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절대 자녀를 비교하지 않는다
▶ 과도한 기대는 금물이다
부모와 자녀는 감독과 선수로서 한 팀을 성공적으로 이끌어 가야하는 동반자적 파트너라고 할 수 있다. 부모가 어떤 감독이냐에 따라 자녀가 어떤 선수가 되는 지 결정된다.
대학입시라는 여정은 자칫 멀고 먼 것 같지만 지나서 인생을 생각해보면 극히 한정된 부분에 지나지 않는다. 그렇지만 이 길은 매우 중요하다. 이 길을 어떻게 통과하느냐에 따라 한 학생의 운명과 생애가 판가름이 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부모와 자녀는 대학입시라는 관문을 통과하는 데 있어서 힘을 모아야하는 한 팀이라고 할 수 있다.
난관이 닥쳐올 때 이 팀이 단결한다면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 지혜와 근성이 생기지만 부모 따로 자녀 따로 간다면 좋은 결과를 기대하기 힘들다.
대학입시에서 자녀의 역할이 태반을 차지한다고 보는 사람이 대부분이지만 내막을 알고 보면 그렇지도 않다. 스포츠 종목에 비유하자면 부모는 감독이요, 자녀는 선수라고 할 수 있다. 명장아래서 훌륭한 선수가 배출되듯이 자녀교육에 있어서 감독 역할을 제대로 한 부모아래서 좋은 선수, 즉 훌륭한 자녀가 양성되는 법이다.
사회적으로 성공한 부모라고 해도 자녀교육에 반드시 성공하라는 법은 없다. 자녀교육은 근본적으로 자녀 사랑에서 시작하며 자녀의 시각에서 세상을 바라볼 때 자녀를 도울 수 있는 길이 생기는 법이다. 대학입시에서 부모의 역할이 무엇인지 알아본다.
■ 세상에서 가장 힘든 부모노릇
세상에서 가장 힘든 것이 부모노릇이다. 자녀교육은 뜻먹은 대로 되지 않는다. 학업도 그렇고 인성교육은 물론 취업, 결혼 등에 이르기까지 평생동안 지속되는 것이 바로 자녀교육인데 이 문제가 생각보다 쉽지 않다. 너무 많은 기대를 했다가 실망을 하는 경우가 발생하고, 또한 잠재성이 있는 데도 무관심하게 방치했다가 자녀의 천재성을 놓치고 마는 경우도 생긴다. 특히 수험생을 둔 부모들은 어느 대학에 자녀가 입학을 할지 노심초사하기가 십상이고 또한 요즘은 대학에 입학을 했어도 과연 대학생활에 제대로 적응을 하고 취업 혹은 대학원 입학에 이르기까지 무사히 자녀가 코스를 밟아가는 것을 지켜보는 부모들의 심정도 고달프긴 마찬가지이다. 그러나 뭐니뭐니 해도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랑에 바탕한 가정교육이다.
물론 인생의 한 획을 그을 수 있다는 점에서 입시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만 입시에 너무 치중하기보다는 전인격적인 품성을 갖춘 자녀가 될 수 있도록 지도하는 것이 진정한 부모의 역할일 것이다.
■ 절대 비교하지 않는다
미국 교육은 창의성을 중요시한다. 그래서 학생들이 질문을 하고 토론을 하게 한다. 따라서 어떤 의견이 맞고 틀리다고 단정짓기보다는 서로 다른 의견을 토론을 통해 조정하면서 협상을 하는 기술을 배우게 한다. 따라서 미국식 교육에서는 학생들을 석차에 따라 대우한다거나 비교하는 일은 발생하지 않는다.
그러나 한인 학부모들은 은연중에 부모들부터 비교하는 말을 들으면서 성장했기 때문에 자녀의 학업성적 등과 관련해 자녀를 다른 학생과 비교하는 일을 부지불식중에 행하고 있다.
자녀가 공부를 잘 한다고 성공한 인생은 더 더욱 아니다. 물론 공부를 잘해서 명문대학에 입학할 수 있다면 본인은 물론 주위에서도 보기 좋을 것이다. 그러나 공부를 못해서 보통 대학에 갔다고 해서 인생이 끝나는 것은 아니고 본인의 재능과 각고의 노력에 따라 인생이 더욱 잘 풀릴 수도 있다.
