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바마의 ‘FHA 융자 모기지 인하’ 조치 무기한 연기로‘싸늘’
▶ 대출 완화 등 감세 정책 시행되면 주택 수요에 불 지필수도
트럼프 행정부가 출범 직후 내놓은 첫번째 주택 시장 정책은 주택 시장에 실망감을 안겼다. 오바마 전 대통령이 퇴임 직전 서명한 FHA 융자 모기지 보험료 인하 조치의 시행을 무기한 연기하겠다는 결정이었다. 차기 ‘연방주택도시개발국’(HUD) 국장에 내정된 벤카슨은 납세자들의 소중한 세금이 사용되는 정책이기 때문에 자세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취지를 내놓았다. 그러나 주택 시장 관계자들이 트럼프 행정부의 향후 주택 시장 정책을 바라보는 시각은 싸늘해졌다. 일부에서는 트럼프가 반 주택 시장 성향의 정책을 내놓을 것에 대한 우려까지 하며 회의적인 반응이다. 경제전문지‘비즈니스 인사이더’가 트럼프 행정부가 향후 주택 시장에 미칠 영향을 분석했다.
■ 부정적일 것이란 전망 아직 일러
트럼프 대통령의 FHA 모기지 보험료 인하 정책 무기한 연기 결정으로 트럼프 행정부의 주택 시장 정책 성향이 윤곽을 드러낸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직전 오바마 행정부가 주택 시장지원 정책에 총력을 기울였던 것과 달리 트럼프 정책은 다소 상반될 것이는 분석이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가 주택 시장 지원에 부정적 시각을 갖고 있다고 판단하기에는 아직 이른 감이 있다.
FHA 모기지 보험료 인하 법안을 연기했지만 아직 시행되기 전에 내린 결정이어서 기존 FHA융자 대출자들에게 미칠 부정적인 영향은 전혀없다. 보험료 인하 연기 결정이 발표된 뒤 HA융자 신청이 실제로 감소하긴 했지만 이후 전반적인 모기지 신청 건수는 다시 증가세로 돌아서며 주택 시장 성수기 진입을 예고했다.
그렉 맥브라이드 뱅크레이트 닷컴 수석분석가는 “보험료 인하 정책이 시행되지 않았기 때문에 연기 결정으로 인한 불이익 발생도 없다”며 “인하 연기 결정 전후로 큰 변동 사항이 없는 것으로 봐도 좋다”고 비즈니스 인사이더와의 인터뷰에서 분석했다.
■ 저소득층 구입자 일부 구입 어려워져
FHA 융자를 통해 향후 주택구입 계획을 세웠던 구입자들은 모기지 보험료 인하 취소 결정으로 주택 구입 능력에 영향을 받게 됐다. 가뜩이나 주택 구입 여건이 최악인 상태에서 보험료 인하가 취소됨으로써 일부 저소득층 구입자들의 구입 능력이 하락하는 결과를 피할 수 없다. ‘전국부동산중개인협회’ (NAR)에 따르면 FHA 모기지 보험료 인하가 시행되지 않을 경우 약 75만~85만명에 해당하는 대기 구입자들의 주택 구입비용이 상승하는 결과가 발생한다.
올해에만 약 3만~4만명에 달하는 대기 구입자들이 모기지 보험료 인하 취소 결정으로 주택 구입 능력을 상실해 주택 시장을 떠날 것으로 NAR측은 전망하고 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이 서명한 FHA 모기지 보험료 인하 법안은 연간 보험료율을 기존보다 약 0.25%포인트 낮춘다는 내용이다. 법안이 시행됐더라면 융자액이 약 20만달러인 대출자는 연간 약 500달러, 융자액이 약 40만달러인 대출자는 연간 약 1,000 달러의 보험료가 절약된다. FHA 융자가 주로 저소득층 구입자들이 많이 활용하는 융자인 점을 감안, 연평균 약 400~450달러의 주택 구입비용 인하 효과가 있을 것으로 당초 기대됐다. 그러나 법안 시행이 취소되면서 저소득층의 주택구입 결정이 쉽지 않은 상황이 됐다.
■ 지지 정당에 따라 ‘호불호’ 극명
미국인들의 정치적 성향이 갈수록 분열 양상을 보이는 것처럼 각기 다른 정치적 성향에 따라 주택 시장을 바라보는 관점이 나뉠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온라인부동산업체 ‘트룰리아 닷컴’이 최근 실시한 설문 조사에서 트럼프의 대선 ‘깜짝 승리’ 이후 공화당과 민주당 양당 지지자들의 주택 시장 전망이 극명하게 갈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직전 오바마 행정부의 주택 시장정책에 회의적인 시각을 갖고 있던 공화당 지지자들은 트럼프 행정부의 새로운 주택 시장 정책에 거는 기대가 매우 긍정적인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민주당 지지자들은 올해 주택시장 전망을 매우 부정적으로 본다는 반응을 내놓았다.
랠프 맥래플린 트룰리아 닷컴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민주당 지지자가 많은 ‘블루 스테이트’에서는 주택구입 수요 감소 현상이 반대로 공화당 지지자들이 많은 ‘레드 스테이트’에서는 주택 시장에 대한 신뢰도가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비즈니스 인사이더와 인터뷰에서 설명했다.
■ 모기지 이자율 불안정한 상승
트럼프가 대통령 당선 직후 모기지 이자율이 일제히 상승세를 나타냈다. 그러나 모기지 이자율 상승보다 더 우려되는 것은 트럼프 행정부가 아직까지 뚜렷한 주택 시장 정책비전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시장 전문가들 사이에서 올해중 모기지 이자율이 지속적으로 상승할 것이라는 데에 이견은 없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의 향후 금융 규제안완화와 세제 개혁 방향에 따라 이자율 상승폭이 얼마나 될지 모른다는 불확실성도 함께 전망되고 있다.
맥브라이드 분석가는 “인플레이션이 높기 때문에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단기 금리 인상 기조가 이어질 것”이라며 “트럼프 행정부의 경기부양책이 본격적으로 시행되면 모기지 이자율 상승 가능성은 더욱 높아진다”고 분석했다.
트룰리아 닷컴의 맥래플린 이코노미스트는 “트럼프 행정부가 금융 개혁과 관련 뚜렷히 제시한 정책이 없다”며 “향후 채권 투자자들의 움직임에 따라 모기지 이자율 상승폭이 결정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 주택가격 상승 가능성 높아져
미국 경기가 다시 침체에 빠지지 않는 한 주택 가격 추가 상승 가능성이 높다.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공약대로 기존 금융 개혁안인 ‘도드-프랭크’ 법안 완화를 추진할 경우 모기지 대출이 현재보다 훨씬 수월해질 것으로 기대돼 주택 수요에 불을 지필 것으로 전망된다.
또 다른 공약인 감세 정책이 시행될 경우 소비자들의 지갑이 두둑해져 역시 주택 구입 수요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
대출 기준 완화와 감세 정책에 따른 주택 구입 수요가 증가하면 결국 주택 가격 상승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그러나 상승폭은 예년에 비해 높지 않을 전망이다.
그동안 원활치 못했던 신규 주택공급이 올해부터 서서히 늘어나면서 주택 가격 상승 속도를 제어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NAR는 올해 내년 주택 가격이 각각 약 3.9%와 약 3.2%씩 상승할 것으로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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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 최 객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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