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146회 디 오픈 오늘 밤 로열 버크데일에서 티오프
▶ 대회기간 중 비-강풍 예고…자연과의 싸움 펼쳐질 듯
로리 맥킬로이(왼쪽)와 대런 클락이 18일 연습라운딩 도중 9번 그린을 향해 걸어가고 있다.
영예의 클라렛 저그의 새 주인은 누가 될까.
세계 골프대회 중 최고의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디 오픈(브리티시오픈)이 현지시간으로 20일(LA시간 19일 밤) 잉글랜드 사우스포트의 로열 버크데일 골프클럽(파70·7,156야드)에서 제146회 대회의 막을 올린다.
올해 대회가 열리는 로열 버크데일은 잉글랜드 중서부 해안 지역 중심 도시 리버풀 인근에 위치하고 있는데 이번이 통산 10번째 디 오픈을 개최하며 마지막으로 대회를 치른 것은 9년 전인 2008년이었다. 로열 버크데일은 페어웨이가 평평한 편으로 카누스티나 뮤어필드 등 디 오픈의 다른 코스들과 비교할 때 세컨샷을 하기가 쉬운 코스로 알려졌다. 전체적으로 10개 디 오픈 코스 가운데 선수들에게 가장 공평한 코스 중 하나라는 평이다. 페어웨이 굴곡이 별로 없기 때문에 적어도 잘 친 볼이 불운한 바운스 때문에 억울하게 벙커에 박히거나 수풀 속으로 튀어 들어가는 일은 별로 없다.
그렇다고 로열 버크데일이 쉬운 코스라는 이야기는 아니다. 로열 버크데일 역시 깊은 수풀과 좁고 깊은 항아리 벙커들, 페어웨이와 그린의 모호한 구분, 가혹한 굴곡의 그린 주변 지형 등 전형적인 디 오픈 링크스 코스의 특징들은 모두 갖추고 있다. 올해 대회 기간 내내 비와 강풍 예보도 있어 골프팬들은 ‘자연과의 싸움’이라는 디 오픈의 진정한 매력을 제대로 느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 지난 3년간 디 오픈 챔피언들의 우승스코어 평균이 무려 17언더파였지만 마지막 두 차례 로열 버크데일에서 열린 대회 우승자는 모두 언더파를 기록하지 못했다는 것으로도 그 사실을 짐작할 수 있다. 지난 2008년 우승자인 파드렉 해링턴은 나흘간 3오버파를 치고도 클라렛 저그를 치켜들었고 그에 앞서 1998년에는 마크 오메라가 이븐파의 스코어로 우승을 차지했다. 그보다 더 거슬러 올라가면 1991년 호주의 이안-베이커 핀치가 8언더파, 1983년 대회에선 미국의 탐 왓슨이 9언더파로 우승한 사실은 다른 브리티시오픈과 마찬가지로 이번 대회도 비와 바람 등 자연조건에 따라 우승스코어가 얼마든지 큰 편차를 보일 수 있음을 말해주고 있다.
올해 클라렛 저그의 주인을 점치기는 그 어느 해보다도 쉽지 않아 보인다. 우선 만년 우승후보로 꼽히는 선수들 가운데 이렇다하게 뚜렷한 상승세를 안고 이번 대회에 나서는 선수가 별로 없다. 세계랭킹 1위인 더스틴 잔슨(미국)만 해도 US오픈을 포함, 마지막 2개 대회에서 컷 탈락한 뒤 이번 대회에 나선다. 세계랭킹 탑6 가운데 유일하게 디 오픈 우승 경험이 있는 4위 로리 맥킬로이(북아일랜드)도 최근 유럽투어에서 2주 연속 컷오프의 고배를 마셨다. 하지만 그 때문에 대회를 앞두고 로열 버크데일에 와서 더 많은 연습라운딩 기회를 가질 수 있었던 것이 오히려 전화위복이 될지도 모른다.
많은 전문가들이 주목하는 우승후보로는 세계 3위 조든 스피스가 첫 손 꼽힌다. 지난달 말 트레블러스 챔피언십에서 우승, 올해 2승을 달성했고 이 대회에서도 지난 2015년 공동 4위에 오르는 등 4차례 디 오픈에서 모두 좋은 성적을 올린 것이 주목받고 있다.
올해 매스터스에서 마침내 숙원이던 메이저 타이틀을 따낸 서지오 가르시아(스페인)가 한 해 두 번째 메이저 트로피를 품을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다. 가르시아는 지난 3년간 이 대회에서 탑10에 오르는 등 생애 통산 두 번의 준우승을 포함, 총 8번이나 탑10 입상기록을 갖고 있다.
유럽의 도박사들은 가르시아의 스페인 후배인 신예 욘 람의 우승 가능성을 상당히 높게 평가하고 있다. 올해 파머스 인슈어런스오픈 우승자인 람은 올해 PGA투어 16개 대회에서 7차례나 탑10에 올랐고 이 대회 리허설 격인 아이리시오픈에서 우승을 차지해 주가를 높였다. 하지만 그는 이번이 단 2번째 디 오픈 출전으로 대회 경험이 떨어진다는 것이 큰 핸디캡이다.
이밖에 세계랭킹 2위까지 올라선 일본의 히데키 마쓰야마와 올해 US오픈 챔피언 브룩스 켑카(미국), 디펜딩 챔피언 헨리크 스텐슨(스웨덴)과 준우승자인 필 미켈슨(미국), 그리고 저스틴 로즈(영국)와 리키 파울러(미국) 등이 우승후보 대열에서 이름이 거론되는 선수들이다. 하지만 이들 외에도 혜성처럼 나타나 우승경쟁에 뛰어들 잠재력이 있는 선수들은 일일이 나열하기 힘들만큼 많다.
한인선수로는 올해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에서 우승하며 한국 골프의 새 에이스로 등장한 김시우를 비롯, 안병훈, 강성훈, 왕정훈, 김경태, 송영한, 케빈 나 등과 한국오픈 1, 2위인 장이근, 김기환 등 총 11명이 이 대회에 나선다. 이 가운데 김시우는 첫 이틀간 조편성에서 디펜딩 챔피언인 세계랭킹 8위 스텐슨 및 메이저 2승의 세계 3위 스피스와 한 조로 묶이는 ‘대접’을 받아 세계 최고의 무대에서도 달라진 위상을 확인했다. 이번 대회는 LA시간으로 19일 밤 늦은 시간부터 시작되며 골프채널이 19일 밤 10시30분부터 첫 라운드를 중계한다.
클라렛 저그를 들고 포즈를 취한 대회 디펜딩 챔피언 헨릭 스텐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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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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