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WBC 개막전서 복병 이스라엘에 1-2로 덜미 잡혀
▶ 중심타선 극심한 난조에 마운드는 볼넷 9개 남발
네덜란드·대만 연파해야 2라운드 진출 가능할 듯
연장 10회말 한국 4번타자 이대호가 헛스윙 삼진으로 아웃되면서 경기가 끝났다.<연합>
2017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서울라운드 개막전에서 개최국 한국이 ‘다크호스’ 이스라엘에 불의의 일격을 당했다.
김인식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은 6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대회 1라운드 A조 조별리그 1차전에서 이스라엘과 연장 10회 연장 승부 끝에 1-2로 쓰라린 고배를 마셨다. 한국은 2회초 선발 장원준의 제구력 난조로 밀어내기 선취점을 내준 뒤 5회말 서건창의 적시타로 동점을 만들었으나 연장 10회초 임창용이 결승점을 내주고 1-2로 무릎을 꿇었다.
이로써 4개국이 라운드로빈 방식으로 겨루는 1라운드를 패배로 출발한 한국은 7일 새벽(LA시간) 벌어지는 난적 네덜란드와의 대회 2차전과 오는 9일 새벽에 펼쳐지는 대만과의 최종 3차전 등 남은 두 경기를 모두 이겨야 일본에서 벌어지는 2라운드 진출이 가능한 어려운 처지로 떨어졌다. 특히 메이저리거들이 가장 많이 포진한 네덜란드는 한국이 대회전부터 가장 힘든 상대로 꼽았던 팀이어서 한국으로선 일찌감치 벼랑 끝 승부를 맞게 됐다.
대회 사상 처음으로 홈경기를 치른 한국으로선 충격적인 결과였다. 전력상 한 수 아래로 생각했던 이스라엘을 상대로 타선은 10이닝동안 장타 하나없이 산발 7안타로 1점을 뽑는데 그쳤고 마운드는 볼넷을 9개나 남발하는 실망스런 모습을 보였다. 특히 중심타자인 김태균과 이대호는 둘이 합쳐 8타수 무안타 4삼진에 잔루 8개를 기록하는 극심한 침묵에 빠졌다.
지역예선을 거쳐 처음으로 본선 무대에 나선 이스라엘은 현역 메이저리거는 한 명도 없이 마이너리거들로만 팀을 꾸렸지만 기대이상으로 탄탄한 전력을 과시했다. 특히 선발투수로 나선 베테랑 우완투수 제이슨 마키(38)는 메이저리그에서 통산 124승을 올린 베테랑답게 3이닝동안 한국타선을 삼진 3개를 곁들여 2안타 무실점으로 요리했다. 한국은 이날 마키를 비롯한 6명의 네덜란드 투수들을 상대로 산발 7안타로 1점을 뽑는데 그치며 삼진 10개를 헌납했다. 네덜란드의 마지막 투수 자시 자이드는 3이닝을 1안타 무실점으로 막고 승리투수가 됐다.
한국은 선발로 나선 왼손투수 장원준이 2회초 제구력이 흔들리며 밀어내기로 선제점을 내주고 힘겹게 출발했다. 초반부터 정면승부를 피하려는 등 도망가는 피칭 위주로 투구를 한 장원준은 2회 선두 네이트 프리먼을 포볼로 내보낸 뒤 바로 잭 보렌스틴에게 우월 2루타를 맞고 단숨에 무사 2, 3루 위기에 몰렸다. 여기서 장원준은 코디 데커를 헛스윙 삼진으로 잡고 한숨 돌렸으나 라이언 라바웨이와 타일러 크리거에게 잇달아 볼넷을 내줘 밀어내기로 선취점을 헌납했다.
이후 장원준은 계속된 1사 만루 위기에서 스캇 버챔과 샘 풀드를 삼진과 내야땅볼로 처리, 추가실점 없이 불을 껐고 이후 4회까지 1라운드 최다 투구 수 65개를 정확히 채우고 5회 심창민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장원준은 4이닝동안 삼진 5개를 솎아내며 2안타 1실점으로 비교적 호투했지만 2회에 볼넷 3개를 내주면서 밀어내기 실점을 한 것이 아쉬웠다.
한편 마키를 상대로 첫 3이닝동안 2안타와 볼넷 1개를 얻었을 뿐 무득점으로 눌린 한국은 5회초에야 힘겹게 동점을 만드는데 성공했다. 선두 허경민이 볼넷, 김재호가 몸 맞는 공으로 출루해 무사 1, 2루 찬스를 잡은 뒤 이용규가 바뀐 투수 제레미 블라이시를 상대로 보내기번트 실패 후 루킹 삼진으로 물러났으나 다음타자 서건창이 깨끗한 좌전 적시타를 때려 승부를 원점으로 돌리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여기서 한국은 경기를 뒤집을 이날 최고의 찬스를 놓쳤다. 1사 1, 2루에서 3번타자 김태균과 4번 이대호 등 믿었던 중심타자 두 명이 잇달아 캐처와 1루수 파울 플라이로 맥없이 아웃된 것이 두고두고 아쉬웠던 장면이었다. 한국은 6회에도 1사 1, 2루 찬스를 잡았지만 허경민이 숏 병살타를 때려 또 찬스를 놓쳤고 8회말에도 1사 1, 3루 찬스를 살리지 못했다. 이스라엘도 7회 2사 만루, 8회 1사 만루 찬스를 살리지 못해 팽팽한 1-1 균형이 이어졌다.
결국 승부는 연장으로 넘어갔고 10회에 이스라엘에 결승점을 뽑아냈다. 8회 2사 만루 때 마운드에 올라 1.1이닝을 책임진 오승환에 이어 임창용이 마운드에 올랐으나 1사 후 아이크 데이비스를 이날 한국 투수진의 9번째 볼넷으로 내보낸 것이 결국 패배를 불렀다. 이어 라반웨이의 중전안타로 다시 주자 1, 3루 위기를 맞았고 크리거의 번트 실패로 투아웃을 잡았지만 버챔의 2루쪽 내야안타로 3루주자가 홈인하면서 결승점을 내주고 말았다.
한국은 마지막 10회말 공격에서 서건창이 숏 직선타로 잡힌 뒤 오재원과 이대호가 모두 헛스윙 삼진으로 아웃되며 패배가 확정됐다.
<
김동우 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