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위기의 한국축구, 러시아행 직행티켓 걸린 최후 2연전 준비
▶ 황희찬-손흥민 출장 불투명, 이동국-염기훈 ‘대체카드’ 부상

신태용 감독이 29일 서울월드컵 경기장에서 가진 훈련에서 지시를 하고 있다. <연합>
한국 축구 운명의 시간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한국 축구대표팀 신태용호가 31일 오전 5시(LA시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숙적 이란과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9차전 홈경기로 격돌한다. 9회 연속 월드컵 본선진출에 도전하는 한국 대표팀으로선 말 그대로 배수진을 치고 나서는 일전이다. 이 경기에서 이기지 못한다면 다음달 5일 극도로 부담이 큰 우즈베키스탄 원정에 본선 직행의 사활을 걸어야 한다. 특히 이란과 마지막 4경기에서 모두 0-1 패배를 당한 한국 입장에서 이번 홈경기는 반드시 연패행진을 끝내야 하는 운명의 한판승부다.
한국은 최종예선 A조에서 4승1무3패(승점 13·골득실 +1)로 2위를 달리고 있다. 3위 우즈베키스탄(승점 12·골득실 0)이 턱밑까지 추격해온 터라 한국은 이번 이란전 홈경기 승리가 절대적이다. 반면 이란은 6승2무(승점 20)로 일찌감치 조 1위와 러시아행 티켓을 거머쥔 상태다. 사실 이란 입장에선 라이벌전의 의미와 자존심 문제가 아니라면 져도 크게 문제가 되지는 않는 경기지만 일찌감치 한국에 들어와 필승의 의지를 보여주고 있는 것은 이번 한국전이 사실상 내년 러시아 월드컵 본선 준비의 출발점으로 삼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이 이날 경기에서 이란을 꺾고 동시에 펼쳐지는 경기에서 중국이 우즈베키스탄을 잡아준다면 한국은 다음달 5일 우즈베크와의 최종전에 관계없이 9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이 확정된다. 한국이 가장 바라는 시나리오다. 중국과 우즈베크의 경기는 중국의 홈게임이고 중국 역시 남은 두 경기를 이길 경우 조 3위로 플레이오프에 나갈 가능성이 남아있다는 점에서 기대해볼 여지가 있다. 하지만 일단은 이란을 꺾는 것이 우선돼야 한다.
물론 한국이 이란과 비기거나, 심지어 패하더라도 우즈베크와 최종전에서 이기기만 한다면 무조건 본선에 직행할 수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우즈베크와 최종전은 원정경기이고 사상 첫 월드컵 본선행을 눈앞에 두고 펄펄 끓어오를 우즈베크 분위기를 감안한다면 그런 상황은 아예 만들지 않는 것이 상책이다. 물론 우즈베크가 중국을 꺾거나 비긴다면 한국은 이란전 결과에 관계없이 우즈베크 원정이 본선 직행의 사활을 건 ‘데쓰매치’가 된다.
게다가 중국-우즈베크전 결과는 한국이 어쩔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문제는 이란을 꺾을 수 있느냐 하는 것이다. 한국은 이란과 역대전적에서 9승7무13패로 뒤져있다. 지난 2011년 1월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8강전에서 이란을 1-0으로 꺾고 역대전적 9승7무9패로 균형을 맞췄지만 이후 내리 4연패를 당하면서 ‘이란 징크스’가 생겼다. 4연패는 모두 0-1로 진 것이었다. 4경기 연속 무득점 행진이다. 한국 공격진의 각오가 비장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결전을 앞둔 분위기는 다소 혼란과 불안감이 느껴지고 있다. 대표팀의 최전방 스트라이커 요원인 황희찬(21·잘츠부르크)과 에이스 손흥민(25·토트넘)이 모두 부상을 달고 대표팀에 합류했기 때문이다. 황희찬은 소속팀 슈팅훈련 때 다쳤던 오른쪽 내측 인대 부상으로 인해 이란전 결장이 예상되고, 손흥민은 지난 6월 수술을 받았던 오른팔이 아직 불편해 이란전 선발 명단에서 제외될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모두 29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훈련을 소화했으나 이란전 출전 여부를 아직 미지수다. 애당초 팀의 공격진 구상이 이 두 선수를 중심에 두고 이뤄졌는데 이 둘이 모두 못 뛴다면 전체적으로 ‘플랜B’를 짜야 한다. 신태용 감독으로서는 고민이 클 수밖에 없다. 신태용 감독은 황희찬의 몸 상태를 묻는 말에 “이란전에 출전할 수도 있고, 출전하지 않을 수도 있다”라며 답변을 피했다.
일단은 황희찬이 못 뛴다면 그를 대체할 원톱에는 38세의 최고참 이동국이 유력시된다. 또 다른 원톱후보 김신욱은 후반 교체 투입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하지만 또 다른 30대 베테랑 이근호(32)가 깜짝 투입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손흥민의 왼쪽 날개 자리는 ‘왼발 달인’ 염기훈(34)이 맡게 될 가능성이 크다. 20대 초중반의 황희찬과 손흥민이 비운 자리를 30대 ‘형’들이 맡게 될 가능성이 큰 셈이다. 염기훈은 올해 K리그 클래식에 4골과 9어시스트로 전성기 못지않은 활약을 펼치고 있고 이동국, 이근호 등과는 오래 함께 플레이한 경험으로 인해 좋은 호흡도 기대해볼만 하다. 과연 이들 대표팀의 형님들이 6년 7개월째 이어지고 있는 이란전 무득점의 치욕을 이번에 씻어낼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한편 슈틸리케호 시절 팀의 주장을 맡았던 기성용은 이번 이란전에 결장이 확실시되고 있다. 지난 6월14일 카타르와의 월드컵 최종예선이 끝난 후 고질적인 통증 원인이었던 무릎 염증을 제거하는 수술을 받았던 기성용은 29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대표팀 훈련에 참가하지 않고 파주 국가대표트레이닝(NFC)에서 홀로 재활 훈련을 소화했다. 경기 이틀전 팀 훈련에 함께하지 못하면서 그의 이란전 출전 가능성은 희박해졌다.
아시아 최종예선 A조 순위
순위국가승-무-패골득실승점
1 이란6-2-0+2020
2한국4-1-3+113
3 우즈베크4-0-4 012
4시리아2-3-3-1 9
5카타르2-1-5-4 7
6중국1-3-4-4 6
<
김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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