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긍정적 신호 불구, 다저스 아직 확신 못하는 모습
▶ 로버츠 감독 “재활 진척 상황 보면서 천천히 결정”
류현진이 22일 번트 훈련 도중 양팔을 치켜들며 환호하고 있다. [AP]
어깨수술로 인한 지난 2년간의 공백기를 뒤로 하고 컴백에 나선 LA 다저스의 왼손투수 류현진이 스프링캠프 공식 훈련 첫날 불펜투구를 하고 지난 주말에는 라이브피칭을 소화하는 등 빠른 출발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다저스는 여러 가지 긍정적인 시그널에도 불구, 아직 그의 시즌 준비 상황에 완전한 확신을 하지 못하는 눈치다. 당장 이번 주말부터 시작되는 시범경기를 앞두고 류현진의 등판 계획조차 유보상태로 남겨놓고 있다.
다저스의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22일 트레이닝 캠프가 진행중인 애리조나 글렌데일의 캐멀백 랜치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가 오는 25일 캐멀백 랜치에서 열리는 시카고 화이트삭스와의 시범경기 개막전에 선발로 나설 것이라고 발표했다. 커쇼에 이어 5선발 경쟁후보 중 한 명이자 불펜 롱맨 후보이기도 한 알렉스 우드가 두 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오를 계획이다.
다저스는 이어 26, 27일 경기엔 각각 2선발 리치 힐과 3선발 겐타 마에다를 선발로 내세울 것으로 보인다. 관심이 모아지는 그 다음 경기들의 선발등판에 대해선 아직 결정된 사항이 없지만 스캇 캐즈미어. 브랜든 맥카시, 훌리오 우리아스, 브락 스튜어트, 로스 스트리플링 등 선발 로테이션 후보들 중에서 고를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아직까지 류현진에 대해선 구체적인 등판 계획이 나오지 않고 있는 상태다.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류현진의 등판 일정은) “사실상 그의 투구 진척상황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고 밝히는 등 부상에서 돌아오는 류현진에 대해 신중한 자세를 보이고 있다. 류현진은 시즌 개막 때 선발진에 진입할 수 있다고 자신감을 보였지만 다저스는 이에 대해 선뜻 동의하는 모양새가 아니다.
ESPN은 이날 “불펜투구에서 좋은 모습을 보였음에도 다저스는 류현진을 천천히 준비시킬 것”이라면서 “다저스의 시범경기는 25일 시작되지만 류현진의 등판 여부는 미정”이라고 보도했다. 이어 “그것이 류현진의 복귀 과정에 있어 하나의 조건”이라는 로버츠 감독의 말을 곁들였다. 오렌지카운티 레지스터는 “류현진이 스프링캠프 후반 경기에 등판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재활 과정에 따라 류현진의 첫 실전 등판은 마이너리그 경기가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LA타임스는 최근 류현진의 불펜투구와 라이브피칭을 지켜본 구단 관계자들의 반응을 바탕으로 “류현진이 다저스 경기에 등판할 날이 점점 가까워지고 있다”는 제목으로 류현진의 재기 준비 상황을 알렸지만 구체적인 등판 일정에 대해선 “유동적”이라는 릭 허니컷 투수 코치의 말을 곁들여 역시 불확실성을 강조했다.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류현진의 실전 등판에 대해 매우 신중한 자세를 보이고 있다. [AP]
류현진에 대해 다저스가 이처럼 신중한 자세를 보이는 것은 어깨수술을 받고 지난 2년간의 공백기를 지닌 투수라는 점 때문이지만 또 한 편으론 다저스 캠프에 선발투수 후보들이 차고 넘칠 정도로 많기 때문이기도 하다. 베테랑 캐즈미어와 맥카시가 부상에서 완전히 회복돼 컴백을 준비 중이고 우드도 라이브피칭에서 예리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선발후보가 너무 많은 탓에 올해 제4선발로 꼽고 있는 20살의 유망주 우리아스의 경우는 아예 정규시즌이 시작돼도 바로 메이저리그에 올리지 않고 한동안 스프링캠프에 남겨줄 계획까지 짜고 있다. 아직까지 풀시즌을 뛰며 많은 이닝을 던진 경험이 없는 우리아스의 몸 상태를 미리 관리하기 위한 조치로 그가 정규시즌 후반과 포스트시즌에 지치지 않은 상태로 경기에 나설 수 있게 하기 위한 구단의 예방조치다.
이처럼 멀쩡한 투수까지 예방을 이유로 스프링캠프에 계속 남겨둘 계획을 고려하는 다저스가 류현진의 복귀를 서두를 이유는 전혀 없다. 류현진은 시즌 개막 때까지 선발진에 진입하겠다는 의욕을 보이고 있지만 굳이 무리해서 류현진의 복귀를 서두르지 않아도 될 다저스는 다소 엉거주춤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류현진은 지난 16일 스프링캠프에서 첫 불펜투구를 했고, 19일에는 라이브피칭을 소화한 데 이어 22일엔 또 다시 불펜투구로 30개의 공을 던졌다. 이어 24일에는 두 번째 라이브피칭을 할 예정이다. 이번 스프링캠프에서 자신의 몸 상태가 미국 진출 후 최고라면서 선발진 진입에 자신감을 내비쳤던 류현진은 이번 라이브피칭에서 바로 실전 등판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코칭스태프들에게 입증해야 출전기회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저스 캠프에 선발투수 후보가 너무 많기에 초반부터 시범경기에 등판하지 못한다면 개막전 로스터 경쟁에서 절대 불리해 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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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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