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년 전 악몽 씻고 브리티시여자오픈 제패
▶ 시즌 3승으로 다승 1위…통산 투어 7승째
김인경이 우승트로피를 들고 활짝 웃고 있다.
김인경(29)이 단 1피트짜리 퍼트를 미스해 손안에 들어왔던 메이저 타이틀을 놓쳤던 악몽을 5년 만에 씻어내고 꿈에 그리던 ‘메이저 퀸’으로 등극했다.
김인경은 6일 스코틀랜드 파이프의 킹스반스 골프 링크스(파72·6,697야드)에서 펼쳐진 2017 브리티시 여자오픈 골프챔피언십 최종 라운드에서 버디 2, 보기 1개로 1언더파 71타를 적어내 나흘 합계 18언더파 270타로 2위 조디 유와트 샤도프(잉글랜드, 16언더파 272타)의 맹추격을 2타차로 따돌리고 생애 첫 메이저 트로피를 치켜들었다. 이번 우승으로 김인경은 올 시즌 LPGA투어에서 처음으로 3승째를 올린 선수가 되며 커리어 통산 7승을 기록하게 됐다. 또 우승상금 50만4,821달러를 받아 시즌 상금이 108만5,893달러로 늘어나며 2013년 이후 4년 만에 다시 시즌 상금 100만달러 클럽에 복귀했다.
김인경은 지난 2012년 당시 크래프트 나비스코 챔피언십(현 ANA 인스퍼레이션) 최종일에 자신의 첫 메이저 타이틀을 눈앞에 둔 마지막 홀에서 단 1피트짜리 우승 퍼트를 놓치는 바람에 플레이오프로 끌려갔고 결국 유선영에게 타이틀을 내주는 악몽을 경험한 바 있다. 그때 입은 정신적 타격 때문인지 김인경은 그 이후 지난해까지 4년에 걸친 우승가뭄을 이어갔으나 지난해 레인우드 클래식에서 자신의 투어 4승째를 따내며 반전에 성공한 뒤 올해 들어 벌써 3승을 거두고 메이저의 한까지 푸는 생애 최고의 시즌을 만들어가고 있다. 김인경은 경기 후 “우승을 전혀 기대하지 않았고 좋은 코스에서 즐겁게 대회를 치르겠다는 생각이었기에 우승은 보너스를 받는 기분”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3라운드까지 6타라는 여유 있는 간격을 벌렸던 김인경은 마지막 날 먼저 출발한 경쟁자들의 격차를 좁혀오는 가운데 오프닝 1번홀(파3)에서 티샷을 홀컵 3피트 옆에 붙이는 환상적인 티샷을 터뜨려 버디를 잡으며 경쾌하게 출발했다. 이후 파 행진을 이어가다 8번홀에서 이날 두 번째 버디를 잡았으나 곧바로 9번홀에서 롱 버디퍼트가 홀컵 6피트 앞에서 멈춰선 데 이어 파 퍼트를 놓쳐 추격군들에게 한 가닥 희망을 안겨줬다.
김인경은 이날 꾸준하게 안정된 플레이를 이어갔으나 버디퍼트가 번번이 홀컵을 벗어나 추격군과 간격을 벌릴 기회를 살리지 못하는 사이 먼저 출발한 선수들 가운데 특히 미셸 위와 샤도프가 맹렬한 맹타를 휘두르며 간격을 좁혀와 김인경을 압박했다. 미셸 위는 전반에만 버디 6개를 쓸어담는 등 12번홀까지 버디만 7개를 잡으며 추격했으나 이후 추격세가 식으면서 17번홀에서 보기를 범하고 공동 3위까지 올라선 것에 만족해야 했다. 반면 샤도프는 이날 버디만 8개를 터뜨려 미셸 위가 첫날 세운 코스레코드와 타이를 이루며 막판 김인경에 2타차까지 추격해왔다.
하지만 후반 들어 100% 파 행진을 이어간 김인경은 이번엔 5년 전의 악몽을 되풀이하지 않았다. 최대 고비였던 17번홀에서 맞바람이 부는 가운데 179야드를 남기고 하이브리드 클럽으로 탄도 높은 컷샷을 구사, 홀컵 10피트 옆에 볼을 떨어뜨린 뒤 투퍼트로 파를 지켜낸 김인경은 18번홀에서 세컨샷을 무사히 그린에 올린 뒤 마침내 결연하던 얼굴에 미소를 띠며 꿈에 그리던 메이저 우승을 실감한 듯 했다.
이날 8타를 줄인 샤도프는 2타차 2위로 생애 메이저 최고성적에 만족해야 했고 미셸 위와 캐롤라인 마송(독일), 조지아 홀(잉글랜드)이 5타차 공동 3위(13언더파)로 대회를 마쳤다. 이어 신지은이 이날 5언더파 67타 호조에 힘입어 단독 6위(12언더파 276타)에 올랐고 김효주가 스테이시 루이스 등과 함께 공동 7위(11언더파 277타)로 대회를 마쳤다. 전날 8언더파 64타를 몰아치며 역전 우승에 도전했던 박인비는 이날 버디 3, 보기 3개로 이븐파에 그치며 렉시 탐슨(미국) 등과 공동 11위(10언더파 278타)로 대회를 마쳤고 US여자오픈 챔피언 박성현(24)은 공동 16위(8언더파 280타)를 차지했다.
한편 김인경의 우승으로 한국선수들은 US오픈 박성현 이후 4주 연속 우승행진을 이어갔고 이번 시즌 LPGA투어 22개 대회에서 12승을 따내는 초강세를 이어갔다. 한국계 일본인인 하루 노무라와 미국 국적인 대니엘 강을 합치면 22개 대회에서 한인선수들은 무려 14승을 휩쓸었다. 지금까지 펼쳐진 4개 메이저 타이틀도 유소연-대니엘 강-박성현-김인경 등 모두 한인선수들이 거머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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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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