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학교공부 못 따라가면 즐길 여유도 없게돼, 기초실력 보충은 기본 오리엔테이션 꼭 참석, 동아리 정보 미리 수집
▶ 처음 ‘홀로서기’하는 자녀 독립심 키워줘라… 룸메이트 연락처 확보, 만약의 사태 대비한 ‘플랜B’ 등 마련해야
대학생활은 공부를 열심히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캠퍼스에서의 낭만도 즐겨봄직하다는 사실을 예비 대학생들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미국 동부의 한 대학에서 대학생이 연을 날리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AP]
■ 예비 대학생-학부모들 여름방학 보내기
올해 대학입시도 이제 막을 내렸다. 치열했던 입시전쟁을 뒤로 하고 원하는 대학에 합격한 12학년 학생들은 오는 5월1일까지 학교 당국에 등록의사(SIR)를 전달해야 한다. 등록의사 전달과 함께 예비 대학생들은 본격적으로 8월 또는 9월에 대학에 진학할 준비에 들어가게 된다. 특히 고교 졸업과 대학 입학 사이에 낀 여름방학은 순식간에 지나간다. 이 때문에 철저한 계획을 짜서 고교졸업 후 여름을 알차게 보내야 한다. 대학은 고등학교와는 전혀 다르다. 규모와 시설 면에서 고등학교를 압도하며 전국에서 다양한 학문적 배경을 가진 학생들이 모여든다. 따라서 경쟁에서 낙오되지 않으려면 치밀한 사전준비가 필요하다. 다가오는 여름방학을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대학 4년이 결정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부모입장에서도 마찬가지이다 대학에 입학한다고 하지만 자녀들은 아직도 돌봄이 많이 필요한 상황이다. 성인으로서의 권리와 의무를 잘 행사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도 부모의 몫이다. 예비대학생들과 부모들이 각각 해야할 일을 짚어본다.
■예비 대학생들 방학 어떻게 보내야 하나
▲수학, 언어, 작문 실력 다듬는다대학에 진학한 학생들가운데 상당수가 기초 실력이 모자라 학교에서 어려움을 겪는 것이 현실이다. 고등학교 때 선택한 작문, 생물학, 화학, 수학, 외국어 클래스는 대학에서 공부할 과목들의 예비과정이자 든든한 토대가 될 것이다. 여름방학 동안 이들 과목의 내용을 복습하는 것도 어려운 대학과정에 대비하는 방법이다.
▲필수과목을 파악한다
대학에 입학한 즐거움에 겨워 흥분하다보면 학업을 등한시 할 우려가 있다.
입학보다 졸업이 힘든 만큼 전공에 따른 필수과목을 미리 파악하고 대처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대학진학 준비과정 중 가장 중요한 부분이 바로 졸업을 위한 필수과목이 무엇인지 파악하는 것이다. 전공을 아직 정하지 않았어도 필수과목 목록을 작성해 두면 클래스 스케줄을 짤 수 있다. 대부분의 대학이 전공과 상관없이 인문과학, 사회과학, 수학, 자연과학, 예술 등의 분야에서 클래스를 골고루 택할 것을 요구한다.
▲오리엔테이션에 참석한다
학교에 대한 모든 정보를 한 군데서 알아 볼 수 있는 기회가 바로 오리엔테이션이니 만큼 필히 참석할 필요가 있다.
여름방학중 대학에서 주최하는 오리엔테이션에 참석해 진학할 학교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하는 것이 급선무이다. 학교의 환경과 친해져야 하고 학교의 학풍에도 익숙해질 필요가 있다. 아무리 바빠도 오리엔테이션만큼은 부모와 함께 참석하는 것이 좋다. 오리엔테이션을 통해 교수, 선배와의 대화를 가지면 학교에 대해 열린 마음을 가질 수 있다.
▲교과서를 미리 구입한다
대학의 진도는 고등학교와는 급수가 틀리고 경쟁도 더 치열하기 때문에 선행 학습이 매우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또한 교과서를 미리 구입한다면 무엇을 배울지에 대해서 감을 잡을 수 있다. 따라서 가을학기 클래스 등록을 마친 뒤 최대한 빨리 교과서를 구입한다. 캠퍼스 서점에 연락하면 해당 클래스가 요구하는 교과서 및 관련 참고서 목록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온라인을 통해 교과서를 주문할 수 있는지 알아보는 것도 돈을 절약하기 위한 방법 중 하나이다. 교과서를 손에 넣었으면 예습을 해 본다.
▲기초 체력을 다진다
미국대학은 체력이 관건이라는 말이 있다. 기말고사나 중간고사를 볼 때 며칠씩 밤을 세우다시피 해서 공부해야 할 일도 생긴다. 대학은 당연히 고등학교보다 학습량이 많고 학기말 고사 시즌이면 많은 학생들이 밤을 새워가며 시험공부를 한다. 여름방학 동안 마음을 단단히 먹고 건강 다지기에 돌입한다.
