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회장 에린 힐스 역대 최장-최고 난도 코스될 듯
▶ 상금도 역대 최고…세계랭킹 1위 잔슨 2연패 도전
US오픈 디펜딩 챔피언인 세계랭킹 1위 더스틴 잔슨이 14일 연습라운딩 도중 12번홀에서 무릎 깊이의 깊은 수풀 속에서 샷을 하고 있다.
세계 골프의 시즌 두 번째 메이저대회인 US오픈 골프챔피언십이 15일 위스콘신 에린의 에린 힐스 골프코스에서 막을 올려 나흘간의 열전에 돌입한다.
117회째를 맞은 올해 US오픈은 선수보다 개최 코스가 더 뜨거운 관심을 받는다. 샷과 퍼팅 등 실력 뿐 아니라 체력, 인내심, 전략, 용기, 의지 등 선수의 모든 것을 시험대에 올려놓는 가혹한 코스 세팅 때문이다.
대회를 주관하는 미 골프협회(USGA)는 US오픈을 얼마나 파를 잘 지켜내느냐를 겨루는 대회로 만든다. US오픈에서 언더파 스코어가 쉽게 나오지 못하는 까닭이다.
USGA는 미 전역에서 어려운 코스를 골라내 더 어렵게 세팅해 선수들을 불러 모은다. 올해 USGA의 선택을 받은 개최 코스는 불과 11년 전에 개장한 새 얼굴이다. 위스콘신의 가장 큰 큰 도시 밀워키 근교에 위치한 퍼블릭 골프장인 에린 힐스는 US오픈 개최 코스의 특징인 긴 전장과 빠르고 단단한 그린, 그리고 좁은 페어웨이를 감싼 질기고 두터운 러프 등을 빼놓지 않고 갖췄다.
문을 연 지 11년밖에 안 됐지만 2008년 US여자 아마추어 퍼블릭링크스 챔피언십과 2011년 US아마추어골프선수권대회를 치러 까다로운 USGA의 입맛에 일찌감치 합격점을 받았다.
USGA가 발표한 코스 레이팅은 78.4다. 스크래치 골퍼가 이곳에서는 6타 가량 더 친다는 뜻이다. 케빈 나가 SNS에 올린 연습라운드 동영상은 에린 힐스가 얼마나 가혹한 무대가 될 것인지 미리 알려준 예고편이다. 볼을 서너 발짝 거리의 러프로 툭 던져 넣은 케빈 나는 겨우 볼을 찾았다. 발목 길이로 자란 러프에 잠긴 볼을 있는 힘껏 쳐봤지만, 볼은 겨우 한 발짝 움직였을 뿐이다. 케빈 나는 “18홀 내내 페어웨이를 조금만 벗어나도 이런 러프가 무성하다”고 혀를 내둘렀다.
올해 아예 문을 닫고 US오픈 준비에 전념한 에린 힐스는 US오픈 코스의 특징을 모두 갖춘 데다 페어웨이마저 단단하다. 수천 톤의 모래를 뿌려 다지고 물이 원활하게 빠지도록 만든 덕이다. 선수들은 공이 떨어지는 지점 뿐 아니라 구르다 멈추는 지점까지 염두에 둬야 한다.
USGA는 이번 대회에선 과거 다른 US오픈에 비해 볼 착륙지역의 페어웨이 폭을 넓게 세팅했다. 브리티시오픈 카누스티를 생각나게 하는 깊은 러프에 빠지면 대책이 없기엔 그나마 페어웨이를 넓게 세팅해 선수들을 배려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 스코틀랜드 링크스 코스를 연상시키는 나무 한 그루 없는 황량한 코스 풍광을 본 선수들은 바람이 불면 코스 곳곳에서 비명이 터져 나올 것이라고 예상했다.
에린 힐스에는 파5홀이 4개다. 하지만 파5홀을 쉬어가는 버디홀로 생각하면 안 된다. 4개의 파5홀 모두 600야드가 넘는다. 그냥 긴 게 아니라 좁은 페어웨이, 벙커, 러프, 해저드, 높은 포대 그린 등 골퍼가 싫어하는 장애물을 모조리 모아 놨다. 코스의 전장은 7,741야드로 모든 메이저 대회 역사상 가장 길다. 그나마도 USGA가 그렇게 세팅을 했기 때문이지 원했다면 8,000야드가 넘게 세팅을 할 수도 있었다고 한다. 한마디로 골퍼들에겐 공포의 도전 무대다.
코스는 어렵고 출전 선수는 쟁쟁하지만, 세계 최고의 권위에 걸맞게 총상금이 무려 1,200만달러에 달한다. 지난해 대회보다 200만달러나 늘어난 골프 대회 사상 최고액이다. 우승상금 역시 216만달러로 역대 최고액이다.
올해 대회에서는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로는 세계랭킹 1위이자 대회 디펜딩 챔피언인 더스틴 잔슨이 꼽힌다. 엄청난 장타력과 정교한 아이언샷과 퍼팅을 겸비한 잔슨은 여러 면에서 험난한 에린 힐스를 극복할 가장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그는 US오픈에서 2연패에 성공한 선수가 지난 1989년 커티스 스트레인지 이후 28년간 없었다는 징크스를 극복해야 한다.
2년 전인 2015년 대회에서 잔슨을 따돌리고 우승을 차지했던 현 세계랭킹 6위 조든 스피스도 유력한 우승후보 중 하나다. 스피스는 아마추어 시절인 지난 2011년 에린 힐스에서 개최된 US아마추어에서 8강까지 오른 바 있는데 이번 주 인터뷰에서 “당시 코스에 대한 기억이 거의 나지 않는다”고 밝히기도 했다.
세계랭킹 2위 로리 맥킬로이(북아일랜드) 역시 우승후보다. 2011년 콩그레셔널에서 열린 US오픈을 우승한 맥킬로이는 “(에린 힐스) 코스가 내 플레이 스타일과 딱 맞아 떨어진다”고 큰소리를 쳤다. 하지만 그가 콩그레셔널에서 우승할 때 기록한 스코어 (16언더파)를 에린 힐스에서 되풀이하기는 힘들 것으로 보여진다.
한편 한인선수로는 김시우, 안병훈, 왕정훈, 케빈 나가 세계랭킹으로 출전권을 받았고 김민휘가 예선을 거쳐 합류했으며 일본투어에서 뛰는 하와이 출신 재미 한인 김찬(27)이 일본지역 예선을 통과해 역시 본선에 오르면서 총 6명이 출사표를 낸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