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머스 인슈어런스오픈 1R, 전반엔 선전…후반 중반 이후 체력 떨어지며 흔들, 험난한 사우스서 4오버파… 133위로 컷 탈락 위기
▶ 로즈(-9) 단독선두, 59타의 사나이 해드윈 맹추격
타이거 우즈(오른쪽)가 동반 플레이를 한 세계랭킹 1위 제이슨 데이와 함께 이야기도중 웃고 있다.
“아직은 준비가 덜 됐다.”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가 17개월만의 PGA투어 정규대회 복귀전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다. 본격 궤도에 올라서려면 아직 시간이 좀 더 필요함을 드러냈다.
우즈는 26일 샌디에고 인근 라호야의 토리파인스 골프클럽에서 막을 올린 파머스 인슈어런스오픈 첫 날 경기에서 험난한 사우스코스(파72)에서 플레이하며 버디 3개와 보기 5개, 더블보기 1개를 묶어 4오버파 76타를 쳤다. 출전선수 155명(1명 기권) 가운데 공동 133위에 그친 우즈는 컷 통과가 만만치 않게 됐다.
27일 2라운드에서는 상대적으로 훨씬 쉬운 노스코스에서 경기하기에 아직 희망은 있지만 그래도 노스에서 3~4타는 줄여야 컷 통과가 가능할 전망이다.
오랜 만에 돌아온 ‘황제’를 보고 싶어하는 팬들의 폭발적인 관심은 이날 갤러리에서 바로 나타났다. 평일임에도 불구, 우즈의 그룹이 티오프를 시작한 1번홀 티박스 주변은 갤러리가 5, 6켭으로 완전히 둘러싸고 있었다. 두 번의 허리 수술과 지루한 재활을 거쳐 “이제는 대회에 나가서 우승을 다툴 수준이 됐다”고 선언한 우즈의 샷을 보러 온 구름 관중이었다. 우즈의 그룹으로 세계랭킹 1위인 제이슨 데이(호주)와 지난해 US오픈 챔피언 더스틴 잔슨을 묶은 대회 조직위의 흥행 대박 기대는 그대로 맞아떨어졌다.
팬들의 함성은 전성기 때와 비슷했지만, 우즈의 샷은 그렇지 못했다. 특히 가장 큰 과제인 티샷 정확도에선 아직도 갈 길이 멀다는 것을 입증했다. 이날 우즈의 페어웨이 안착률은 30%에도 미치지 못했다. 그나마 선전했으나 후반 중반이후엔 체력이 떨어진 듯 급격히 집중력과 샷이 모두 나빠지는 모습을 보였다.
우즈는 첫 홀에서 티샷이 오른쪽 러프로 밀렸고 세컨샷마저 그린에 올리지 못해 보기를 적어냈다. 하지만 이후엔 상당히 좋은 경기를 펼쳤다. 전반 나머지 8개홀에서 과거를 기억나게 하는 빼어난 쇼트게임으로 모두 파를 지켜내며 잘 버텨나갔다. 이어 후반 첫 홀인 10번홀에서 세컨샷을 10피트 옆에 붙여 이날 첫 버디를 잡아내자 코스는 갤러리들의 함성으로 떠나가는 듯했다. 이어 11번홀(파3)에서도 10피트짜리 버디퍼트를 성공시켜 언더파로 돌아서자 그 열기는 더욱 뜨겁게 달아올랐다.
하지만 상승세는 거기까지였다. 오랜만의 공식 대회 라운딩으로 인해 체력적인 문제점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티샷이 계속 왼쪽으로 당겨졌고 퍼트도 흔들리기 시작했다. 우즈는 12, 13, 14번홀에서 3연속 보기를 적어낸 데 이어 15번홀에서는 드라이버 티샷을 왼쪽 해저드에 빠뜨려 벌타를 받고 더블보기를 적어내 바로 하위권으로 추락했다. 이어 17번홀에서는 3피트 안쪽의 파 퍼트마저 놓치며 완전히 무너지는 듯 했다.
하지만 마지막 18번홀(파5)에서 약 9피트짜리 버디 버트를 살려낸 것이 큰 힘이 됐다. 단순히 1타를 줄인 것뿐 아니라 흔들리는 분위기를 바로 잡았다는 점에서 상당한 의미가 있었다. 비록 첫날 4오버파 76타는 최하위권에 더 가까운 스코어지만 컷 통과가 아주 불가능하지만은 아닌 것은 우즈가 2라운드를 노스에서 치르기 때문이다. 토리파인스의 노스코스는 사우스에 비해 평균 3~4타는 더 쉬운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우즈와 동반 라운딩을 한 나머지 두 명의 스타도 시원치 못한 첫 날을 보냈다. 세계랭킹 1위 데이는 버디 5개를 잡았지만 보기도 6개나 쏟아내면서 공동96위(1오버파 73타)에 머물렀다.
지난해 시즌 상금왕이자 US오픈 챔피언인 잔슨 역시 버디와 보기를 5개씩 맞바꾸는데 기복 심한 모습을 보이면서 공동 77위(이븐파 72타)로 첫날을 마무리했다. 이들도 컷 통과가 발등의 불이 되기는 했지만 사우스가 워낙 험난한 코스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들에 대한 최종 판결은 27일 2라운드를 거친 뒤 내려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대회는 첫 이틀간 노스와 사우스를 한 번씩 돈 뒤 주말 3, 4라운드는 모두 사우스코스에서 벌어진다.
한편 이날 리더보드를 살펴보면 공동 8위까지 총 18명 가운데 14명이 노스에서 플레이했고 단 4명만이 사우스에서 경기를 치렀다. 단독선두인 저스틴 로즈는 노스코스에서 이글 2개와 버디 6개, 보기 3개를 묶어 7언더파 65타를 적어내며 지난해 리우올림픽 금메달과 올해 소니오픈 준우승의 상승세를 이어갔다.
하지만 2위 애덤 해드윈(캐나다)는 사우스에서 버디 7개와 보기 1개로 6언더파 66타를 치며 오히려 선두 로즈보다 더 인상적인 라운드를 만들어냈다. 지난 주 커리어빌더 챌린지 3라운드에서 59타를 치고도 우승을 놓친 해드윈은 이날 험난한 사우스를 66타로 통과해 2주 연속 우승 경쟁에 뛰어들 발판을 마련했다.
한인 선수 중에서는 김민휘(24)가 돋보였다. 김민휘는 노스코스에서 이글 1개와 버디 5개, 보기 1개와 더블보기 1개를 묶어 4언더파 68타를 적어내며 공동 8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어 안병훈(25)은 노스에서 1타를 줄여 강성훈 등과 함께 공동 47위를 달렸다. 지난해 이 대회에서 준우승을 차지했던 최경주는 노스에서 이븐파 72타로 공동 77위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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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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