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LB닷컴 “미네소타 최고타자 박병호, 주전 지명타자 유력”
▶ 4할 타율에 홈런 등 팀 내 1위…삼진 훨씬 줄고 포볼은 늘어
경쟁자 바가스는 타율 .077 부진
지난달 초 미네소타 트윈스에서 계약양도선수로 지정돼 메이저리그 40인 로스터에서 제외된 후 마이너리거로 강등됐던 박병호(미네소타 트윈스)가 시범경기에서 보여준 맹활약에 힘입어 이젠 팀 홈페이지에서 시즌 개막전 스타팅 지명타자로 언급될 만큼 단 한 달여 만에 완전히 평가를 뒤집어가고 있다.
MLB닷컴의 미네소타 트윈스 홈페이지는 14일 트윈스의 스프링캠프 중간 점검 기사에서 개막 엔트리 경쟁구도를 살펴보면서 주전 지명타자로 박병호를 꼽았다. 이 기사는 “스프링 트레이닝 시작당시에는 케니 바가스가 지명타자로 유력했지만 시범경기에서 미네소타 최고의 타자는 박병호였다”면서 “그는 타율 .409와 홈런 3개, 2루타 2개를 치고 있을 뿐 아니라 볼넷을 4개나 골라내며 삼진은 6번만 당했고 빠른 볼에도 적응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병호는 현재까지 시범경기에서 타율 .409(22타수 9안타)에 3홈런, 6타점, 6득점에 출루율 0.481, 장타율 0.909로 OPS(출루율+장타율) 1.391을 기록하고 있다. 팀에서 안타 1위, 홈런 1위, 타점 2위, 득점 1위이고 최소한 20타석을 소화한 선수 중에서 타율/출루율/장타율과 OPS에서 모두 1위를 달리고 있다. 현재 미네소타 선수 중 시범경기에서 박병호에 버금가는 타격을 보여주는 선수로는 또 다른 초청선수 1루수인 맷 헤이그(타율 0.474, 19타수 9안타, 1홈런, 5타점) 정도 밖에 없다.
한편 MLB닷컴은 바가스에 대해선 “푸에르토리코 대표로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출전 중인데 아직까지 후보로 엔트리에 포함될 가능성은 있지만 그는 아직 마이너행 옵션이 남아 있다”고 지적, 바가스가 마이너로 보내질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했다. 바가스는 푸에르토리코 대표로 WBC에 나서기 전까지 시범경기에서 타율 .077(13타수 1안타)의 극도로 부진한 모습을 보였고 WBC에서도 지금까지 3경기 중 단 한 경기에 출장, 3타수 무안타를 기록 중이다.
이 기사는 현재까지 시범경기 결과를 토대로 트윈스의 개막전 엔트리로 박병호(지명타자)를 포함, 제이슨 카스트로(포수), 조 마우어(1루수), 브라이언 도저(2루수), 호헤 폴랑코(숏스탑), 미겔 사노(3루수), 에디 로사리오, 브라이언 벅스턴, 맥스 케플러(이상 외야수), 크리스 히메네스(백업 포수), 에두아르도 에스코바, 로비 그로스먼, 대니 산타나(이상 벤치)가 메이저리그에서 개막전을 맞이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트윈스 전문사이트인 ‘트윈스 데일리’도 13일 박병호의 달라진 모습을 주목했다.
지난해 시범경기에서 삼진 17개를 당하는 동안 포볼 1개를 얻는데 그쳤던 박병호가 올 시범경기에선 삼진 6개와 포볼 4개로 완전히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매체는 박병호가 팀 최고인 홈런 3개를 치고 있는 것은 이미 그가 지난해에 보여준 파워 덕에 전혀 놀라운 것이 아니지만 이처럼 삼진 수가 줄어들고 포볼 수는 올라간 것은 그가 타석에서 유인구에 쉽게 속지않고 취약한 점이던 빠른 볼에도 적응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트윈스의 폴 몰리터 감독도 박병호의 변화를 놓치지 않았다. 몰리터 감독은 “박병호가 (볼이 아닌) 스트라이크에 배트가 나가고 있는 것이 맘에 든다”면서 “(타석에서) 스트라이크존을 넓히거나 당황하지 않는다. 과거와 달리 훨씬 여유가 있으며 자신의 어프로치를 신뢰하고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그는 “지난해엔 박병호가 메이저리그 루키로서 여러 가지 요인으로 인해 적응이 쉽지 않았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면서 “특히 그는 한국에서부터 팀을 이끌어야 한다는 책임감이 강한 선수인데 지난해 우리가 시즌 초반 엄청나게 부진한 출발을 보인 것이 그가 슬럼프에 빠지는 데 일조를 한 것 같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이 기사는 박병호가 당장 초청선수의 장벽을 뛰어넘어 개막전 엔트리에 진입할 지는 아직 미지수라면서 트윈스가 아직도 그를 트리플A로 보낼 가능성이 남아있다고 내다봤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 이제 박병호의 힘찬 복귀는 시간문제처럼 보인다고 예상했다.
이제 박병호의 과제는 지금의 페이스를 계속 유지하며 꾸준한 타격감각을 보여주는 것이다. 초청선수로 개막 엔트리경쟁에서 불리한 입장인 것은 사실이지만 트윈스가 바가스의 마이너행 옵션을 갖고 있다는 것은 박병호에겐 유리한 점이다. 박병호를 개막 엔트리에 포함시키려면 다시 그를 40인 로스터에 올려야 하고 그렇게 하려면 누군가를 40인 로스터에서 제외시켜야 하는 것이 문제가 될 소지가 있었지만 제5 선발 후보였던 트레버 메이가 팔꿈치 인대손상 부상을 당해 시즌 아웃이 유력해지면서 40인 로스터에 자리가 하나 생겨날 전망이어서 그 문제도 저절로 해결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초 방출자 명단(Waiver wire)에 올라 아무도 그를 클레임하지 않는 수모를 당했던 박병호는 약 한 달여가 지난 지금은 개막전 선발 출장을 향해 힘차게 진군하는 멋진 반전 스토리를 써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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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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