▲로컬 커뮤니티를 리서치한다
대학 캠퍼스가 대도시 한복판에 위치해 있는지, 중·소도시에 있는지, 아니면 시골에 있는지 파악해 둔다. 식당, 극장, 마켓, 병원 등이 캠퍼스에서 얼마나 떨어져 있고 대중교통 시스템은 어느 정도 수준인지 알아두면 급한 일이 생겼을 때 우왕좌왕하는 불상사를 막을 수 있다. 도시의 전체적인 구조를 파악하고 캠퍼스 내부를 둘러보면서 자주 방문할 건물들을 잘 파악해야 한다.
▲캠퍼스 클럽 및 단체 정보 수집
잘 노는 학생이 공부도 잘 한다. 인생의 황금기인 대학 4년을 즐길 필요가 있다. 대학이라고 4년 동안 강의실과 도서관, 거주지에서만 시간을 보내는 것은 아니다. 대다수 학생들은 고등학교 때와 마찬가지로 관심분야의 과외활동에 열심히 참여한다. 새로운 네트웍을 만들고 다양한 사회활동을 통해 평생을 같이갈 수 있는 친구들도 많이 사귄다.
대학이 실시하는 오리엔테이션은 학부모들도 자녀와 함께 동참해서 돌아보는 것이 자녀의 학교 생활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LA 타임스]
■ 예비대학생의 부모들이 할 일
▲자녀와 양질의 시간을 보낸다
그동안 자녀들의 과외활동을 돕기 위해 픽업은 많이 했을지 모르지만 함께 여행을 간다든가 취미생활을 하면서 가족 간의 따뜻한 정을 느낄 시간은 부족했을지 모른다. 그렇다면 이번 여름방학이 절호의 기회이다. 자녀들은 대학생활을 하면서 앞으로 힘들고 어려운 시간을 많이 보내게 될 것이다. 그것이 학업에 따른 스트레스가 될지 아니면 이성교제에 따른 어려움이 될 지 현재로서는 예측 불가능하다. 그러나 대학생활이 그리 만만치 않을 것만은 확실하다. 어려운 시간에 가장 힘이 되는 것은 ‘가족’이다. 자신이 처한 모든 어려움을 솔직하게 털어놓을 수 있고 이야기를 하면서 해결책을 찾아나갈 수 있을 만큼 평소에 정서적인 유대관계를 끈끈히 유지할 필요가 있다.
▲독립심을 키워준다
사실상 미국에서는 고등학교를 졸업하면 성인이다. 대부분의 대학이 기숙사가 있기 때문에 근교에서 커뮤니티 칼리지 등을 다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자녀들이 부모 곁을 떠나게 마련이다. 사실상 ‘홀로 서기’가 시작되는 셈이다. 고등학교 다닐 때는 학교에 늦을까 봐 깨워주고 또한 식사를 챙겨주는 부모가 있었지만 이제는 모든 것을 혼자서 해결해야 하는 대학생은 자유로워서 좋을 것 같지만 사실은 이것이 더 힘들 수도 있다.
고교졸업 후 처음 부모 곁을 떠나 친구들과 어울리며 자유를 즐길 것이라는 생각에 지레 기대만 잔뜩 높여 놓았다가 아무도 챙겨주지 않는 현실에 놓이면 의외로 당황할 수도 있다.
이런 자유 속에는 깊은 함정이 도사리고 있다는 점을 잊지 않도록 주의할 필요가 있다. 대학에서는 옆에서 잔소리 하는 사람도 없고 귀가시간을 엄수해야 한다고 강조하는 사람도 없기 때문이다. 만약에 부모가 너무 엄격했다고 생각이 들 경우 집안 분위기를 조금 풀어주면서 귀가시간도 없애고 아이가 모범적인 행동을 보이면 바로 칭찬해 주거나 용돈을 조금 더 주는 방안도 고려해볼 수 있다. 즉 자녀가 너무 억압적인 환경에 놓여 있다가 자유로운 환경에 노출되면서 방종하지 않도록 서서히 자유를 향유하면서 홀로 서게 도와주는 방법이다.
▲부모노릇 쉽지 않다.
부모 노릇하기가 점점 더 쉽지 않은 세상이다. 이번에 합격통보를 받은 대학에 진학해서 자녀들이 겪어야 할 세계에는 치열한 경쟁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일간지 보스턴글로브가 12개의 명문대를 대상으로 지난 1990년부터 2000년까지의 자살률을 조사한 결과 학생 수 10만명을 기준으로 MIT 11명, 하버드 7.4명, 존스 홉킨스 6.9명꼴로 자살한 것으로 조사됐다. 자살요인은 대부분 학업에 대한 스트레스인 것으로 나타났다. 진학 후 경쟁, 졸업 후 취업난이 연결되면서 그만큼 생존경쟁에서 살아남기가 쉽지 않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명문대에 합격했다고 들뜬 기분에 학교생활을 내실 있게 해나갈지 미리 고민하고 계획하지 않으면 대학 4년은 의외로 빨리 지나갈 수 있다.
