, 윔블던 2회, US오픈 3회) 메이저 대회 우승을 차지한 나달은 19회로 이 부문 남자단식 최다 기록 보유자 로저 페더러(3위·스위스)를 3회 차로 따라갔다.
나달 16번째 타이틀
더불어 랭킹 포인트 2,000 점을 추가한 나달은 세계랭킹 1위 자리를 굳게 지켰다. 2014년 프랑스오픈 우승 이후 작년까지 메이저 대회 결승에 한 번도 오르지 못했던 나달은 올해만 두 차례 우승을 차지하며 전성기 시절 기량을 회복했다.
나달은 강서브를 앞세운 앤더슨을 끈질긴 랠리 게임으로 제압했다.
서브 에이스(1-10)는 크게 뒤졌지만, 대신 적시 적소에서 브레이크 포인트를 획득해 어렵지 않게 경기를 마쳤다. 1세트 게임스코어 3-3에서 상대 서비스 게임 브레이크에 성공한 나달은 자신의 서비스 게임을 지킨 뒤 다시 브레이크해 기선 제압에 성공했다. 나달은 1세트 5개의 실책만 했지만, 앤더슨은 23개를 저질러 스스로 무너졌다.
2세트 나달은 좀 더 공격적으로 상대 베이스라인을 노렸다. 공격 성공(15-6)에서 크게 앞섰고, 네트 플레이에서도 100%(5번 시도, 5번 성공)의 공격 성공률로 기선을 제압했다.
1세트 많은 실수로 무너진 앤더슨은 2세트 안정적으로 경기를 풀어갔지만, 나달의 공세에 무릎을 꿇었다.
완전히 기선을 제압한 나달은 3세트 첫 게임부터 브레이크에 성공하며 순조롭게 경기를 끝냈다.
남아공 선수 최초의 US오픈 우승에 도전했던 앤더슨은 나달 상대 5전 전패로 절대 열세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대신 랭킹 포인트 1,200점을 획득해 다음 주 세계랭킹 10위권 중반까지 바라볼 수 있게 됐다.
앤더슨의 개인 최고 랭킹은 2015년 10월 달성한 10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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