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72회 US여자오픈 내일 티오프
▶ ‘코리안 시스터스’ 역대 최강의 라인업으로 우승 도전
박인비는 ‘골프여제’ 아니카 소렌스탐 이후 처음으로 US여자오픈 3회 우승에 도전한다.
세계 여자골프 최고의 역사와 권위, 그리고 상금을 자랑하는 메이저 대회인 US여자오픈이 13일 뉴저지 베드민스터의 트럼프 내셔널 골프클럽(파72)에서 막을 올려 나흘간의 열전에 돌입한다.
올해로 72회째를 맞는 US여자오픈이 단연 최고의 대회라는 사실은 프로대회를 판단하는 가장 기본적인 척도인 상금을 통해 바로 짐작할 수 있다. 이번 대회에 걸린 총상금은 500만달러, 우승상금은 90만달러다. 남자대회인 US오픈의 올해 총상금 1,200만달러와 비교하면 40% 수준에 불과하지만 여자대회 상금으로는 압도적인 1위다. 여자 골프대회 총상금이 500만달러를 넘은 것은 이번 대회가 사상 처음이다. 현재 LPGA투어 대회에서 웬만한 대회 총상금은 200만달러를 넘지 못하고, 두 번째로 상금이 많은 위민스 PGA 챔피언십도 총상금 350만달러, 우승상금 52만5,000달러에 불과하다. 반면 US여자오픈은 이미 2014년에 총상금 400만달러에 도달했고 올해는 500만달러로 치솟았다. 여자골프계에서 US여자오픈의 위상은 가히 독보적이다.
물론 상금이 많다고 최고대회인 것만은 아니다. 미국의 내셔널 타이틀 대회인 이 대회는 1946년 시작돼 올해 72회째를 맞아 현존하는 모든 여자 골프대회 중 최고의 역사와 전통을 자랑한다. 역사와 전통, 권위와 상금에서 모두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남자골프에서는 4대 메이저 가운데 어느 것이 최고의 대회냐를 놓고 이견이 있지만 여자골프에선 어떤 논란도 없는 단연 최고의 무대가 바로 US여자오픈이다.
이 US여자오픈은 또 한인선수들의 ‘스타 등용문’ 역할도 톡톡히 해왔다. 1998년 박세리가 맨발의 투혼 끝에 정상에 오르면서 여자골프의 역사가 바뀐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이후 2005년 버디 김(김주연)이 마지막 홀에서 기적같은 벙커샷을 홀인시켜 한국선수로는 두 번째로 US여자오픈 정상에 올랐고 ‘세리 키즈’ 세대인 박인비가 2008년 우승을 차지한 뒤부터는 본격적으로 코리안 돌풍이 휘몰아쳤다. 이듬해 지은희가 우승 바통을 이어받았고 2010년 폴라 크리머(미국)에게 우승을 내줬지만 2011년부터 유소연, 최나연(2012), 박인비(2013), 미셸 위(2014), 전인지(2015)까지 5년 연속으로 한인선수들이 우승트로피를 치켜들었다. 박세리의 우승 장면을 보고 자란 박인비는 2008년에 이어 2013년 두 번째 우승으로 명실상부한 박세리의 후계자로 자리매김했고 현 세계랭킹 1위 유소연이 세계무대에 이름을 알린 것도 2011년 이 대회 우승을 통해서였으며, 전인지도 2015년 이 대회 우승을 통해 월드스타로 발돋움했다.
한인선수들의 5년 연속 최고 대회 우승행진은 지난 해 브리타니 랭(미국)에 의해 깨졌는데 올해 다시 이 행진이 재개될 수 있을지가 최대 관심사다. 그리고 일단 그 가능성은 매우 높은 것은 분명하다. 출전선수 156명 가운데 한국 국적선수만 29명이고 미국, 호주, 뉴질랜드 등의 한인선수 15명을 합치며 총 44명이 한인이어서 전체선수 대비 한인비율이 무려 28%에 달한다.
단순히 수만 많은 것이 아니라 우승후보들도 많다. 세계랭킹 1위 유소연과 통산 3번째 US여자오픈 우승을 노리는 ‘여왕’ 박인비, 2년만에 정상 탈환으로 시즌 첫 승을 노리는 전인지 등 강력한 우승후보들이 즐비하다. 숙원인 메이저 첫 승을 꿈꾸는 양희영, 김세영 등은 물론 ‘수퍼 루키’라는 타이틀에도 불구, 아직 투어 우승이 없는 박성현도 이번 대회를 앞두고 칼을 갈고 있다. 여기에 차세대 한국 여자골프를 이끌 간판스타로 꼽히는 여고생 아마추어 두톱 성은정(17)과 최혜진(17)도 돌풍을 일으킨 잠재력을 갖춘 선수들이다.
국적인 한국이 아니지만 핏줄은 한국인인 선수들도 우승후보 대열에 대거 이름을 올렸다. 얼마 전 위민스 PGA 챔피언십에서 자신의 첫 승을 메이저 타이틀로 장식한 대니엘 강과 세계랭킹 1위에서 밀려난 뒤 반전을 준비 중인 리디아 고, 그리고 3년 만에 이 대회 정상 탈환을 노리는 미셸 위 등이 간판주자들이다.
하지만 이런 코리안 시스터스의 막강한 라인업에도 불구, 우승을 장담하기엔 이르다. 현재 스포츠 도박사들의 최고 우승후보는 만 22세에 벌써 투어 8승을 올린 ‘미국 여자골프의 희망’ 렉시 탐슨이 첫 손 꼽히고 있다. 올해 첫 메이저였던 ANA 인스퍼레이션에서 시청자 제보로 인한 4벌타 날벼락으로 인해 다 잡았던 두 번째 메이저 타이틀을 놓쳤던 탐슨이 최고 메이저 대회에서 한을 풀 수 있을지 관심사다. 이밖에 캐나다의 무서운 10대 브룩 헨더슨(19)도 이미 지난해 위민스 PGA 챔피언십 우승을 차지한 메이저 챔피언이자 무시할 수 없는 우승후보이다. 탐슨과 헨더슨은 또 다른 미국의 강자 스테이시 루이스와 한 조를 이뤄 첫 이틀간을 경기한다.
세계랭킹 3위 렉시 탐슨은 도박사들로부터 가장 유력한 우승후보로 꼽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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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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