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말과 선동적인 발언으로 숱한 논란을 불러일으키면서 인기주의에 편승해 대통령이 된 도널드 트럼프는 취임선서에서 역대 대통령들과 마찬가지로 국민통합 의지를 강력히 피력했다. 그는 향후 자신과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국민과 함께 하겠다는 의지를, 존 F. 케네디 대통령이 취임사에서 한 것 보다 더 많은 ‘우리(We 또는 Our)’라는 언급을 통해 강조했다. 그리고 “미국이 통합할 때 미국은 완전히 막을 수 없는 나라가 된다(When America is united, America is totally unstoppable)”며 대통합을 호소한 바 있다. 하지만 그는 지금 반쪽자리 리더십을 확실하게 보여주고 있다.
30대 미 대통령 캘빈 쿨리지는 “과거로부터 지속적으로 배우지 않는 한, 우리는 미래에 지금과 같은 찬란한 성공을 지속시킬 수 없다”고 하였다. 역대 대통령들이 과거의 업적을 계승하면서 수정 발전시켜온 것은 이런 바로 이런 교훈을 실천하기 위함이었다.
취임한지 한 달 밖에 안 된 트럼프는 지금 미국을 반석위에 올려놓은 역대대통령들의 업적을 지우면서 미국의 가치와는 거리가 먼 반 이민 정책에만 몰두하고 있다. 최근 플로리다에서 가진 연설에서 “나를 지지하는 사람에 둘러싸여 여기에 왔노라”며 벌써부터 재선준비에 몰두하는 모습을 보였다. 국민들 사이에선 이미 ‘탄핵’이라는 단어가 나오고 국민들의 상당수가 그를 반대하는 시위를 하느라 온 나라가 단합은커녕, 점점 분열상태로 치닫고 있다.
적어도 대통령의 리더십은 제16대 에이브러햄 링컨 대통령이 남긴 유명한 연설처럼 “국민의,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of the people, by the people, for the people)” 것이어야 하는데도 말이다. 그럼에도 트럼프는 독선적인 행보를 거듭하면서 국민을 불안으로 몰고 있다. 불체자 추방작전에 군인 10만 명 동원, 이민단속 요원 1만5,000명 추가 배치, 더 센 반 이민 행정명령 발동 등 듣기만 해도 무시무시한 정책만을 연이어 내놓고 있다.
트럼프는 지금도 늦지 않다. 다시금 자신의 국정철학을 재점검하고 무엇이 나라와 국민을 위한 것인지 재인식해야 옳다. 그러려면 나라를 반석위에 올려놓은 역대 대통령들의 국정철학과 실천의지, 그리고 바른 리더십에 대해 좀 더 숙고해볼 필요가 있다.
중국의 춘추전국시대를 방불케 했던 이탈리아는 당시 스페인 침공으로 피렌체 공화정이 무너지고 메디치가가 집권하는 등 매우 혼란기에 있었다. 그 당시 마키아벨리가 직접 정치무대에서 활약한 경험을 토대로 쓴 ‘군주론’에서 그는 난세를 극복하는 지도자의 리더십에 관한 명언을 남겼다.
그가 특별히 강조한 점은 ‘군주가 너무 엄한 모습을 취하면 안 된다’ ‘경멸받지 않는 리더가 돼라’ ‘다양한 조언을 듣고 신중하게 선택하며 국민에게 신망을 받도록 노력하라’ ‘부정적인 리더십이 아닌 긍정적인 리더십을 발휘하라’ 등이다. 이런 리더십을 보여야 국민들의 머릿속에 항상 리더가 제시한 비전이 생생하게 살아 있으며, 국민들이 희망적인 비전속에서 자유롭게 숨 쉬며 살아갈 수 있게 된다. 그런데 트럼프는 이런 방향과는 거리가 멀어 보인다.
트럼프는 자신이 꼭 갖추어야 할 올바른 국정철학과 이런 리더십에 대해 진정으로 생각해본 적이 있는가. 역사가들은 지도자들의 잘못된 행보를 두고 이렇게 꼬집었다. “구부러진 화살로 목표를 맞추려 하는가!”
미국은 지금 서민들의 어려운 살림살이와 청년들의 일자리문제 등 경제적 위기에다, 무너져 내린 교육시스템, 범죄증가, 중산층 붕괴 등 산적한 국내 문제들에 더해 적대국의 심각한 도전, 약화된 외교정책과 국방력, 테러, 난민 기후문제 같은 대외적 문제들의 해결이 시급한 상황에 놓여 있다. 이런 숱한 난제들을 두고 트럼프야 말로 구부러진 화살로 목표를 맞추려 하는가! 다시 한 번 묻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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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주영 뉴욕지사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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