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종착점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2016년 한 해, 많은 사람들이 새로운 주목을 받으며 도약을 이뤘고, 많은 인물들이 우리의 곁을 영원히 떠났다. 또 사회에 엄청난 파문을 일으키거나 좌절을 맛 본 인사들도 많았다. 올해 뉴스를 장식한 환하게 떠오른 별과 역사의 저편으로 스러진 별, 초라하게 추락한 별 등을 정리하며 한 해를 돌아본다.
☆★ 뜬별 ★☆ 정치력 도약 최석호 주 하원의원·수잔 정 LA카운티 판사▶소설가 한강‘맨부커상’
▶로라 전 신임 한인회장
올해도 미주 곳곳에서 한인들의 정계 진출과 주류사회 활약 소식이 이어지며 정치력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특히 지난해 데이빗 류 시의원이 LA시 역사상 최초로 LA 시의회 입성이 성공해 114년 한인 이민사에 큰 이정표를 세운데 이어 올해 캘리포니아 주의회 선거에서도 최석호 전 어바인 시장이 68지구 주 하원의원에 선출되며 새크라멘트 입성에 성공했다. 또 18년 간 LA 카운티 검찰에서 활약한 한인 수잔 정 타운센스 검사도 LA 카운티 판사직에 선출돼 주류 법조계에 한인 여성파워를 과시했다.
올해 5월 실시된 제33대 LA 한인회장 선거에서는 1.5세 여성인 로라 전 한인회 수석부회장이 신임 회장에 당선되면서 한인회 세대교체와 여성 정치력 신장의 상징이 됐다.
미국의 대표적 명문 공립대학인 UCLA에서는 주요 연구기관의 하나인 미국문화연구소(IAC) 담당 부부총장으로 한인 데이빗 유 교수가 임명돼 한인 위상 증진을 위한 도약에 큰 힘을 보탰다.
이로써 UCLA에는 지난해 한인 최초로 부총장에 오른 제리 강(47) UCLA 법대 교수에 이어 데이빗 유 교수까지 부부총장에 임명되는 등 학계에서도 한인들의 약진이 이어졌다.
한국에서는 소설가 한강이 ‘채식주의자’로 영국에서 세계적 문학상인 맨부커상을 받는 쾌거를 올렸다. 이는 한국 문화계에 새로운 희망과 자극이 됐고, 채식주의자 미국과 영국 주요 36개 매체 중 11개 매체가 ‘올해의 책’으로 선정한 세계적 베스트셀러로 떠오르며 한국 문학의 저력을 입증했다.
올해 3월 한인들은 이세돌 9단과 인공지능 프로그램 알파고와의 세기의 바둑대결에 주목했다. 비록 이세돌 9단은 1승4패로 인공지능에 패하기는 했지만 진지하고 성숙한 자세로 진정한 승자로 떠올랐다. 올해는 또 김영란 전 국민권익위원장의 발의로 시작된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일명 김영란법)이 4년간의 우여곡절 끝에 9월 본격 시행되며 김영란 전 위원장의 이름을 역사에 남기게 됐다.
11월 미국 대선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 후보가 ‘당선 확률 5%’라는 모두의 예상을 뒤엎고 깜짝 승리하며 새로운 백악관의 주인으로 탄생했다.
올해 미국 대선에서는 또 그 만큼 시대의 아이콘으로 떠오른 인물이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이다. 그는 부자 과세, 최저임금 15달러 단계적 도입, 의료보험 범위 확대, 기후변화 정책 등 획기적인 정책으로 인해 ‘샌더스 열풍’을 일으켰다.
☆★ 스러진별 ★☆ 한인사회 올드타이머 새미 리 박사·임동선 목사 타계▶구봉서 원로 코미디언
▶무하마드 알리·카스트로
올 한 해도 남가주 한인사회에서는 커뮤니티 원로들과 어른들이 잇달아 별세해 한인들 곁을 떠나갔다. 백인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다이빙에서 인종차별과 편견을 딛고 아시아계 거목으로 우뚝 섰던 다이빙 영웅 새미 리 박사가 12월2일 향년 96세로 타계했다.