▲캠퍼스는 안전지대 아니다
요즘은 캠퍼스 성폭력, 동성애, 교내 총기난사 사건까지 가끔 발생해 대학 캠퍼스로 떠나게 되는 자녀를 둔 부모들은 마음이 편치가 않다. 대학은 신입생들에게 도전적인 환경을 제공한다. 학업도 고등학교에 비해 수준이 훨씬 높고 시간을 제대로 관리 못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시기를 낭비할 수 있는 요인이 얼마든지 있다. 가을학기에 대학생이 되는 자녀를 둔 부모들이 자녀를 위해 할 수 있는 일들을 알아본다.
▲중요한 이슈에 대해 논의한다
대학생들이 기숙사 방이나 도서관에 틀어박혀 책과 씨름하며 대부분의 시간을 보낸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집을 떠나면 유혹이 많아지는 법이다. 이성문제, 마약, 섹스, 알콜, 흡연, 컴퓨터, 인터넷, 비디오게임 중독 등 대학에도 의외로 문제점들이 많다.
10대들에게 해당되는 각종 문제점들을 하나씩 짚어보며 자녀의 의견을 듣고 부모로서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으며, 자녀에게 바라는 점은 무엇인지 차근차근 설명해 준다.
특히 동성애 문제는 미국사회에서도 심각한 이슈로 연일 부각이 되고 있다. 대학교의 분위기 자체가 대체적으로 리버럴하기 때문에 동성애 문제 등에 대해서도 관용적으로 생각할 수도 있다. 성에 대한 자녀의 생각은 어떤지 넌지시 물어보기도 하고 서로 토의할 필요도 있다.
특히 대부분의 한국 부모들은 자녀들이 가능하면 같은 민족 간에 결혼하기를 원하지만 자녀가 처한 환경은 그렇게 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은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이런 이슈에 대해서도 서로 마음 문을 열고 이야기하면서 이견을 좁혀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정신건강에 대해 생각해 본다
자녀의 대학생활을 위협하는 가장 위험한 요소라고 할 수 있다. 부모로부터 떨어져 낯선 환경에서 생활하다 보면 적응이 잘 안 돼 자신감을 잃어버리고 의욕도 상실할 수 있다. 특히 캘리포니아에서 성장한 자녀들의 경우 미 동부의 춥고 눈이 많은 날씨에 잘 적응하기 힘들 수도 있고 일년에 많아야 2~3번 정도밖에 가족을 만날 수 없는 환경으로 인해 힘든 시간을 보낼 수도 있다. 서투른 인간관계, 학업 때문에 받는 정신적 스트레스, 가족에 대한 그리움 등이 겹쳐 우울증을 앓을 수 있다. 멀리 떨어진 자녀가 어떤 심리적·육체적 변화를 겪고 있는지 부모는 알 방도가 없다. 현명한 부모라면 최대한 빨리 자녀의 룸메이트 연락처를 입수하는 것이 필요하다. 도움이 필요할 때나 안전 및 건강과 관련된 문제가 발생하게 되면 수시로 연락해 대화할 수 있는 채널을 만들어야 한다.
만약에 자녀가 학업성적이 계속 떨어져서 비관 자살을 생각하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고려해 학업 성적에서 최고의 성적을 올리는 것만이 인생에서 성공할 수 있는 길은 아니라는 사실을 알려줄 필요가 있다. 또한 비상사태에 대비한 ‘플랜 B’도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면서 여유 있고 즐거운 대학생활을 하도록 유도할 필요가 있다.
특히 4년안에 대학을 졸업하기도 쉽지않고 전공을 제대로 찾기도 힘들다. 전공을 잘 정할 수 있도록 가이드도 해주고 실제로 인턴십 활동도 잘 하고 있는 지 살펴보는 등 자녀의 학교 활동에 큰 관심을 가지고 있어야한다.
▲필요한 것들을 미리 준비한다
자녀를 떠나보내기에 앞서 아이가 필요한 것들이 무엇인지 꼼꼼하게 기록하고 방학 중에 준비해 두도록 한다. 이래저래 미루다가 개학 직전이 되어서야 이것저것 사려고 나서면 혼란만 가중시킬 수 있다. 필요한 것들을 갖추고 캠퍼스에 도착하게 되면 스트레스를 덜 받고 학업에 집중할 수 있는 정신적 여유가 생긴다.
룸메이트와도 사전 접촉이 된다면 학교생활에 필요한 비품들을 겹치지 않게 미리 살 수도 있다. 특히 학교에서 제공하는 오리엔테이션 시간에 자녀와 함께 참석해서 학교의 정책 등에 대해 미리 친숙해진다면 자녀가 재학하게 되는 학교에 대한 이해심도 한결 높아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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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흥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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