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범경기 최고타자 박병호 개막 엔트리 제외
▶ 트윈스 예상 밖 쇼킹한 결정…대신 불펜 보강
시범경기에서 맹활약한 박병호가 예상을 뒤엎고 트윈스의 개막 엔트리에서 제외돼 트리플A에서 시즌을 시작하게 됐다. [AP]
한인 메이저리그 팬들에게 전혀 예상치 못했던 쇼킹한 뉴스가 튀어 나왔다. 시범경기 동안 홈런과 안타, 타점, 득점, 타율과 OPS(이상 30타석 이상) 등에서 모두 팀 내 1위에 올라있는 박병호(미네소타 트윈스)가 팀의 개막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이로써 박병호는 트리플A 로체스터에서 새 시즌을 시작하게 됐다.
트윈스는 30일 박병호를 마이너리그 캠프로 재배치하는 등 6명을 마이너캠프로 보내는 선수이동을 실시했다. 또 아돌베르토 메히아를 제5선발로 낙점했다.
이중 이날 최고의 빅뉴스는 박병호의 마이너행이었다. 지난해 트윈스에서 맞은 첫 시즌에서 타율 .191에 그친 뒤 올해 2월 구단으로부터 계약양도선수 지정(Designated for Assignment- 이하 DFA) 조치를 받고 메이저리그 40인 로스터에서 제외돼 마이너리그로 강등된 박병호는 이번 스프링캠프 시범경기에서 단연 돋보이는 활약을 펼치며 개막 로스터 진입이 확실시돼 왔다. 박병호의 타격 슬래시라인은 .353/.414/.745로 눈부신 수준이었고 홈런 6개와 13타점, 10득점, 18안타는 모두 팀내 최고였다. 또 타율(.353), 장타율(.745), OPS(출루율+장타율, 1.159) 등도 30타석 이상 나선 팀 선수들 가운데서 모두 1위였다.
미네소타 현지 언론은 전날 “박병호가 타겟필드(트윈스 홈구장)가 아닌 다른 곳으로 가는 것은 생각할 수도 없다”고 보도했을 정도로 그의 빅리그 복귀는 기정사실처럼 여겨졌다. 폴 몰리터 감독은 “스프링캠프 시작 때 박병호에게 두 번째는 (지난해보다) 좋아진 모습을 보여 달라고 주문했다. 그리고 그는 정말 엄청나게 좋아진 모습을 보여줬다”면서 “그의 꾸준함과 타석에서 침착한 모습을 완전히 볼 수 있었다”고 칭찬했다.
하지만 정작 뚜껑을 열고 보니 그의 운명은 마이너리그 캠프로 간 뒤 트리플A에서 시즌을 시작하는 것이었고 그는 이날자로 메이저리그 라커룸을 떠나 마이너로 옮겨야 했다. 당연한 것으로 여겨졌던 결정이 뒤집힌 것으로 나타나자 언론은 물론 동료선수들도 큰 충격을 받은 모습이었다. 지난 2월조 전격적인 DFA 조치에 이어 두 번째로 이해하기 힘든 깜짝 결정이었다.
트윈스 수뇌부는 이번 결정이 박병호와 케니 바르가스의 지명타자 주전경쟁 결과가 아니라 불펜에 추가로 투수 한 명을 더 배치하기 위한 조치였다고 설명했다. 몰리터 감독은 “불펜에 8명의 투수를 데리고 가는 것이 로스터 운용에 더 효율적이라고 판단했다”면서 “시즌이 진행돼 투수들이 제자리를 찾으면 다시 투수진이 12명으로 돌아갈 것이다. 단기적 문제다”라고 덧붙였다. 투수진이 제자리를 잡으면 다시 박병호를 불러올릴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하지만 트윈스의 투수진이 올해 그다지 뛰어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박병호에게 언제 다시 기회가 올지는 장담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사실 시범경기에서 이처럼 좋은 성적을 올렸고 지명타자 포지션의 주 경쟁자인 케니 바르가스는 부상자명단에 올라있음에도 박병호를 제외시킨 것에서 보면 트윈스의 수뇌부가 박병호를 신뢰하지 못하는 것이 아닌가 의구심이 들지 않을 수 없다. 박병호로선 트리플A에서도 시범경기의 뛰어난 타격감을 유지하며 계속 뛰어난 성적을 유지함으로써 팀을 계속 압박해야만 조기 빅리그 콜업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조치에 대해 박병호는 의연하고 당당하게 대처하고 있다.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매우 씁쓸한 뉴스지만 실망은 하지 않는다”면서 “스프링캠프 시작 때부터 난 내가 해야 할 일을 알고 있고 있었다. 내 목표는 그대로다. 어디서 출발하든 난 해낼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몰리터 감독이 자신의 라커로 찾아온 것에 대해 “그(몰리터 감독)는 내가 스프링캠프 때 해온 것을 계속 해주길 원했고 내가 할 수 있다는 것을 믿어줬다”면서 “좋은 이야기로 많은 도움이 됐다”고 사의를 표했다.
한편 박병호가 빠진 지명타자 포지션에는 백업 외야수인 로비 그로스만이 기용될 것으로 알려졌다. 그로스만은 31일 벌어진 탬파베이 레이스와의 시범경기에서 9번 지명타자로 나서 3타수 1안타를 기록했다. 시범경기에서 타율 .238에 홈런 없이 3타점을 기록 중인 그로스만은 “지명타자는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어 재미있을 것 같다. 팀을 위해선 모든지 할 것”이라고 밝혔다.
<
김동우 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