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전략폭격기 B-1B 랜서 2대가 동해상공에 출격했다. 미국은 북한이 발사한 것으로 가정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요격 실험에 성공했다. 핵추진 미 항공모함 니미츠호가 워싱턴 주의 기지를 출항, 서태평양으로 전개됐다.
지난주 전해진 뉴스들이다. 이와 함께 번져나가고 있는 것이 ‘전쟁의 소문’이다.
4월 위기설이 한동안 파다했었다. 특히 한국에서. 5월 새 정부 출범이후 위기설은 가라앉았다. 마치 하룻밤 사이 세상이 달라지기나 한 것처럼. 미국의 전략 폭격기가 출격해도 단신으로 보도된다. 한국 해역으로 제 3의 미 항모 전단이 전개돼도 한 줄 기사로 그만이다.
‘왜 3개의 항모전단이 서태평양에 동시에 전개됐나’- 미국 언론들이 일제히 던지고 있는 질문이다. 동시에 증폭되고 있는 것이 전쟁의 소문이다. 한국과는 너무 대조되는 분위기다.
“북한 핵문제는 곧 해결될 것이다.” 지난주 이탈리아에서 열린 G7 정상회담회담을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이 아베 일본총리와 함께 가진 기자회견에서 한 발언이다. 북한 문제를 세계의 문제로 규정했다. 그러면서 조속한 시일 내 해결을 장담했다.
그 발언을 어떻게 해석해야 하나. 이와 동시에 새삼 관심이 모아진 부문은 ‘과연 어떻게…’다. ‘트럼프 번역기’가 일제히 가동됐다. 나온 해석은 저마다 다소간 엇갈린다. ‘충동적이다’ ‘조급증이 엿 보인다’ ‘뭔가 대참사도래를 암시하고 있는 것 같다’ 등등. 그 행간의 의미는 그러나 하나로 모아진다. 전쟁이 임박했다는 시그널이다.
“한국인근 해역에 2척의 핵 잠수함을 전개했다.” 트럼프가 일찍이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에게 자랑스레 한 말이다. 그리고 이제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 칼 빈슨호에 이어 로널드 레이건호 제 3항모인 니미츠호의 한국 인근해역 전개다 무엇을 말하나. 북한 핵문제를 조기에 힘으로 해결하겠다는 것이 아닐까. 북한전문가 고든 챙의 조심스런 진단이다.
그 전망에는 무리가 없는 것이 아니다. 한반도에서 위기가 발생할 때마다 미국은 무력시위를 해왔다. 그러나 액션은 없었다. 이번에도 김정은은 ‘그저 시위로 끝날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거기다가 서울을 볼모로 잡고 있다. 그러니 미국은 감히 군사행동을 하지 못할 것이라는 계산을 하고 있을 수 있다.
억지력은 상대가 심각히 받아들여야 통한다. 3개 항모전단을 동원했다. 그리고 아무 액션을 보여주지 않는다. 이는 아주 나쁜 시그널이 될 수 있는 것이다.
“결과가 비극적이라고 해서 그런 상황이 결코 일어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전 미태평양 사령관 새무얼 로클리어의 반론이다. 미국의 북한공격 개연성이 높아졌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일본의 관측통들도 비슷한 견해를 보이고 있다. 북한에 대한 미국의 실제적 공격가능성이 높고, 미국은 북한 공격준비에 만전을 다하고 있다는 진단을 내리고 있다. 펜스부통령의 한국, 일본 등 순방도 그 시각으로 보고 있다. 북한공격에 대비해 동맹국들의 사전승인을 얻으려는 외교노력으로 해석한 것이다.
공격이 이루어진다면 그 시점은 언제가 될까. ‘중국에 북한문제 해결을 아웃소싱(outsource)한 시간이 끝날 때’다. 그러면서 주목한 것이 수잔 손튼 국무부 임시 차관보의 베이징 발언이다. ‘북한은 시간이 제한된 성격의 문제‘라고 한 것.
트럼프 번역기로 풀이하면 ‘가능한 한 빨리 해결할 문제’라는 의미로 해석된다. 수년(years)이 아니다. 여러 달도 아니다. 수주(weeks)만에 해결을 트럼프는 마음에 두고 있다는 것이다.
싱크탱크 스랫포의 조지 프리드먼도 같은 셈법을 제시하고 있다. 제 3의 항모 니미츠호의 서태평양 전개와 함께 미국은 보다 본격적인 전쟁준비에 들어갔고 그 준비는 수 주 내에 완료된다는 지적을 하고 나섰다.
미국은 북한 공격을 원치 않는다. 전쟁은 불확실성 그 자체다. 때문에 쉽사리 결정을 못 내려왔다. 핵무장 북한, 그러니까 미국본토 공격을 갖춘 핵무장 북한도 불확실성 그 자체다.
전쟁을 원하지 않는다. ‘핵무장 북한’도 결코 원치 않는다. 그렇지만 전쟁이라는 불확실성 보다는 핵무장 북한이라는 불확실성이 더 크다. 그 거대한 불확실성을 제거하는 마지막 기회의 창은 수 주 내에 닫힐 수 있다. 때문에 앞으로 수 주의 기간은 미국의 북한정책에 있어 터닝 포인트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핵문제에 관한 한 북한도 돌이킬 수 없는 지점에 도달했다. 핵은 수령유일주의 체제옹호의 기반이다. 핵이 곧 체제인 것이다. 이 정황에서 김정은은 미국의 압력에 굴복하고 싶어도 할 수 없다. 때문에 미국과의 충돌은 필연이라는 진단을 내리고 있다.
그 과정을 프리드먼은 이렇게 설명한다. “수 주간에 걸쳐 외교노력이 펼쳐진다. 수포로 돌아가면서 북한의 핵 포기를 요구하는 국제사회의 규탄이 이어진다. 북한은 여전히 저항한다. …미국은 결국 중차대한 결정을 내리게 된다.”
고든 챙은 여기에 한마디를 첨가한다. “한국의 새 정부가 친중(親中), 친북(親北)으로 기울 때 트럼프의 북한 공격 가능성은 더 높아진다. 한국국민의 생명보호 부담은 더 이상 최우선 우려사항이 아니게 되기 때문이다.”
이야기가 길어진 건 다름이 아니다. 조용히 수습했으면 될 문제가 아니었을까. 사드문제를 둘러싼 오해 말이다. 그걸 성급히 정치문제로 비화시켰다. 결국 외교문제가 되면서 한미정상회담을 앞두고 논란꺼리를 제공했다. 그래서 하는 말이다.
무엇이 이런 사태를 불러왔나. 무지다. 그리고 대선에서 이겼다는 승자의 교만이다. 그 교만이 안보에 대한 불감증을 불러온 것이 아닐까. 그래서인가. 벌써부터 어딘가 위태위태해 보인다. 문재인 정부의 안보정책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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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세철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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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총 1건의 의견이 있습니다.
희안한것은 한국사는 사람들은 절대 전쟁이 날거라고 안믿네요. 미국사는 우리가 더 걱정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