‘인생은 마라톤’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절대 일희일비하지 말고 자녀를 위해서 조언해 주고 적절한 가이드를 통해 자녀가 좌절하거나 혹은 어려움을 겪을 때도 함께 있어 주며 끝가지 지켜봐 주는 인내와 관용이 진정한 부모의 자세라고 할 수 있다.
■ 부모는 감독, 자녀는 선수라는 인식을 갖는다
명문대 입시를 통과하는 학생들 뒤에는 부모의 보이지 않는 도움과 격려, 가이드가 있게 마련이다. 대학입시에서 부모는 감독, 학생은 선수라고 할 수 있다. 대학입시의 성공은 부모와 학생이 한 팀으로 혼연일체가 되어 치르는 복식경기이지 결코 개인경기가 아니다.
세상의 원리가 비슷하다. 아빠, 엄마는 ‘감독’, 학생은 ‘선수’라는 인식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이 이야기의 의미는 팀 플레이어야 한다는 것이고 팀 성적에 대한 일차적이고 최종적인 책임이 감독에 있듯이 자녀의 성적에 대한 책임도 부모에게 있다는 인식을 갖는 것이다. 많은 부모들이 자녀들의 성적에 대한 책임을 본인은 지지 않고 자녀에게 전가한다. 초중고등학교 생활은 팀플레이여서 감독인 부모가 선수인 자녀들을 잘 관리해야 할 필요가 있다.
2년전에 큰딸을 하버드에 입학시킨 학부모 이민구씨는 “세계 최정상의 선수에게 그에 걸맞는 코치진들이 필요하듯이 공부도 마찬가지”라며 “운동에 도움이 필요하듯이 공부에도 적절한 도움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즉 이 세상에 완벽한 사람은 없으며 반드시 도움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가령 자녀의 수학성적이 제대로 나오지 않았다고 치자. 그렇다면 수학에 재능이 없다고 단정짓기 보다는 좋은 선생을 찾아서 약한 부분을 집중공략해서 성적을 올릴 수 있는 부분을 공략할 필요가 있다. 자녀를 학교나 대입 컨설팅 업체에만 맡길 것이 아니라 자녀의 학과 성적과 과외활동 등을 스스로 점검하면서 자녀를 능력이 있는 선수로 키우는 감독의 역할을 해야하는 것이 바로 부모이다. 명장 밑에 약졸이 없는 법이다. 조선을 대표하는 현모양처의 대명사 신사임당 아래서 스파르타식 교육을 받은 율곡 이이가 조선 최고의 학자이자, 관료가 된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이치인지 모른다.
■ 과도한 기대는 금물이다
자녀에게 기대하는 것은 부모의 본능이다.
자녀가 공부에서 우수한 성적을 올리거나 특정 스포츠나 음악, 미술 등 과외활동에서 뛰어나면 보통은 자녀가 수재이거나 영재가 아니겠느냐 하는 기대감을 갖게 되는 것이 인지상정이다. 그렇지만 냉정하게 자녀의 능력을 먼저 살펴야 한다. 한 두 번 잘한 것을 가지고 과대평가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또한 자녀의 능력이 한계가 있는데 이를 뛰어넘는 기대를 하는 것은 자녀에게 큰 부담이 될 수 있다. 자녀를 격려하고 용기를 북돋워주는 것까지는 좋지만 도를 넘어서 자녀에게 지나친 부담으로 스트레스를 주어선 오히려 역효과를 내기 십상이다.
따라서 아무리 드림스쿨이라도 실력이 미치지 못한다면 본인 실력에 맞는 대학을 찾도록 조언해 준다. 특히 최근의 입시 추세를 살펴보면 무리한 지원은 결국 실패로 돌아오는 경우가 많다. 자녀가 가진 스펙, 즉 성적이나 과외활동 등을 냉정하게 판단해 그에 맞는 대학을 골라 지원하는 쪽에 중점을 두어야 한다. 괜히 눈높이만 높이지 말고 합격 가능성이 높은 대학들에 비중을 두는 것이 현명한 판단이다. 조금 수준이 낮은 대학에 가서 더 높은 학업성적으로 좋은 대학원에 입학한다거나 스트레스를 덜 받으면서 자신의 소질을 개발하는 데 더욱 치중하는 것도 하나의 방안이다.
