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전만 해도 미국은 제국에서 멸망한 로마의 흥망성쇠와 비유되며 장래를 걱정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이를 풍자하여 대중잡지 표지에 한줄기 눈물이 뺨을 적시는 자유의 여신상. 일본이 미국의 점심을 빼앗아 먹으면서 미국의 자리를 차지하는 모양의 삽화들이 있었다. 하지만 미국은 아직 어느 나라와도 견줄 수 없는 지구상 최강국이다. 이를 계속 유지해나가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지구촌은 현재 난민문제, 기후변화, 경제 불평등 등 해결해야 할 난제들이 많다. 더 시급한 것은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의 멈출 줄 모르는 테러, 북한의 지속적인 핵미사일 개발 이외 중동 분쟁 등 지구촌의 평화와 안전을 위협하는 문제들의 해결이 절실한 상황이다. 이를 주도적으로 해결해 나갈 수 있는 나라가 세계 최강국인 미국이다. 그러나 이는 미국 혼자만이 감당 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세계 여러 나라들이 연합할 때 가능한 일이다.
1990년대만 해도 소련 붕괴 후 미국을 대적할 나라가 지구상에 없을 만큼 미국은 세계 최강의 군사력과 경제력, 그리고 문화적인 힘을 보유한 막강한 나라가 되었다. 1990년 초 일어난 걸프전에서 순조로운 승리를 한 것처럼 미국은 어디서건 전쟁을 해도 손쉽게 승리를 거두었고 경제는 성장을 거듭했으며 증권시장은 활황을 누렸다.
하지만 이러한 힘을 관리할 외교정책에는 거의 무방비 상태였다. 그러다 당한 것이 2001년 테러리스트 오사마 빈 라덴이 저지른 테러 공격으로 3,000여명의 목숨을 잃은 9.11사태였다. 아무런 걱정 없이 잘 나가던 미국인들의 오만과 다른 나라에 대한 외면과 무관심이 야기한 비극적 참사였다.
미국은 지구상에 가장 막강한 힘으로 당장 발등에 불 떨어진 테러문제, 북한의 핵미사일 문제 등을 어떻게 해결해 나가야 할까. 서둘러 해결하지 않으면 미국 또한 안전하기 어려운 일이다.
당장 유럽에서는 영국 맨체스터에서 콘서트 도중 IS 추종세력으로 보이는 테러범이 자살폭탄을 터뜨려 어린이를 포함, 무고한 시민 22명이 죽고 59명이 부상당하는 사건이 발생, 온 세계가 불안과 공포 속에 떨고 있다. 터키에서는 이런 테러가 한해에 다섯 번이나 발생했다고 한다.
북한도 미국의 본토를 위협할 정도의 탄도미사일 개발을 위해 요즘 매주 시험발사를 하고 있다. IS와 북한은 막강한 힘을 보유하고 있는 미국의 근간을 무너뜨리기 위해 앞으로도 계속 지구촌을 혼란으로 몰아넣을 것이다. 이들로부터 자국의 안전과 세계 평화를 지키기 위해서 미국은 앞으로 어떤 정책을 펴나갈지 관심사다.
한 주전 바티칸 시도궁을 방문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자리를 같이 한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구촌의 당면문제들을 거론하며 트럼프에게 “세계 평화증진을 위해 평화의 도구가 돼 달라”고 주문했다. 이에 트럼프는 교황의 당부를 잊지 않겠다고 화답했다.
그런데 트럼프의 외교정책이나 행보는 대부분 이에 역행하고 있어 매우 우려스럽다. 트럼프는 미국 우선주의에 입각한 반이민정책과 장벽쌓기 정책으로 고립을 부르고 다른 나라들에 적대감과 증오, 반감을 불러일으키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취임 몇 개월도 안 돼 러시아 스캔들로 벌써부터 탄핵소리가 나오고 백악관 선임고문인 자신의 사위 큐슈너는 러시아 내통의혹, 두 아들은 가족기업인 트럼프 그룹에 대한 해킹시도도 있어 연방수사국(FBI)의 조사대상이 되고 있다.
트럼프가 과연 교황과의 약속대로 미국의 안전과 지구촌의 평화증진을 위해 제대로 일할 수 있을까. 트럼프는 증오심과 적대감으로 똘똘 뭉친 테러집단 IS와 북한을 상대로 진지한 고민을 해야 한다.
미국의 외교전문가 조세프 나이는 “일부 근본주의자들은 계속 막강한 파워를 휘두르는 미국을 싫어할 것이다. 미국은 한층 효과적인 외교정책으로 이들을 다루어나갈 수밖에 없다. 그렇지 않고 계속 오만하고 위압적인 정책으로 나간다면 이들의 악행은 멈추지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 트럼프가 진정 미국의 안전과 세계 평화를 원한다면 그의 외교정책에서 이 전문가의 경고를 귀담아 들을 필요가 있다.
juyoung@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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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주영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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