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 누구나 관계 속에 살아간다. 서로 의지하고 소통한다. 희로애락의 단초가 항상 관계에서 시작된다. 더불어 사는 삶인 게다.
현대는 무선으로 연결된 세상이다. 스마트폰은 ‘세상과의 접속도구’다. 가족, 친구, 지인 등과의 소통 통로다. 그래서 연결과 접속은 생존이라 생각한다. 단결과 끊김은 죽음으로 여긴다. 스마트폰에 몰입하는 그 자체가 삶이 된 셈이다.
스마트폰 사용자의 SNS(social Network service) 앱 중 대표적인 것이 카카오톡이다. 무료인데다 한인들이 많이 쓰고 있어 요긴하다. 편리하고 유용한 소통수단이다. 하지만 종종 소음과 공해가 문제다.
최근 카톡 무법자가 부쩍 늘었다. 단체대화방을 만들어 메시지를 보내는 사람들이다. 내용은 상대방을 전혀 배려하지 않는다. 근거 없는 비난을 일삼는다. 정치적 이슈에 대해 악의적인 내용도 여과 없이 담고 있다. 광고성 메시지와 유언비어 역시 수두룩하다.
내용뿐만 아니다. 시도 때도 없이 날라 온다. 꼭두새벽부터 잠을 깨우기 일쑤다. 보내는 이가 누군지도 모른다. 어떻게 이름이 올려 졌는지도 알 수 없다. 얼른 빠져 나와도 헛수고다. 다시 초대된다. 원치 않는 감옥에 갇히고 마는 셈이다.
삶에 ‘방해’가 될 정도다. 카톡이 편리한 만큼 역기능도 만만치 않는 이유다. 카톡은 꼭 필요할 때만 사용해야 한다. 매너도 갖추어야 한다. 상대를 존중하고 배려하는 마음이다. 그게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에 필요한 삶의 지혜다.
매너는 사람마다 갖고 있는 독특한 습관이나 몸가짐이다. 세 살 버릇이 여든까지 간다는 말과 같은 맥락이다. 따라서 매너가 ‘있다, 없다’로 표현하지 않는다. 매너가 ‘좋다, 나쁘다’로 평가한다. 그 기준은 상대방을 얼마나 존중하고 배려하는데 있다. 상대방에게 불편이나 폐를 끼치지 않고 편안하게 해주는 것이 매너다. 매너가 사람을 만든다고 말하는 이유다.
매너는 단순한 겉치레가 아니다. 인성과 일상적인 삶의 태도다. 가공보다는 자연스러운 것을 더 좋아하는 마음. 비범함보다는 평범함을 추구하는 것. 거짓으로 꾸미는 것보다 진실 되게 행동하는 것. 그런 삶이 진정한 매너란 얘기다.
매너의 기본 핵심은 타인에 대한 배려다. 그렇지만 꼭 격식 있는 자리에서의 ‘장식품’만은 아니다. 가족, 친구, 지인 등 모든 사이에서 잘 지켜야 하는 것이다. 매너는 단순한 지식이나 방법이 아니다. 삶을 살아가는 방법을 가르쳐준다.
좋은 매너는 다른 사람이 나에게 맞춰주기를 바라는 마음이 아니다. 내가 먼저 그들에게 무엇을 해 줄 것인가를 생각하는 것이다. 살면서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을 조금 더 배려하고 칭찬하면서 관심을 표현하는 것이다. 좋은 매너는 긍정적인 사고에서 나온다. 긍정적 사고는 타인을 배려하는 마음과 일치하기 때문이다.
긍정적인 사고를 가진 사람은 나만 옳다고 주장하지 않는다. 남도 옳다고 생각한다. 남이 감추고 싶은 부끄러움도 감싸준다. 그런 것이 바로 삶을 성공적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하는 ‘삶을 살아가는 방법’인 셈이다.
매너의 어원은 라틴어의 Manuarius=Manus(Hand, 행동, 습관)+Arius(behavior, 방법, 방식)라는 말의 복합어다. 매너는 손과 관련된 단어다. 손은 의지에 따라 쓰임이 달라진다. 남을 때릴 수 있다. 도움을 줄 수도 있다. 다치게 하거나 위로도 할 수 있다. 파괴도 가능하지만 치유 역시 가능한 게 손이다. 매너 역시 손과 마찬가지인 게다.
매너를 프랑스 말인 사브와르비브르(savoir-vivre)로 하면 그 의미가 더 분명해 진다고 한다. 이 단어는 “알다 savoir”와 “살다 vivre”라는 두 동사의 합성어이다. 그러므로 프랑스어 매너는 ‘사는 법을 안다’는 뜻이다. 매너의 참의미는 ‘삶을 멋지고 훌륭하게 살아가는 지혜이고 요령인 셈이다.
최근 기승을 부리는 카톡 무법자들이여! 매너는 격식 있는 자리에서만 필요한 것이 아니다. 우리 일상생활 속에서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다. 다른 사람을 위한 사소한 배려가 그 누군가의 하루를 기분 좋게 만들 수 있다는 의미다. 그런 의미에서 매너는 삶을 살아가는 지혜임을 ‘꼭’ 깨닫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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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창흠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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