자녀의 능력과 재능을 가장 잘 아는 것은 역시 부모이다. 부모가 냉정하게 자녀를 파악해 본인에게 맞는 대학을 갈 수 있도록 유도해 주는 지혜가 필요하다. 결국 공부는 자녀가 하는 것이지 부모가 대신 해줄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자녀에게 고기 잡는 방법을 가르쳐 주어야지 필요할 때마다 고기를 건네주기만 하면 자녀는 혼자 일어설 수 없다.
■ 시간·건강관리를 도와준다
학업에 과외활동, 커뮤니티 서비스 등 고학년이 될수록 자녀들이 시간관리에 어려움을 겪는다. 할 일은 너무 많고 시간은 제한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어떻게 하면 경제적으로 시간을 배분해서 활용할 수 있는지 요령을 알려준다. 학업에 왕도는 없다. 단지 우선순위를 정해서 이를 잘 실행하도록 한다.
특히 11~12학년 학생들은 수많은 과목 수강과 각종 시험에 과외활동 등으로 하루에 잠을 4시간여밖에 잘 수 없을 정도로 타이트한 스케줄로 갈 수 밖에 없다. 자칫 잘못하면 건강을 헤칠 수 있기 때문에 특히 운동을 병행하도록 하는 등 건강을 잘 돌봐줄 필요가 있다.
또한 시간관리는 학창시절에만 중요한 것이 아니라 나중에 사회에 진출해 직장을 잡거나 비즈니스를 운영할 때도 중요하다. 이를 미리 배우게 한다고 생각한다.
시간관리에 있어서 일일이 간섭하는 것은 곤란하고 조언하는 수준에 그쳐야 한다
부모는 항상 옆에서 든든한 후원군이 돼야 한다. 또한 자녀의 기본 일정들을 부모들도 알고 있어야 자녀의 시간관리를 도울 수 있다. 따라서 모든 것을 자녀에게 맡기는 것은 옳지 않다.
■ 성공한 자녀 뒤에 좋은 부모가 있다
대학 입시에서 부모가 차지하는 비중에 대한 통계나 구체적인 연구조사 결과는 없지만 부모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은 명약관화한 사실이다. 자녀들은 부모를 보고 배울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부모의 도움은 자녀의 대학 입시교육에 있어서 매우 중요하다.
건전한 의미의 치맛바람은 약이 될 수 있지만 이것이 지나치면 독이 되는 법이다.
대학 입시를 앞둔 자녀에게 이래라 저래라 간섭하거나 관여할 수는 없다. 그러나 자녀의 대학 선택과 전공결정 등에 관해 대략적인 윤곽을 그려주면서 올바른 방향을 설정해 주면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다.
때로는 부모의 역할이 전문 대입 컨설팅 기관들보다 더 정확하고 전문적일 수 있다. 왜나하면 부모는 자녀가 어렸을 때부터 성장과정을 지켜봤고 학업 성적도 어느 부분이 강하고 약한지 대충 파악할 수 있는데다가 특히 전공을 결정하는데 중요한 자녀의 성격과 기질, 능력도 알 수 있다. 부모만큼 자녀에게 관심과 애정을 보이는 존재는 없기 때문이다.
특히 대학 지원서를 쓰는 것이라든가 에세이, 과외활동에도 관심을 보여주면 자녀는 더욱 더 훌륭한 성과를 내게 마련이다. 문제 학생 뒤에 문제 부모가 있고 훌륭한 자녀 뒤에 역시 좋은 부모가 있는 법이다. 자녀의 대학 진학은 물론 커리어 계발에도 부모의 올바른 조언이 큰 역할을 차지할 때가 많다.
그러나 학업에서 우수한 성적을 보이지 못했다든가 이렇다할 특기가 없다고 하더라도 실망은 금물이다. 대기만성형의 자녀도 있기 때문에 “끝날 때까지 끝난 것이 아니다”라는 심정으로 포기하지 말고 최선을 다하게 격려해주고 도울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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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흥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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