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WBC 대표팀, 개막전서 ‘싱커볼러’ 마키스와 맞대결
▶ 이스라엘 선발, 총 9개 ML팀서 15년간 활약한 백전노장
1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2017 WBC A조 감독 기자회견에서 각국 감독들이 손을 맞잡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제리 웨인스타인 이스라엘 감독. 헨슬리 뮬렌 네덜란드 감독, 궈타이위안 대만 감독, 김인식 한국 감독. <연합>
오는 6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펼쳐지는 2017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개막전에서 한국과 격돌하게 될 이스라엘이 메이저리그에서 통산 124승을 거둔 백전노장 우완투수 제이슨 마키스(38)를 선발로 예고했다.
제리 웨인스타인(74) 이스라엘 감독은 1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WBC A조 감독 기자회견에서 한국전 선발은 마키스라고 발표했다.
마키스는 메이저리그에서 통산 124승을 올린 스타투수였다. 지난 2000년 만 21세 때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소속으로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마키스는 이후 만 36세이던 2015년 시즌도중 신시내티 레즈에서 방출될 때까지 15년간 377게임에 출장(선발 318게임)해 124승(118패)과 평균자책점 4.61을 기록했다. 특히 2004년부터 2009년까지는 6년 연속 두 자릿수 승리를 기록하며 메이저리그 정상급 투수로 활약했고 그가 메이저리그에서 벌어들인 연봉 총액은 5,300만달러에 육박한다.
하지만 그는 빅리그에서 124승을 올린 스타급 투수임에도 선수 커리어 내내 한 팀에 오래 머물지 못하고 많은 팀을 거친, 진정한 의미의 ‘저니맨’이었다. 빅리그에 데뷔한 브레이브스에서 첫 4년을 뛴 것이 가장 한 팀에서 오래 뛴 기록이고 이후엔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3년), 시카고 컵스(2년), 콜로라도 로키스(1년), 워싱턴 내셔널스(2년), 미네소타 트윈스(1년),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1달), 샌디에고 파드레스(1년), 신시내티 레즈(1년)까지 총 9개 메이저리그 팀의 유니폼을 입었다. 그리고 2015년 레즈에서 방출된 이후에는 주로 국외리그를 떠도는 등 저니맨 행보를 이어갔다. 아직 선수 커리어를 이어가고 있지만 아직도 10번째 빅리그 팀을 찾는 꿈을 버리지 않고 있다.
지금은 비록 메이저리그에서 멀어져 있지만 그는 이스라엘 대표팀에선 당당한 에이스다. 사실 이스라엘이 이번 대회 본선 진출에 성공한 데는 마키스의 공이 절대적이었다.
마키스는 지난해 9월25일 뉴욕 브룩클린에서 벌어진 영국과 WBC 브루클린 예선 1위 결정전에 선발 등판해 4이닝 동안 무피안타 무실점으로 호투하며 이스라엘을 본선으로 이끌었다. 당시 메이저리그 시즌이 아직 진행 중인 시점이었지만 마키스는 메이저리거에 아니었기에 이스라엘 팀으로 뛸 수 있었고 그는 영국과 예선에 등판해 3이닝 1실점한 뒤 사흘 뒤 다시 영국과 결승전에 등판해 4이닝 무피안타 무실점을 기록하는 호투로 이스라엘을 본선으로 이끌었다.
이스라엘의 선발로 나서는 베테랑 제이슨 마키스는 2007년과 2008년 시카고 컵스에서 23승을 올렸다. [AP]
산전수전 다 겪은 백전노장 마키스이기에 비록 전성기는 지난 선수지만 한국 타선이 가볍게 볼 상대가 아니다. 특히 전성기 때 시속 93마일 이상의 빠른 볼을 던졌던 그는 구속이 떨어지면서 2013년 이후에는 싱커볼러로 변신했고 그가 던지는 빠른 볼 계열의 공은 모두 싱커(싱킹 패스트볼)인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빠른 볼처럼 들어오다 스트라이크존 밑으로 뚝 떨어지는 싱커를 어떻게 공략하느냐가 한국타자들의 당면과제가 됐다. 여기에 좌타자를 상대로는 스플리터를, 우타자에게는 슬라이더를 곁들이며 타자들의 바깥쪽을 주로 공략한다.
한국 타선과 마르키스의 대결 결과는 WBC A조 판도에도 큰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A조에서 다크호스로 꼽히는 이스라엘의 웨인스타인 감독은 한국과의 1차전에서 에이스를 투입하는 이유에 대해 ”큰 부담을 느낄 경기다. 경험이 많은 마키스라면 큰 무대에서 긴장하지 않고 자신의 투구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한국은 이미 좌완 장원준(두산 베어스)을 이스라엘전 선발로 내정했다. 한국 대표팀의 김인식 감독은 ”(이스라엘이) 꼭 잡아야 할 상대지만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고 경계하고 있다. 장원준은 한국프로야구에서 11년간 112승을 올린 투수다.
이스라엘 대표팀 선수들은 사실상 미국선수들이다. 대회 규정상 조부모 중에 유태인이 있다면 아스라엘 대표팀으로 뛸 수 있어 선수 대부분이 유태인계 미국인 전 메이저리거들과 마이너리거들로 구성됐다. 마키스외에 뉴욕 메츠에서 활약한 타이 켈리와 자유계약선수(FA) 신분인 샘 풀드(전 오클랜드 애슬레틱스), 2012년 32홈런을 친 아이크 데이비스(LA 다저스 마이너리그 계약), 스캇 펠드만(신시내티 레즈), 네이트 프리먼(보스턴 레드삭스), 조시 자이드(전 메츠)가 대표적인 선수들이다. 그나마 이스라엘 대표팀 합류여부가 관심을 모았던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의 수퍼스타 폴 골드슈미트가 미국대표로 출전하는 것이 한국팀 입장에선 다행이다. 마이너리그에 속한 라이언 라번웨이(오클랜드 애슬레틱스), 코디 데커(밀워키 브루어스), 타일러 크리거(클리블랜드 인디언스), 코리 베이커(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딘 크리머(로스앤젤레스 다저스), 제이크 칼리시(캔자스시티 로열스), 알렉스 카츠(시카고 화이트삭스)도 WBC에 나선다. 이들은 이미 지난해 9월 브룩클린 예선에서 호흡을 ???경험도 있어 결코 만만히 볼 상대가 아니다.
이스라엘 대표팀은 1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적응훈련을 시작했다. 오는 6일 고척돔에서 벌어지는 한국과 개막전을 5일 앞두고 본격적인 결전 준비에 돌입했다. 베일에 가려진 전력이지만 한국으로선 당연히 이겨야할 상대이기에 더욱 긴장되는 한판승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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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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