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곱 갈래로 갈라져 시원하게 쏟아지는 7자매 폭포와 게이랑에르 피오르(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의 장엄한 경관이 어우러져 한 폭의 그림같은 풍경을 연출한다.
“북유럽은 어떻습니까?”
이 물음에 투어멘토인 필자는 늘 이렇게 답하고는 한다. “차가운 나라이지만, 벽난로 같은 따뜻함을 지녔다”고… 거친 산맥과 빙하가 만들어낸 피오르부터 여름에는 해가 지지 않는 백야, 밤 하늘을 뒤덮는 오로라 등 북유럽의 자연은 경험해보지 못한 신비 그 자체다.
덴마크가 낳은 세계적인 동화작가 안데르센이 동화를 쓰던 아름다운 니하운 항구 모습.
단, 북유럽은 겨울에는 해가 일찍 지고 기온도 뚝 떨어져 여행이 쉽지 않다. 그러니 해가 지지 않아 긴 시간 동안 여행할 수 있는 백야 시즌에 떠나야 한다(어느 지역은 믿기 힘들 정도로 24시간 밝은 햇빛이 비친다). 바로 7~8월이 적기다. 이 시기에는 낮이 길고 날씨까지 쾌청해 하루를 이틀처럼 보내는 여유로운 여행자가 될 수 있다.
또한 육·해·공 교통수단을 골고루 즐겨보는 것도 북유럽을 여행하는 묘미 중 하나다. 스톡홀름~핀란드를 이동할 때에는 유람선을 탈 것을 추천한다. 또한 노르웨이의 산악지대를 지날 때에는 산악열차 플롬(Flam)을 이용하자. 구불구불한 철로를 따라 짙푸른 조명의 터널, 가파른 절벽, 쏟아지는 폭포 등을 파노라마처럼 지나며 대자연의 신비를 경험할 수 있다.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나라, 덴마크
덴마크(Denmark) 사람들이 세계에서 가장 행복하다고 한다. 북유럽 여행의 관문인 코펜하겐(Copenhagen)은 세계에서 가장 살기 좋은 도시라고 하고. 수도이자 셸란 섬 동쪽 기슭에 위치한 코펜하겐은 도시 전체가 고풍스럽고 단아하다. 도시 역사가 응축된 오래된 건축물과 정돈된 공원들, 활기가 넘치는 도시 풍경은 이곳이 왜 유럽에서 가장 아름답고 행복한 도시 중 하나로 손꼽히는지 짐작할 수 있게 해준다.
덴마크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인어공주 동상도 코펜하겐에 있다. 사랑하는 이를 위해 물거품이 되어도 좋다던 인어공주 동상은 카스텔레트 요새에서 300m 정도 떨어진 해안가에 위치한다. 안데르센 원작 인어공주의 슬픈 결말을 떠올리게 하는 어딘가, 애처로운 모습에 돌아서는 발걸음이 쉽사리 떨어지지 않는다.
인어공주 동상 외 뱃사람들이 모였던 항구이자 안데르센도 살았던 ‘니하운’, 덴마크 왕실의 궁전으로 여왕이 살고 있는 ‘아마리엔보 궁전’, 덴마크의 전설을 간직한 ‘게피온 분수대’ 등이 덴마크를 상징하는 볼거리들이다.
자연이 만든 걸작, 노르웨이
피오르 관광, 빙하 체험, 산악열차 탑승 등 환상적인 일정으로 이루어진 노르웨이(Norway)는 북유럽 여행의 하이라이트라 할 수 있다.
이번 여행에서는 덴마크의 코펜하겐에서 베르겐(Bergen)까지 항공으로 빠르게 이동한다. 베르겐은 노르웨이 남서부 해안에 있는 항구 도시로, 노르웨이 최대의 어항이다. 중세 유럽상인들의 연합체인 한자동맹의 사무실, 숙소, 창고로 쓰였던 알록달록한 목조건물 10여채가 서로 어깨를 기댄 채 나란히 붙어 있다.
이튿날에는 플롬으로 향해 로맨틱 열차에 몸을 싣는다. 해발 2m의 플롬 역에서 해발 886m 뮈르달 역까지 산악열차를 타고 칙칙폭폭 달린다. ‘로맨틱 열차’라는 애칭에 걸맞게 열차는 전세계에서 모인 여행자들에게 평생 기억될만한 낭만을 선사한다. 시베리아 횡단열차와 더불어 세계 최고의 기찻길로 꼽히는 로맨틱 열차는 파스텔톤 그림엽서 속 풍경 사이를 내달린다.
중간중간 열차를 세워 아름다운 풍광을, 여유를 가지고 감상할 수 있게 한 것은 플롬 열차가 지닌 최대 매력이다. 관광객들이 가장 열렬한 지지를 보내는 곳은 해발 699m의 쵸스폭포(Kjosfossen) 앞. 폭포는 온세상을 집어삼킬 듯 엄청난 물을 토해낸다. 폭포보다 더한 볼거리는 폭포 한 편에서 펼쳐지는 요정의 춤이다.
