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모기지 보험료 인하 연기까지 주택구입 여건 안 좋아
▶ 무리해서라도 구입 하거나 가격 하락 시기 기다릴 뿐
피스칼 타임스 주택시장 전망
지난해 약 550만채의 재판매 주택이 매매됐다. 2006년 이후 10년 만에 가장 높은 재판매 주택 거래량이다. 그런데 11월과 12월 사이 주택 거래량이 약 2.8% 감소했다. 지난해 12월 신규 주택 판매량 역시 10개월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주택시장 관계자들은 이 두 가지 통계치를 바탕으로 향후 주택 시장 전망이 그다지 밝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생애 첫 주택 구입자들이 주택 구입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우려다. 온라인 금융 전문매체 피스칼 타임스가 올해 험난할 것으로 예상되는 주택 구입 시장 전망을 짚어봤다.
FHA 모기지 보험료 인하 연기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과 동시에 FHA 모기지 보험료 인하 법안의 시행을 무기한 연기하는 결정을 내렸다. 당초 인하 법안은 FHA 융자에 부과되는 모기지 보험료는 기존 약 0.85%에서 약 0.6% 인하되는 것이 골자로 1월 27일부터 본격 시행될 예정이었다.
모기지 보험료 인하 법안이 시행되면 주로 FHA 융자를 통해 주택을 구입하는 저소득층 구입자들에게 큰 혜택이 돌아갈 전망이었다.
올해 모기지 이자율이 오를 것이라는 전망에 저소득층 구입자들은 FHA 모기지 보험료 인하에 큰 기대를 걸고 있었다. 그러나 법안 시행 연기로 연간 평균 약 500달러에 달하는 FHA 바이어들의 모기지 보험료 인하 혜택이 한순간에 날아가 버렸다. 모기지 이자율이 오를 경우 이자 비용 상승과 함께 저소득층의 주택 구입이 더욱 힘들어질 수밖에 없다.
융자액이 큰 바이어는 모기지 보험료 인하 연기로 연간 약 수천달러에 달하는 보험료 인하 혜택이 사라졌다. 일선 부동산 에이전트들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의 법안 취소 결정 이후 바이어들의 주택 구입 포기 사례가 실제로 잇따르는 중이다.
이자율 다시 오름세
모기지 이자율이 3주간의 하락을 멈추고 다시 오름세를 타기 시작했다. 지난달 26일 발표된 30년 고정 모기지 금리는 약 4.19%로 전주보다 약 0.1%포인트 상승했다.
1월로 접어들면서 3주 연속 모기지 이자율이 떨어지면서 주택 구입자들과 재융자 수요자들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나 오름세로 돌아서자 주택시장은 다시 이자율 상승 공포에 다시 휩싸이고 있다. 모기지 이자율 상승세는 지난해 11월 대통령 선거 직후부터 나타나기 시작했다. 약 3.47%수준이던 이자율이 선거가 끝남과 동시에 약 4.06%로 무려 약 0.5%포인트나 뛰어 올랐다.
융자액 20만달러를 기준으로 할 때 이자율이 약 0.5%포인트 오르면 월 페이먼트로 약 54달러를 더 내야한다. 일부에서는 이자율이 과거 대비 매우 낮은 수준으로 크게 우려할 필요없이 당장 주택 구입에 나서도 좋다는 의견이다.
하지만 주택 구입자들 사이에서 나타나는 반응은 사뭇 다르다. ‘전국부동산중개인협회’(NAR)가 지난해 10월 첫 주택 구입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 조사에서 약 55%의 응답자가 주택 구입 계획이 있다고 답한 바 있다.
그러나 이자율이 소폭 오른 지난 1월 실시된 조사에서는 주택 구입 계획 응답자 비율은 약 44%로 불과 3달만에 뚝 떨어졌다. NAR에 따르면 재구입자들의 주택 구입 계획 비율은 이자율 상승전과 큰 차이가 없다.
매물 부족이 가장 큰 장벽
올해 주택 구입의 가장 큰 장벽은 오르는 이자율도 모기지 보험료 상승도 아니다. 사고 싶어도 살 집을 찾기 힘든 매물 부족 현상이 현재 가장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매물 부족 사태는 이미 지난해 말부터 시작됐다. NAR에 따르면 지난12월 매물 수준은 전년동기 대비 약 11%나 감소한 수준으로 51개월 연속 감소를 멈추지 않고 있다.
1월 매물 수준 역시 주택 시장 침체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올해 주택 구입이 험난할 것을 예고하고 있다. 매물 부족 현상이 심각한 지역은 주택 구입 수요가 높은 워싱턴, 오리건, 가주 등의 지역이다. 매물이 부족할 때 항상 나타나는 현상이 바로 주택 구입 경쟁이다. 주택 시장이 침체를 끝내고 회복됨과 동시에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했지만 매물이 메말라 당시 유례없이 치열한 주택 구입 경쟁이 전국적으로 나타난 바 있다.
올해도 당시와 같은 구입 경쟁 현상이 재현될 것으로 우려된다. NAR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매물 검색수가 1년 전에 비해 약 40%~80%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주택 구입 수요가 이미 서서히 가열되고 있다는 신호다. 그러나 매물 부족 사태가 해결되지 않는 이상 치열한 주택 구입 경쟁은 불가피하다.
집값도 여전히 오름세
S&P 케이스-쉴러 주택 가격 지수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주택 가격은 연간 대비 약 5.6%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연간 대비로 여전히 높은 상승폭으로 시애틀, 포틀랜드, 오리건, 덴버 등에서의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집값이 오르는 현상은 주택 구입 여건을 악화시키는 주요 요인이다. 주택 구입 능력은 2012년 이후 약 20~30%정도 감소해 그만큼 주택 구입이 더 어려워졌다는 설명이다. 주택 구입 능력이 감소해 수요가 영향을 받으면 주택 가격이 떨어져야 한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주택 구입 능력 하락폭이 주택 가격 하락을 이끌만한 수준에 아직 미치지 못했다는 것이다.
결국 주택 구입자들은 주택 가격이 더 떨어질 때까지 기다리거나 아니면 무리해서라도 이자율이 더 오르기 전에 집을 장만해야 할지 결정해야 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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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 최 객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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