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가 차원의 조직적 도핑,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1,000여명 연루
▶ 맥라렌 2차 보고서 발표…러시아의 평창올림픽 참가금지 논의될 듯
러시아 반도핑기구 감독위원회 위원장으로 임명된 옐레나 이신바예바는 9일 맥라렌 보고서와 관련, 러시아 스포츠 전체를 금지하 는 것에는 반대한다고 밝혔다.[AP]
러시아가 소변 샘플 바꿔치기로 국제대회 도핑 테스트를 무력화했고 연루된 선수만 30여 개 종목에서 1,000명이 넘는다는 충격적인 보고서가 나와 세계 스포츠계에 초대형 파문이 일고 있다. 당장 2년 앞으로 다가온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러시아의 출전 자격 박탈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있고 2018년 러시아 월드컵에 대해서도 개최지 변경을 요구하는 의견이 나오기 시작했다. 세계반도핑기구(WADA) 독립위원회를 이끄는 캐나다 법학교수 리처드 맥라렌은 9일 영국 런던에서 이런 내용을 담은 러시아스포츠계의 도핑(금지약물 복용)에 관한 두 번째 보고서를 공개했다
맥라렌 교수는 러시아가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체육부, 반도핑기구,연방보안국(FSB) 등이 연루돼 1,000여명의 선수가 소변 샘플을 바꿔치기하는 방식으로 도핑 테스트를 피했다며 관련자의 이메일과 서류, 전문가 분석 자료 등을 근거로 제시했다. 그가 제출한 자료는 1,166건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맥라렌 교수는 “ 수년간 국제 스포츠 대회는 이런 흑막을 모른 채러시아 선수들에게 장악됐고 다른코치와 선수들은 불공정한 시합을했다”면서 “ 스포츠팬들과 관중들은 그동안 계속 속아왔다. 이제 이런 행위를 중단시켜야 할 때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DNA 검사를 포함한 포렌식(디지털 증거분석) 기법으로 소변 샘플이 바뀌거나 중간에 개봉됐다는 것을 확인했다며증거를 부정할 수 없을 것이라고주장했다.
맥라렌은 이어 “러시아 스포츠부와 로드첸코프 박사(그리고리 로드첸코프 전 모스크바 반도핑실험실 소장) 등이 금지약물 복용 사실 적발을불가능하게 할 수 있는 안전한 메커니즘 고안에 참여했다”면서“ 동계 및하계 올림픽, 패럴림픽에 참가하는러시아 선수들이 이 메커니즘을 이용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 이 시스템은 메달을 따기 위한 조직적이고 체계적인 음모였다”면서 “국가가 지원하는 도핑이 2012년 영국 런던 하계 올림픽,2013년 러시아 카잔 유니버시아드대회, 같은 해 모스크바 세계육상선수권대회, 2014년 러시아 소치 동계 올림픽 등에서 줄곧 이루어졌다”고 주장했다.
특히 이번 보고서 내용에는 2014년 소치 동계 올림픽에서 메달을 딴15명의 러시아 선수가 소변 샘플을조작했다는 자료도 들어 있다. 이들중에는 이름이 공개되지 않았지만,금메달 4관왕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맥라렌은 2012년 런던 올림픽 때도 러시아에서 전례가 없는 도핑 샘플 조작이 있었으며 규모가 어느 정도인지는 정확히 확인할 길이 없다고 말했다. 런던 올림픽 때 도핑 검사에 걸린 러시아 선수는 없었지만, 맥라렌은 러시아 체육부가 선수들에게검사를 피할 수 있는 스테로이드 칵테일을 제공했다고 말했다.
맥라렌 교수는 브라질 리우 올림픽을 앞둔 지난 7월 러시아 선수단의 조직적인 금지약물 복용 실태를 폭로하는 1차 보고서를 낸 바있다. WADA는 이를 근거로 러시아 선수단의 리우 올림픽 출전 금지를 결정했고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전면 금지 대신 연맹별로출전 허용 여부를 판단토록 했다.
이 때문에 러시아 육상과 역도 선수들의 리우 올림픽 출전이 좌절됐고 패럴림픽엔 모든 러시아 선수들의 출전이 금지됐다.
맥라렌 2차 보고서로 러시아 선수단의 집단 금지약물 복용 의혹이 확산함에 따라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에 러시아 선수단 참가 여부도 쟁점이 될 전망이다. IOC는 맥라렌의 2차 보고서를 검토한 뒤 조처를 할 것으로 알려졌다.
WADA 보고서와 관련 러시아 체육부는 이날 보도문에서 “도핑 지원을 위한 국가 프로그램은 없으며 불관용의 원칙으로 도핑과의 전쟁을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러시아 스포츠계는 보고서에 대해 “구체적 증거가 없는 근거없는 비판”이라고 반박했다.
러시아 반도핑기구(RUSADA) 감독위원회 위원장 옐레나 이신바예바는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오는 15일 회의를 열고 WADA 보고서를 검토하겠지만 이번 보고서를 이유로 러시아스포츠 전체에 대한 출전금지에는반대한다는 뜻을 밝혔다.
장대높이뛰기 스타 출신의 이신바예바는 8일 RUSADA 감독위원회 위원장으로 선출됐다. WADA는 지난 4월 러시아의 조직적 도핑 의혹과 관련 RUSADA의 자격을 정지했으며 내년 1월 자격 회복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IOC, 러시아 선수도핑 샘플 재검사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2012년 런던올림픽과 2014년소치 동계올림픽에 출전했던러시아 선수들의 도핑 관련샘플을 모두 재조사하기로 했다.
IOC는 9일 ‘맥라렌 보고서’에 대한 성명을 발표하고 이보고서에 담긴 내용은‘ 올림픽의 존엄성, 스포츠 전체에 대한심대한 공격’이라고 규정했다.
IOC는 이에 따라 2014년 소치동계올림픽에 출전했던 러시아선수들의 소변 샘플 254개를재조사하고 2012년 런던 하계올림픽에서 확보한 러시아 선수들의 도핑 샘플을 다시 검사하기로 했다.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은맥라렌 보고서에 대해“ 이렇게교묘하게 도핑을 피해 나가려는 계획에 연루된 선수나 임원은 올림픽에서 영구 제명돼야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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