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친 사회적 기만'
▶ 인간관계 부드럽게 만드는 윤활유 역할…논쟁 피하거나 불편 방지 방편은 부작용
일상에서 흔히 사용하는 선의의 거짓말이 자칫 상대방을 곤란하고 나쁜 상황으로 내몰 수 있다.
<해리 캠블 뉴욕타임스>
“멋있어요”“이 음식 정말 맛있네요”“이 청바지를 입어도 엉덩이가 그렇게 커 보이지 않아요” 등등. 상대방의 기분을 좋게 해주기 위해 하는 이런 종류의 거짓말을 학자들은 “친 사회적 기만”이라고 부른다. 인간은 하루에 수차례씩 이런 종류의 거짓말을 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고 월스트릿 저널이 보도했다. 상대는 주로 배우자, 친구, 자녀 등 가까운 사람들로 악의 없이 던지는 선의의 거짓말(white lie)들이다. 하지만 선의의 거짓말이 모두 좋은 것은 아니다. 상황에 따라 남을 기만하는 행위가 될 수도 있고 또 나쁜 결과를 이끌어 낼 수도 있어 매우 신중하게 사용해야 한다.
선의의 거짓말은 사회적으로 윤활유 역할을 할 수 있다.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를 부드럽게 해준다. 또 이런 거짓말을 할 때면 상대방의 기분을 상하지 않게 하려고 노력한다. 직선적이고도 솔직하게 말해버리면 관계가 악화 될 때도 있다.
그런데 어떤 경우에는 매우 이기적인 이유로 선의의 거짓말을 한다. 논쟁을 피하거나 누군가를 곤란하고 불편하게 하지 않기 위해, 또는 당황하게 만들지 않기 위해서다. 또는 무언가를 바라고 다른 사람을 조정하기 위해 거짓말을 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상대방이 거짓말을 한다는 것을 알아채면 관계는 오히려 악화 될 수 있다. 또 하찮게 생각했는데 후에 심각한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예를 들어 남편의 불어나는 몸매를 보고도 부인이 남편을 위한다며 보기 좋다고 했다가는 결국 남편이 당뇨병에 걸릴 수도 있다.
지난달 ‘실험 심리학 저널’에 실린 연구보고서는 동정심이 많은 사람이 훨씬 더 이런 종류의 거짓말을 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UC 샌디에고와 런던 퀸메리 대학 연구진들이 3가지 다른 연구를 통해 동정심이 친 사회적 거짓말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알아봤다.
보고서에 따르면 이들 3가지 연구 모두 동일한 결과를 냈다.
UC샌디에고 박사과정의 매튜 루폴리는 “동정심을 많이 느끼는 사람일수록 거짓말을 더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했다. 예를 들어 똑같은 사람이 쓴 글을 참가자들에게 읽도록 한 후 절반에게는 글쓴이의 가족이 최근에 죽어 우울한 시간을 보낸다고 말해주고 다시 읽도록 했더니 참가자들의 글쓴이의 작품에 대한 평가가 더 후하게 나왔다는 것이다. 참가자들은 글쓴이의 기분을 상하지 않게 하기 위해 그랬다고 답했다.
그런데 동정심 어린 거짓말이 때로는 사람들을 해칠 수 있다. ‘친사회적 거짓말’을 연구해온 펜실베니아 대학 왓튼스쿨의 정보관리과 교수 머리스 슈와이저 교수는 “자신의 외모에 대한 다른 사람의 거짓말을 믿게 된다면 상황을 더 악화 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언제 선의의 거짓말이 시기 적절한가를 판단하는 방법
▲친절의 실수
슈와이저 왓튼스쿨 교수는 ‘이기적 정직함’은 선의의 거짓말보다 더 상대방을 해칠 수 있다고 했다. 예를 들어 “솔직하게 말해 너의 리포트는 너무나 형편없어”라고 말하는 경우다. 찬물을 끼얹은 것이나 마찬가지다. 그는 장기적 결과를 초래하지 않을 경우에는 오히려 잘 의도된 거짓말이 필요할 때도 있다고 조언했다.
▲때를 생각하라
슈와이저 교수는 또 순간적으로 상대방이 변화할 가능성이 없는데도 일부러 솔직하게 표현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은 방법이라고 지적했다.
▲상대방이 재확인을 원할 때 거짓말을 하라
사람들은 종종 “이 옷이 나빠보여?” 또는 “파티에서 내가 웃음거리가 됐어?”와 같은 질문을 할 때가 있을 것이다.
그런데 이런 질문을 하는 사람들은 솔직한 대답이 듣고 싶은 것은 아니다. 매우 기분이 나쁘지만 더 나쁜 기분을 갖지 않도록 도와달라는 말들이다. 이럴 때는 솔직히 말해주는 것 보다는 차라리 선의의 거짓말을 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상대방이 진실을 원하는지 물어 본다.
많은 사람들이 진실을 원한다. 하지만 실제 거짓말을 해야 될 상황에 앞서 이런 질문을 조심스럽게 하는 것이다. 상대방이 어떤 것을 원하는지를 알아야 한다. 이런 대화는 특히 부드러운 분위기속에서 하는 것이 좋다. “여보, 저 바지를 입으면 엉덩이가 커 보이는 지 물었는데.....”
▲상대방을 조정 하려고 하는가?
이기적인 동기 때문인지를 자문한다. 정말 상대방의 기분을 좋게 해주기 위해서 그런 거짓말을 하는 것인가. 아니면 선물이나 사랑 등 무언가 상대방에게서 바라는 게 있는가 등등.
▲상대방이 진실을 알려고 할 때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예를 들어 여러명이 팀을 이뤄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 건설적인 비평을 해야 하는데도 그냥 “네 제안이 마음에 들어”라고 한다면 더 큰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누군가를 변화시키려면 진실되게 말한다.
누군가가 큰 대가를 지불해야 하는 상황이거나 관계에 있어서 큰 문제가 생길 상황이라면 선의의 거짓말은 안해야 한다. 상대방이 진정으로 도움이 필요한 상황이라면, 예를 들어 파티에서 술을 많이 마시다는 등, 말싸움이나 상대방에게 당혹감을 주지 않겠다면 거짓말을 하기 보다는 직접적으로 솔직히 말한다.
▲기본을 기억하라.
누군가에게 같은 거짓말을 듣게 된다면 어떤 기분일까를 자문해 본다. 거짓말은 누군가를 지배하는 힘을 가지고 있다. 한편으로는 누군가를 기만하는 행위나 같다. 비슷한 상황에서 다른 사람이 자신에게 거짓말로 속인다고 생각한다면 어떤 기분이 들지 스스로 물어본 후 행동한다. johnkim@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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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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