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뉴저지 주 클립사이드팍 트리니티 에피스코팔 성당 앞에 일본군 위안부 기림비가 세워졌다. 이 기림비에는 ‘1930년대에서 1945년 일본군에 납치돼 성적노예를 강요당하고 수많은 인권침해로 고통 받은 20만명 이상의 여성과 소녀들을 기억하며...이 참상을 잊어서는 안 된다 ’는 글귀가 새겨져있다. 이로써 뉴저지 주에서는 2010년 최초의 팰리세이즈팍 도서관 위안부 기림비를 시작으로 버겐카운티 청사, 유니온 시티 등에 이어 네 번째 위안부 기림비가 들어섰고 미국 전체로 여덟 번째 위안부 기림비다.
한국정부는 국정운영 5개년계획에서 내년 위안부 피해자 기림일 지정, 2019년 위안부문제연구소 설치 등을 밝혔다. 또한 여전히 옛 주한일본대사관 앞에서는 수요집회가 열리고 있다. 지난 19일 폭염에도 아시아 및 아프리카 여성 활동가들을 비롯 500여명이 한일 합의무효, 일본의 사과와 반성을 촉구했다. 아프리카에서 온 여성은 아프리카에는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처럼 전쟁으로 피해를 당한 여성이 많다고 했다.
현재 브루클린 뮤지엄의 엘리자베스 A.새클러 페미니스트 아트센터에는 시카고 출신 작가 주디 시카고의 대형설치작 ‘디너 파티(The Dinner Party, 1974~79)’ 가 영구 설치되어 여성들의 발걸음을 잡고 있다. 페미니스트 작가 주디 시카고가 남성위주의 역사 속에서 고군분투하며 자신의 이름을 지켜낸 여성들을 찾아내어 한자리에 초대한 것이다. 48피트 길이의 긴 식탁 3개가 삼각형으로 배치되고 그 위에 우아한 수가 놓인 식탁보 위에 39인용 식기세트와 와인잔이 놓여진 믹스미디어 설치작이다.
한 테이블에는 선사시대부터 로마문명에 나오는 여성들로 태초의 여신, 다산의 여신, 여전사 아마존, 고대그리스 동성애자 시인 사포, 고대이집트 여왕 아스파샤 등의 자리가 마련되어있다. 또 하나는 기독교 초기부터 종교개혁까지의 여성들로 성녀 마르셀라, 14세기 초 아일랜드에서 화형당한 마녀 테프로니아 드미르, 16세이 영국여왕 엘리자베스 1세 등이 초대되었다.
나머지 한 테이블에는 18세기부터 여성 해방운동기까지 이름을 날린 여성으로 종교지도자 앤 허치슨, 원주민여성 사카야위, 영국 여권운동가 메리울스턴 크래프트, 시인 에밀리 디킨슨, 피임운동가 마거릿 생어, 영국 소설가 버지니아 울프, 미국화가 조지아 오키프의 자리가 마련되어 있다.
고대부터 근대까지 역사 속 여성들을 불러 모아 업적을 치하하는 자리이다. 맛있는 식사와 와인을 먹으며 속 이야기를 마음껏 나누라며 고급 디너파티에 초대된 여성들, 대부분이 백인이다. 작품을 돌아가면서 식탁 위 이름표를 읽어나가는데 한 바퀴를 다 돌도록 아시안 여성, 흑인여성의 이름이 거의 없다. 성차별을 성토한 작가가 인종차별을 했을 리는 없고 왜 이 디너파티에 흑인이나 아시안 여성은 초대받지 못했을까?
일단은 설치작이 서구문명에 등장하는 여성 대상이었고 페미니즘이 태동하던 1960~70년대 당시 여성인권 운동에 앞장선 이는 백인 중산층이었다. 인구수에서도 밀리는 것이 미국은 백인 72.4%, 흑인 12.6%, 아시아인 4.8%, 나머지는 기타 인종으로 나타난다.(인구통계국 2010 조사)
만일 앞으로 ‘디너파티 2’가 만들어진다면 흑인민권 운동가 로자 파크스, 흑인작가 토니 모리슨, 재즈,가수 빌리 홀리데이....그리고 골프선수 박세리, 다큐멘터리 작가 김대실, 페미니스트 미술센터 개관시 초청작가 이불....우리도 제법 있다.
또한 일본군 위안부 소녀도 상징적으로 초대되어 ‘40인의 디너파티’에 앉아있는 모습을 상상해 본다. 이 소녀는 한국, 중국, 만주, 타이완, 필리핀, 인도네시아, 태국, 베트남, 말레이시아 등의 일본점령 지역 국가의 여성들을 포함해 성폭력에 희생되는 전 세계 여성을 상징한다고 할 수 있다.
뉴욕을 중심으로 미국 전체로, 세계로, 위안부 기림비와 위안부 소녀상이 점점 더 많아질 때 가능한 일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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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병임/뉴욕지사 논설위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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