다음 여정지는 ‘유럽의 푸른눈’이라 불리는 브릭스달 빙하(Briksdal glacier)다. 오묘한 푸른빛의 거대한 얼음덩어리(길이 400m)가 계곡에 흘러내릴 듯 꽉 붙어 있다. 브릭스달을 안 보고 노르웨이를 봤다고 말할 수 없다. 한여름에도 녹지 않고 시원한 냉기를 발산하는 빙하를 어느 광고 문구처럼 ‘눈으로 마셔보자’.
총 길이 204km, 최대 수심 1308m로, 세계 최장을 자랑하는 송네(Sogne) 피오르 유람도 빼놓을 수 없는 관광 코스다. 피오르는 수백만 년간 북유럽을 뒤덮고 있던 거대한 빙하가 산을 깎아내면서 바다로 미끄러지듯 흘러감에 따라 형성된 협곡. 빙하가 녹아내린 자리에 푸른 바닷물이 채워지면서 지금과 같은 옥색 호수가 생겨났다.
송네 피오르에서는 포드네스~만헬러 구간을 유람선을 이용해 돌아보는 코스가 유명하다. 바다에서 수직으로 우뚝 솟아올라 송네 피오르에 병풍처럼 늘어서 있는 웅장한 산줄기를 보면 아무리 큰 대형 선박이 만으로 들어와도 흡사 장난감처럼 보인다. 이곳은 정말 ‘기가 막히게 멋지다’라는 말밖에 달리 표현할 길이 없다. 그 때문인지, 관광객들의 대화소리도 점차 잦아들고 저마다 피오르의 웅장함에 취해간다.
더불어 게이랑에르(Geiranger) 피오르는 가장 수려한 광경을 자랑하는 노르웨이의 보석이다. 풍광으로는 으뜸이라는 것을 증명이라도 하듯 2005년에는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됐다.
‘요정의 사다리’라 불리는 꼬불꼬불한 트롤프겐 도로를 따라가다 피오르 중간 즈음에서 만나는 ‘7자매 폭포’(The Seven Sisters) 역시 빼놓을 수 없는 명소. 이 독특한 이름은 멀리서 폭포를 바라봤을 때 여인 7명의 머리카락을 닮았다고 해서 지어졌다. 300m 높이에서 물줄기가 시원하게 쏟아지는 모습이 대단히 근사하다. 이곳에서는 또한 1시간 정도 유람선에 탑승하여 아기자기하게 모여있는 마을들과 주위 높은 산 위에서 쏟아져 내리는 폭포수의 장관을 감상할 수 있다.
하나 더! 노르노르웨이를 대표하는 마지막 키워드는 못을 사용하지 않고 견고하게 짜 맞추는 방식으로 건축한 목조교회다. 11세기부터 건설되기 시작해 한때 천여 개에 이르렀던 목조교회가 현재는 28개밖에 남아 있지 않다. 현존하는 목조교회 중 가장 오래된 것은 노르웨이 오플란 주 롬에 있는 롬 목조교회(Lom Stave Church)로 12세기 초반, 중세 바이킹시대에 지어졌다.
북유럽 디자인의 진수… 스웨덴
‘Nobel과 ‘IKEA’로 유명한 스웨덴(Sweden, Kingdom of Sweden)에서 북유럽 디자인의 진수를 엿볼 차례다.
표지판부터 가로등까지 도시를 이루는 모든 요소들이 하나하나 아름다운 시내를 걷다 보면 깔끔하면서도 세련된 스웨덴의 정취에 흠뻑 빠지게 된다.
감라스탄(Gamla Stan) 옛 시가지는 스웨덴의 수도인 스톡홀름 관광의 핵심이다. 13세기부터 형성된 이곳은 오래된 건축물들이 세월의 흔적을 품고 있어 고풍스러운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아기자기한 상점과 카페가 골목 사이마다 옹기종기 모여 있여 속도를 멈추고 거리를 천천히 거닐기에 좋다.
감라스탄 옛 시가지의 중심인 스토르토리에트 광장 안쪽으로 가면 13세기부터 19세기까지 지어진 건축물들을 만날 수 있다. 1866년 문을 연 스웨덴 국립미술관은 렘브란트의 작품부터 네덜란드 회화, 프랑스 회화, 스웨덴 미술공예품 등 다양한 작품을 보유하고 있다.
여행팁
US아주투어는 올여름 ‘북유럽·러시아’(13일) 여행상품을 새롭게 선보인다. 덴마크, 노르웨이, 스웨덴, 핀란드 등 북유럽 4개국과 러시아의 보석같은 명소들을 여유롭게 둘러보는 코스다. 항공 및 크루즈 이동으로 이틀을 절약할 수 있다. 출발일은 7월5일과 8월2일. 7월 여행에는 투어멘토인 필자가 동행해 고객들을 모신다.
(213)388-4000, tourmentor@usajutour.com
※다음 세계여행 길잡이 칼럼에서는 북유럽 여행의 대미를 장식할 핀란드와 러시아 여행기를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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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평식 아주투어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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