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년 전 출범한 전기차 스타트업
▶ 자금줄 막히면서 재정적 어려움, ‘FF 91’ 모델 내년 출시 목표 속 총 10억달러 투자 유치에 총력
콜로라도 파이크스 피크 레이스 사용됐던 패러데이 퓨처사의 FF 91 모델. 패러데이는 이 모델을 내년도에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가디나,캘리포니아 >‘패러데이 퓨처’(Faraday Future) 본사는 북새통이다. 1,000명의 직원들은 지상의 어떤 것이라기보다는 개인용 제트기와 공통점이 더 많은 자동차를 개발하느라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그러나 향후 수개월은 이 회사가 획기적인 자동차를 생산할지, 아니면 거창한 약속과 함께 시작했지만 성공을 거두지 못하고 사라진 또 다른 스타트업의 사례가 될지를 결정하게 될 것이다. 네바다에 10억달러짜리 공장을 짓겠다던 계획의 철회와, 전기차 분야의 점차 치열해지고 있는 경쟁 등을 볼 때 신호들은 불길하다.
3년 전 패러데이 퓨처는 테슬라를 따라 잡겠다는 야심찬 계획과 함께 출범했다. 한번 충전으로 400마일 이상을 달릴 수 있는 1,000마력짜리 괴물을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중국의 테크 억만장자인 자웨팅의 지원 아래 패러데이 퓨처는 BMW와 테슬라, 그리고 다른 라이벌 업체들로부터 인력을 채용했다. 그리고 2016년 컨수머 일렉트로닉스 쇼에 매끄러운 모양의 레이스 카 프로토타입을 출품했다. 라스베가스에 광활한 공장을 짓는데 10억달러를 투자하겠다는 발표도 했다.
하지만 최근 이 회사는 공장 건립 계획을 백지화하고 대신 캘리포니아나 네바다에 2018년 출시 목표인 첫 자동차 FF 91을 제조할 수 있는 웨어하우스 스페이스를 찾고 있다고 밝혔다. FF의 추진분야 부사장인 피터 사바기안은 “우리의 초점은 단 하나의 자동차와 그것의 성공에 맞추져 있다”고 말했다. GM에서 18년 일했던 베터런인 사바기안은 최근의 어려움을 시인했다. 이 어려움은 대부분 중국 러에코(LeEco) 테크 제국을 세운 자웨팅의 재정적 곤경에서 비롯되고 있다.
최근 중국 당국은 자웨팅과 그의 부인이 갖고 있는 2억 달러 상당의 자산을 동결시켰다. 대출상환 불이행이 이유였다. FF가 하청업체 대금 지불을 하지 못했다는 소문도 돌고 있다. 또 전직 페라리 북미 경영자인 마르코 마티아치가 수개월 만에 FF의 수석 브랜딩 오피서 자리를 떠나는 등 고위직의 이직도 이어졌다.
사바기안에게 FF는 관료주의의 간섭 없이 대담한 실험들을 해 볼 수 있는 곳이다. 그는 현금과 인력 지원을 받을 수 있는 GM과 결별했다. 그는 기술적 혁신을 위해 직원들의 열정과 선의, 그리고 창의성에 의존해야 한다.
그는 콜로라도 해발 1만4,000피트 파이크스 피크까지 달리는 레이스에 참가할 FF 91 프로토타입을 만들기 위해 소수의 FF팀이 밤낮없이 일해야 했다고 설명하면서 “부족함은 집중을 가져다 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것을 통해 배터리를 한계까지 사용하면서도 오버히트 시키지 않는 방식을 배울 수 있었다. 그 가치는 이루 말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시간은 점차 줄어들고 있다. 전직 BMW 및 도이체 은행 CFO로 지난 3월 이 회사의 글로벌 CFO로 채용된 스테판 크라우제는 현재 세계를 돌며 FF의 비전에 모험을 걸 의향이 있는 부자들로부터 10억달러의 시리즈 A 기금을 모으고 있다. 크라우제는 “어떻게 2018년까지 FF 91을 시장에 내놓느냐는 우리가 모든 경영상 결정을 내리는 렌즈가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크라우제는 우선 중국과 중동, 유럽을 돌며 오는 9월까지 5억달러를 모으고 나머지 5억달러는 2018년 상반기에 모은다는 계획이다. 이 자금은 제조공장 장비를 들여 놓는 일과 FF 91 연구개발비로 사용된다. 이상적으로는 중국에 공장을 짓는데 사용될 수도 있다.
FF 91은 테슬라의 모델 X SUV와 약간 라이벌 관계지만 이 회사는 개인 소유용으로 자동차를 만들고 있는 게 아닐 수도 있다. 관계자들은 소비자들이 FF 91을 일정시간 렌트하는 개념의 ‘회원가입 모델’에 끌리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 콕스 오토모티브 잡지의 발행인 칼 브라우어는 “많은 경우 너무 앞서가는 것은 뒤떨어진 것보다 나쁠 수 있다”며 “자동차 소유가 사라지는 시대가 머지않아 오리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브라우어에게 FF의 스토리는 거창하게 시작했다가 사그라진 중국 자본의 자동차 벤처들을 연상시킨다. 한때 NextEV로 알려져 있던 NIO가 그 중 하나다. 이 회사는 FF 91과 같은 럭서리함과 놀라운 스피드를 목표로 한 에어 세단을 개발했다. FF 91의 가격이 얼마가 될지 FF는 밝히지 않고 있지만 에어 세단은 대당 16만달러로 책정될 예정이다.
브라우어는 “미국에 진출하는 중국 기업들은 큰 약속을 하지만 성과는 이에 크게 못 미치는 경향이 있다”며 “뿐만 아니라 거대한 딜러망을 갖고 있는 기존 업체들은 신생 업체들보다 전기차 시장 점유율을 높이는 게 훨씬 용이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전기차 점유율이 아직은 1% 밖에 되지 않지만 셀 수 없이 많은 기업들이 전기차에 매달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가운데는 테슬라가 있다. 테슬라는 이번 달 말 첫 대량시장용 세단인 모델 3을 출시한다. 테슬라는 여기에 큰 기대를 걸고 있으며 생산량을 1년에 50만대로 5배 늘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만약 테슬라가 대 성공을 거둔다면 FF가 자동차를 시장에 출시한다 해도 타격을 받을 수 있다. 브라우어는 “앞으로 수개월 사이에 우리는 패러데이로부터 훌륭한 것들을 볼 수도 있고 아니면 와해의 신호를 보게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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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USA투데이 본사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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