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빙 트러스트로 재산의 명의를 이전하는 절차를 펀딩(funding)이라고 부른다. 펀딩에 해당되는 재산 즉, 리빙 트러스트에 들어갈 수 있는 재산은 우선 부동산부터 동산 즉 증권, 뮤추얼펀드, 지적재산권, 또 개인 혹은 회사에게 돈을 빌려주고 받아야할 약속 어음까지 다양한 종류의 재산이 들어갈 수 있다. 하지만, 재산의 종류에 따라 리빙 트러스트로 펀딩되지 않아도 망자의 사망 후 수령할 수 있는 재산이 있다.

첫째, 자동차 혹은 보트이다. 자동차와 보트의 경우, 주차량관리국(DMV)에서 ‘Affidavit for transfer without probate’ 즉, 한국말로 풀자면 상속법정외 명의의전 신청서류를 작성하여 DMV에 접수하면 된다. 따라서 대부분 망자가 남긴 차량의 명의 의전은 상속법정관리절차 (Probate)를 거치지 않고 진행된다.

만약 망자의 모든 재산이 상속법정(Probate)을 통해 상속이 진행되는 경우, 법정에서 정해진 상속집행인 즉 이규제큐터가(Executor)가 차량명의서류(Pink Slip)에 망자의 이름을 쓴 뒤, 상속집행인이 대신 기입한다(by Executor)라는 것을 알리고 차량구입자에게 해당서류를 전달하면 된다. 이 때 차량을 판매한 금액은 망자의 상속은행계좌(Estate’s Account)로 입금되어야한다.

두 번째, 은퇴계좌상품이다. 미국 내 은퇴계좌상품은 개인은퇴연금, 펜션, 401(k)등 여러 가지가 있다. 흔히 많이 가지고 있는 개인은퇴연금(IRA)를 예로 들어보자. IRA는 Individual Retirement Account의 줄임말로 일정한 금액을 은퇴 전 매년 납입한 후에 은퇴연금으로 쓰는 장치이다. 대개 수혜자가 70½(70.5)세가 되는 해부터 일정한 금액(RMD: required minimum distribution)을 인출해야 한다.

개인은퇴연금의 경우, 대부분 배우자를 일차 수혜자로 지정한다. 수혜자가 배우자가 되면, 연금을 인출해야 하는 기준이 배우자의 나이가 되는 것이다. 반면에 리빙 트러스트를 일차 수혜자로 만들 경우 리빙 트러스트 상 수혜자의 연령에 따라 연금을 인출해야하므로 세금의 역풍을 맞을 수 있다.

이는 흔히 많이 하는 전통적인 개인은퇴연금의 경우, 은퇴 전 납입한 금액에 대한 소득세를 은퇴연금으로 인출할 때 내야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다른 재산이 있다면 굳이 소득세를 내면서까지 연금을 타지 않아도 된다. 가급적 수혜자를 배우자로 지정해서 ‘Rol l- Over’ 기능 즉, 배우자의 개인은퇴연금 계좌로 망자의 계좌잔액을 ‘이체’시켜 인출을 늦춤으로써 세금혜택을 누리게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언급한 두 재산과 달리 부동산은 필시 리빙 트러스트에 넣어야하며, 리빙 트러스트를 만든 후, 부동산을 사고팔았다면 리빙 트러스트도 그에 맞춰 업데이트를 해야 한다. 즉 개인이름으로 구입한 부동산이면 해당 부동산의 명의를 꼭 리빙 트러스트 아니면 가지고 있는 LLC(유한합자회사) 등의 회사명으로 바꿔야하며, 리빙 트러스트에 들어가는 재산 목록(흔히 스케줄(Schedule)이라고 부른다) 또한 변경해야 한다.

특히 부동산 각각에 수혜자를 정한 경우라면 해당 부동산의 매각 때, 수혜자의 상속지분의 일부 혹은 전부가 없어질 수 있음을 유의해야 한다. 예를 들어, A라는 부동산은 큰 딸에게 주고 B라는 부동산을 작은 아들에게 준다는 조항을 리빙 트러스트에 넣었다면, A 부동산의 매각 때 큰 딸이 받아갈 상속액이 줄어들 수 있다.

리빙 트러스트 설립 후 구입한 부동산의 명의를 리빙 트러스트로 이전을 안 했거나 혹은 회사명으로 부동산을 구입한 경우, 회사의 지분을 리빙 트러스트로 이전하는 절차를 빠트린 경우, 즉 제대로 펀딩을 안 한 경우가 허다하다. 실컷 돈을 들여 리빙 트러스트를 만들어 놓고 펀딩 절차를 소홀히 하여, 결국 수혜자가 상속법정을 거쳐 재산을 받는 일이 없도록 유의해야 한다. (213)380-9010www.parklaws.com

<박유진 유산상속법 전문 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