이민 선조의 가정에서 태어나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연거푸 획득하며 다이빙 2관왕에 올랐던 새미 리 박사는 의사로도 성공적인 커리어를 남겼으며, 2003년 미주 한인 이민 100주년 당시 한인 이민사의 영웅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또 동양선교교회 설립자로 한인 교계의 큰 어른이자 산증인인 임동선 목사도 지난 9월 노환으로 타계했다. 임동선 목사는 지난 1970년 LA 한인사회의 대표적인 이민교회인 동양선교교회를 개척하고 23년 동안 담임목사로 재직했으며, 월드미션대학교를 창립해 후학 양성에도 큰 족적을 남겼다.
이외에도 LA 한인회장과 한우회장을 역임한 한인사회 올드타이머 양회직씨가 11월 별세했으며, LA 한인회장을 역임하고 재외동포 참정권 관철 노력의 초석을 다졌던 김완흠 미주동포후원재단 이사도 3월 세상을 떠났다. 미주 한인 문단의 원로인 배정웅 재미시인협회장도 올해 타계했다.
한국 문화계에서는 막둥이라는 별명으로 국민의 사랑을 받았던 원로 코미디언 구봉서가 90세를 일기로 8월 별세했다. 국립극단 창단 멤버로 한국 연극사의 증인인 배우 백성희도 1월 세상을 떴다.
또 한국전쟁에 인민군으로 동원돼 포로가 됐다 풀려난 후 홀로 월남해 평생 남북 분단문제에 천착한 분단문학의 큰 별 소설가 이호철이 9월 타계했다. 12월에는 전세계 유명 공쿠르를 휩쓸며 세계적 음악인으로 발돋움하던 31세 젊은 바이올리니스트 권혁주가 공연을 앞두고 돌연사해 음악계에 충격을 줬다.
해외에서는 20세기 최고의 복서이자 인종차별에 맞서 싸운 사회운동가 무하마드 알리가 지난 6월 74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또 피델 카스트로 쿠바 국가 국가평의회 의장이 11월25일 90세로 삶을 마감했다. 중남미 좌파 지도자들은 그를 스승으로 여겼지만 일당 독재와 반대파 탄압으로 전제군주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현존하는 세계 최장기 군주였던 푸미폰 아둔야뎃 태국 국왕도 10월 13일 타계했다.
☆★ 진별 ★☆ 사법비리 우병우·“민중은 개돼지”나향욱·예술가들 성 추문올해는 한국 사회의 정의를 지탱하는 사법부의 신뢰가 무너진 한 해였다.
4월 부장판사 출신 최유정 변호사가 정운호 네이처리퍼블릭 전 대표의 변호를 맡다가 정 전 대표로부터 상해를 당해 고소했다는 보도가 나왔을 때만 해도 흔히 벌어지는 전관예우 법조비리 중 하나라고 생각한 사람이 많았다.
하지만 그 사건의 불똥은 역시 정 전 대표 변호사였던 홍만표 전 대검 기획조정부장으로 튀었다. 검사들의 존경을 한 몸에 받던 인물에서 졸지에 전관 영향력을 사건 로비와 돈벌이에 이용한 인물로 전락한 홍 변호사는 ‘정운호 게이트’로 징역 3년 실형을 선고받았다.
홍 변호사 수사는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변호사 시절 정식 수임계를 내지 않고 정 전 회장을 변론했다는 의혹으로 확산되며, 우병우 게이트의 문이 열린다. 이후 최순실 국정농단이 표면화되면서 우 전 수석은 사법시험을 통과해 얻은 공적 힘을 사적으로 이용 권력과 돈을 동시에 움켜쥐면서도 별 죄의식도 없는 이 시대의 일그러진 엘리트의 표상이 되고 말았다.
한편 우 전 수석과 친분이 두터운 진경준 전 검사장도 재산공개 내역에 넥슨의 비상장 주식 매입을 통한 ‘120억원대 주식 대박’을 터뜨린 사실이 드러나면서 나락으로 떨어졌다.
이명박 정부의 경제정책 기틀을 만든 강만수 전 산업은행장은 뒤늦게 대우조선 비리에 발목 잡혀 영어의 몸이 됐다. 나향욱 전 교육부 정책기획관도 7월 기자들과 저녁 자리에서 “민중은 개돼지로 취급하면 된다”고 발언해 물의를 빚고 파면됐다.
문화계에선 원로 소설가 박범신을 비롯해 무려 40명의 예술가가 성 추문에 휩싸였다.
해외에서는 지난 6월 모두의 예상을 뒤엎고 영국인들이 유럽연합 탈퇴(브렉시트)를 결정하면서 총리직과 의원직을 사퇴한 데이빗 캐머런 전 총리가 가장 극적으로 추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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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철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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