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등 재정에 대한 지식을 미국인들은 얼마나 알고 있을까. 특히 은퇴자들은 이런 지식들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을까. 대답은 ‘아니요’다. 최근 아메리칸 칼리지가 설문을 통해 미국인 특히 은퇴자들의 재정 상식에 대해 조사해 봤지만 전반적으로 낙제점 수준이다. 인간의 기대 수명치가 늘어나면서 자연히 은퇴 후 생활도 길어지게 된다. 따라서 은퇴에 필요한 재정도 더 많이 필요하며 가지고 있는 자금을 오래 지속시킬 수 있는 투자나 관리에 대한 지식도 매우 중요하다. 이런점에서 전문가들은 이번 결과를 놓고 매우 우려하고 있다.
아메리칸 칼리지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은퇴자들의 재정에 관한 상식은 낙제점 수준으로 나타났다. 연구진들은 최소 10만달러 이상의 자산을 가진 60~75세 미국인 1,244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74%가 은퇴 상식에 관한 38개 질문에 제대로 대답하지 못했다. 반면 질문에 80점 이상 맞은 응답자는 고작 5%에 그칠 정도로 미국인들의 은퇴 상식은 바닥수준이었다.
▲저축액의 바람직한 인출 비율
일반적으로 알려진 상식으로는 은퇴 저축구좌에 들어있는 돈을 매년 4% 이상 찾아 쓰지 말아야 오랫동안 저축금을 유지할 수 있다.
이를 바탕으로 응답자들에게 10만 달러를 저축하고 있다면 매년 4,000달러 이상은 꺼내 사용하지 말아야 안전하다는 내용을 알고 있느냐고 질문했다. 하지만 응답자의 38%만이 ‘4%’ 룰에 대해 이해하고 있었다.
물론 꼭 4%룰이 옳은 것 만은 아니다. 경우에 따라 비율이 달라질 수도 있을 것이다.
▲기대 수명치를 이해
소셜시큐리티 데이터에 따르면 현재 65세인 여성은 86세까지 살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남성인 평균 84세까지 살 것이다. 이 기대수명치는 앞으로 은퇴 생활을 하는데 얼마의 돈이 필요하며 또 가진 돈을 어떻게 사용해야 기대 수명치에 다다를 때까지 유지 할 수 있는지를 측정할 수 있는 중요한 도구로 활용될 수 있다.
하지만 이번 조사에서 응답자의 절반은 자신들이 얼마나 오래 살 수 있는지에 대해 지나치게 적게 잡고 있었다. 특히 저축금 역시 과소평가 하고 있었다.
기대수명치가 증가하면 일을 하지 못하는 기간이 더 길어지기 때문에 은퇴 생활을 할 수 있는 돈이 더 필요해진다.
▲소셜시큐리티 베니핏은 언제 받나
은퇴 5년전부터 3%씩 저축금을 더 늘려 나가는 것 보다도 은퇴를 늦추고 소셜시큐리티를 2년 정도 늦게 받는 것이 더 좋다는 사실을 이해하는 응답자는 1/3에 그쳤다.
일반적으로 소셜시큐리티를 늦게 받을수록 월 수령액은 늘어나게 된다.
만약 90세까지 살수 있다면 소셜시큐리티 베니핏을 70세까지 받지 않는 것이 훨씬 유리하다는 사실을 이해하는 사람은 55%에 불과 했다. 은퇴 저축액이 충분하지 않은 사람들은 가능한 늦게 베니핏을 신청하는 것이 최상의 방법이다.
▲투자의 정석-이자율이 채권에 미치는 영향
투자는 사실 이해하기가 쉽지는 않다. 그렇다고 손을 놓을 수는 없다. 은퇴자들에게는 더욱 그렇다. 은퇴를 위해 저축을 했다면 투자의 기본은 알고 있어야 한다. 그런데 상당수의 응답자들이 투자에 대한 개념이 거의 없었다.
이자율이 올라가면 채권가격 또는 채권 펀드의 가치가 하락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사람은 전체의 1/3에 지나지 않았다.
이는 특히 직장이나 재정 어드바이저들로부터 투자 포트폴리오에 관한 도움을 거의 받지 못하는 은퇴자들에게는 더욱 중요한 상식이다.
앞으로 이자율은 지속적으로 상승할 것이라는데 이의를 제기하는 전문가들은 거의 없다. 보통 은퇴자들은 채권 투자 비율이 높게 되는데 이자율이 올라가면 적지 않은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또 10%의 응답자만이 작은 회사들로 구성된 주식 펀드가 종종 대형 회사들의 펀드 또는 주식 배당금을 지급해주는 펀드보다 더 높은 수익률을 올린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특히 단 30%만이 능독적 관리 펀드가 지수(인덱스) 펀드와 ETF보다는 더 높은 수수료를 낸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수수료 차이가 적더라도 장기간 누적되면 포트폴리오 밸런스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수수료를 이해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수수료에 대한 지식이 없다면 특히 문제가 될 수 있다.
▲은퇴연금보험(어누이티) 적합성
은퇴 포트폴리오에서 어누이티의 중요성은 재정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논란이 되고 있기는 하다. 그러나 어누이티에 대한 기본 지식이 없는 사람들은 결과적으로 어누이티 상품에 관련된 재정적 결정을 내릴 때 어려움을 겪게 된다는 연구 보고서도 있다.
이번 설문에서 어누이티에 대해 3가지 질문을 던졌지만 57%는 잘못된 대답을 했다.
29%만이 ‘즉시 어누이티’(immediate annuity)를 구입할 때 나이가 젊을수록 비싸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이는 젊을수록 오래 살아 보험회사에서 오랜 기간 돈을 줘야하기 때문이다.
특히 어누이티 상품중 65세 남성의 평생 수입 지불금 범위는 6~7%라는 것을 알고 있는 응답자는 1/4에 미치지 못했다.
▲생명보험과 세금
생명보험에서 지불되는 사망금은 개인 소득세를 내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는 사람은 60%였다. 그런데 저축형보험 불입금에서 불어나는 캐시밸류(현금가치)는 면세가 아니라 세금 유예라는 사실은 38%만이 알고 있었다. johnkim@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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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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