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주보타 47계단 점프…연말 프레지던츠컵 출전도 유력
▶ 우즈·가르시아·스피스 이어 4번째로 22세 이전에 2승 달성
PGA투어에서 ‘제5의 메이저’로 불리는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에서 깜짝 우승을 차지한 한국 남자골프의 탑 영건 김시우(21)가 세계랭킹에서 20위권으로 수직 점프했다.
김시우는 15일 발표된 세계랭킹에서 지난주 75위에서 47계단을 뛰어올라 28위에 랭크됐다. 자신의 생애 최고 랭킹이자 모든 한인선수들 가운데 최상위 랭커가 됐다. 페덱스컵 포인트 600점을 보태며 페덱스컵 랭킹도 21위로 치솟았다. 지난해 김시우는 루키로 페넥스컵 파이널인 투어챔피언십까지 진출한 두 명 중 한 명이었고 시즌 최종랭킹은 17위였다. 이번 우승으로 인해 올해 말 열리는 미국 대 인터내셔널의 대항전인 프레지던츠컵 대표팀에 선발된 가능성도 높아졌다.
김시우는 전날 플로리다 폰테 비드라비치의 소그래스 TPC 스테디엄 코스(파72)에서 펼쳐진 대회 최종일 경기에서 전반 1, 7, 9번홀에서 버디를 잡으며 선두로 올라선 뒤 후반 9홀에서는 모두 파를 기록하며 2위 이안 풀터와 루이 우스트하이즌을 3타차로 제치고 자신의 PGA투어 통산 두 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이날 마지막 라운드에 나선 71명의 선수 가운데 노보기 라운드를 기록한 선수는 김시우가 유일했다. 특히 이날 18홀 가운데 단 8홀에서만 규정타수내 온그린에 성공하면서도 단 하나의 보기도 범하지 않은 그의 침착한 플레이는 그의 어린 나이와 맞물려 큰 찬사를 받았다.
1995년 6월28일생인 김시우는 만 21세 10개월 17일의 나이로 우승컵을 차지해 플레이어어스 챔피언십 사상 최연소 우승자로 기록됐다. 이 대회에서 만 22세가 되기 전에 우승한 것은 김시우가 처음이다. 지난 2004년 애덤 스캇(호주)이 세운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사상 최연소 우승 기록(23세)을 거의 2년 가까이 앞당겼다. 또 지난 2011년 당시 41세의 나이로 우승했던 최경주에 이어 이 대회 정상에 오른 두 번째 한국인선수로 기록되게 됐다.
더욱 놀라운 기록은 이번이 만 22세가 되기 전에 거둔 그의 투어 두 번째 타이틀이라는 것이다. 지난해 8월 윈덤 챔피언십에서 만 21세 2개월의 나이로 PGA투어 챔피언 반열에 올라선 뒤 올해 ‘제5의 메이저’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지금까지 PGA투어에서 만 22세가 되기 전에 두 번 우승을 차지한 선수는 타이거 우즈와 서지오 가르시아, 조든 스피스 등 기라성 같은 스타 단 3명뿐이었다. 스피스가 2015년 우즈에 이어 두 번째로 어린 나이에 매스터스를 우승할 때 나이가 21세 9개월이었다. 아시아 선수로는 최초다. 김시우가 이들의 발자취를 따라갈 수 있다면 한국과 아시아 골프는 물론 세계 골프의 역사를 다시 쓸 가능성이 충분하다.
사실 김시우가 PGA투어에서 최연소 기록을 세운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는 만 17세였던 지난 2012년 PGA투어 퀄리파잉스쿨에 합격했다. 사상 최연소 합격(17세5개월6일)이라 스포트라이트가 쏟아졌다.
하지만 투어 규정상 만 18세부터만 투어 합류가 가능했기에 그가 받은 투어카드는 사실상 무용지물이 되고 말았다. 이듬해 만 18세가 된 7월부터 투어에 합류했으나 대부분 대회가 끝난 상황에서 투어카드를 지키기란 불가능했다. 달랑 8개 대회에 출전, 컷 탈락 7회와 기권 1회라는 참담한 성적표를 받아들고 힘들게 얻은 투어카드를 잃은 김시우는 2부투어부터 다시 도전을 시작했고 결국 지난해 3년만에 다시 투어에 복귀한 뒤 지난해 8월 윈덤 챔피언십에서 첫 우승을 일궜다. 최경주, 양용은, 케빈 나, 배상문, 노승열, 제임스 한, 대니 리에 이어 PGA투어에서 우승한 8번째 한인 선수이자 최연소 챔피언이다. 노승열이 2014년 4월 취리히 클래식에서 우승할 때가 만 23세2개월이었으니깐 그보다 2년 더 빨리 첫 우승을 차지했다. 김시우가 앞으로 PGA 투어에서 어떤 역사를 써 내려갈지 주목되지 않을 수 없다.
한편 김시우는 이번 우승으로 우승상금 189만달러를 받았는데 그가 우승 다음 날인 15일 애틀랜타행 비행기에서 이코노미 좌석 가운데 자리에 앉아 이동한 것이 옆 좌석에 앉은 미국인 여성팬이 함께 찍은 사진을 트위터에 올리면서 알려져 다시 한 번 화제가 됐다. 제나 두간은 김시우와 찍은 사진과 함께 “애틀랜타로 가는 비행기 옆 자리에 누가 앉았는지 봐라. 플레이어스 챔피언이다”라고 적었는데 ESPN과 팍스 스포츠, 골프채널 등은 바로 이 사진과 함께 김시우의 소박한 일상을 소개하기도 했다.
한편 김시우는 당초 이번 주 AT&T 바이런 넬슨에 출전할 예정이었으나 이번 대회 중 허리통증이 생김에 따라 기권한다고 발표했다. 김시우는 PGA투어를 통해 발표한 성명서에서 “지난 토요일 밤 허리에 통증에 오기 시작해 일요일 아침엔 코스에 도착한 뒤 퍼팅그린에서 치료를 받았다. 그 덕에 라운드를 마칠 수 있었고 다행스럽게 우승까지 차지했지만 지난 이틀간 통증으로 인해 에비 차원에서 이번 주엔 휴식을 취하는 것이 좋겠다는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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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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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랑스러운 한국인... 축하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