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워싱턴DC 인근 한 야구장에서 공화당 스티브 스컬리스 의원과 보좌관, 경찰 등 5명이 피격 당해 병원에 후송 치료 중이다. 공화당 의원들이 민주당과의 야구 대결을 하루 앞두고 연습을 하고 순찰차를 탄 경찰이 외곽 경호를 맡은 가운데 총격범은 50~100발의 총기난사를 하여 충격을 주고 있다. 스컬리스 의원은 하원 원내 총무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반이민 정책을 적극적으로 옹호했다. 이 사건은 총격범의 정치적 성향이 원인일 가능성이 크다고 한다.
도널드 트럼프는 대통령에 취임한 이래 놀랄만한 행보를 계속 보여주고 있다. ‘러시아 스캔들’ 수사를 지휘하던 제임스 코미 FBI 국장을 갑자기 사임시켰다. 코미는 8일 상원정보위 청문회에서 트럼프가 자신에게 충성서약을 강요했고 마이클 플린 전 국가안보 보좌관에 대한 수사를 중단하라고 압력을 넣었다고 주장했다.
물론 트럼프는 전면 부인했다. 로버트 뮬러 특검팀이 대통령의 핵심측근들이 연루된 러시아 스캔들을 수사 중이고 민주당은 대통령의 사법 방해에 따른 탄핵을 추진 중이다.
최근 몇 달 사이 팽팽하게 돌아가는 미국의 현실은 25년 전인 1992년에 발간되어 전미 베스트셀러 2년 연속 1위를 차지했던 존 그리샴의 소설 ‘펠리컨 브리프’(The Pelican Brief)를 떠올리게 한다. 총 9명의 연방대법원 판사 중 로젠버그, 젠슨 두 명이 FBI 요원이 지키고 있는 가운데 같은 날에 살해된다. 법대생 다비 쇼는 두 판사의 죽음 보도 기사를 보고 왜 이런 일이 일어났을까를 추측하면서, 수천 건의 소송을 검토한 끝에 가설로 된 짧은 보고서를 작성한다.
이 여대생의 간결한 문서 한 장에 사람들이 죽어나간다. 수사에 착수하는 FBI에게 백악관은 손을 떼라고 한다. 생명에 위협을 느낀 쇼비는 도망치며 불안과 공포에 떨면서도 내부고발자를 찾아 나선다.
보고서가 지목한 사람은 매티스, 루이지애나 재벌석유업자다. 정치가와 관료 사이에 돈을 뿌리며 땅을 확보하고 늪지대에 기름을 얻고자 생태계를 망가뜨려 루이지애나의 갈색 펠리컨이 멸종위기에 처했던 것이다. 드디어 살인자의 메모가 발견되고 마침내 석유재벌과 공화당 정치인의 비리와 음모는 신문 1면을 장식한다. 이 소설은 작가의 상상으로 지어진 가짜다.
흥미로운 것은 올 1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식 전후로 1969년에 출간된 조지오웰의 저서 ‘1984’ 판매량이 급증했던 적이 있었다. 트럼프 정부는 취임식 청중이 역사상 가장 많았다고 발표했으나 전문기관의 조사에 의하면 8년 전 오바마 취임식 청중이 그보다 3배 많았다고 한다.
자기들 입장에 따라 통계 숫자를 왜곡 보도하는 이 현실이 소설 속과 같다며 사람들은 너도 나도 책을 다시 읽었다고 한다. 소설 속에서 개인의 일거수일투족을 24시간 감시하는 빅 브라더가 나온다. 오늘날 CCTV와 같은 기능을 지녔다. 빅 브라더가 원하는 대로 크고 작은 모든 기록이 남겨지고 인간이기를 열망하는 자는 잡혀가고 오로지 빅브라더 맹신자만 살아남는 내용이다.
현재 트럼프는 코미의 증언에 자신의 무죄가 증명되었다며 가짜 뉴스에, 거짓말이라고 주장한다. 앞으로 트럼프와 코미의 진실 공방전이 지루하게 열리겠지만 미 국민들은 당혹스럽다. 미국은 삼권분립이 철저한 나라라고 알고 있는데 충성 맹세는 대통령에 대한 예의인가? 공권력 남용인가? 의문이 머리를 떠나지 않는다.
한마디로 소설보다 더 소설 같은 현실이 지금의 미국이다. 이러다가 자신의 상상력으로 허구의 세계를 써나가는 작가는 조만간 밥숟갈 놓아야 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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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병임/뉴욕지사 논설위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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