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근로자 36%“은퇴플랜 없다” 오리건 내년 첫 시범 운영 가주는 단계적 실시 예정
▶ 얼마나 이용하느냐가 관건, 운영비 마련 등 난제 수두룩
미국 내 주정부들이 고용주들에게 종업원들의 은퇴플랜을 의무적으로 마련하도록 하는 법을 추진하고 있다.
미국의 건강보험법, 즉 오바마케어가 강제적으로 시행되면서 수백만명의 건강보험에 가입했다. 무보험자들에게 희소식이 된다고 생각하겠지만 비용이 만만치 않아 불만도 많고 특히 고용주의 불만이 심하다. 그런데 요즘 캘리포니아를 포함해 미국 내 5개주에서 이와 유사한 정부 주도 플랜이 추진되고 있다. 바로 은퇴 대비 플랜이다. 캘리포니아, 오리건, 일리노이, 매릴랜드, 코네티컷 등 5개주는 향후 수년 이내 모든 근로자들에게 은퇴플랜을 제공할 예정이다. 주요 언론들이 미국 각 주정부들의 강제 은퇴플랜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면서 성공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퓨 채러터블 트러스트에 따르면 정부 근무자를 제외한 미국 내 사설 비즈니스 근로자 36%는 직장에서 은퇴연금(펜션)이나 401(k)와 같은 은퇴플랜의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다. 또 이들 플랜을 가지고 있는 직장에 근무하더라도 쉽게 가입하지 못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결과적으로 근로자 55%는 직장에서 은퇴를 위한 저축을 전혀 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나이가 젊거나 라티노 근로자들은 특히 저축 플랜에 취약하다.
이에 따라 캘리포니아 등 일부 주정부들은 고용주에게 종업원들을 위한 은퇴플랜을 마련하거나 주정부 운영 은퇴플랜에 연결시켜주도록 의무화할 예정이다.
베티 이 캘리포니아 주 재무관은 “가난한 은퇴 생활자 수백만명의 미국인들을 보호할 목적으로 전국적 움직임에 동참하는 주정부의 야심찬 계획”이라고 소개했다.
▲가주 700만명 혜택 예상
현재 캘리포니아에서 추진하는 ‘캘리포니아 시큐어 초이스 은퇴 저축 프로그램’(California Secure Choice Retirement Savings Program)이 시행되면 700만명의 종업원들이 혜택을 볼 것으로 주정부는 추산하고 있다. 이는 종업원 5명 이상의 근로자를 둔 직장의 고용주는 의무적으로 은퇴플랜을 제공하거나 주정부 프로그램에 연결시켜주도록 하는 프로그램이다.
이 재무관은 결코 시행하기가 쉽지는 않다면서 “다른 주에서 우리를 주시하고 있으며 우리는 성공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미국 내 수십여개 주에서 이와 유사한 은퇴 프로그램을 생각하고 있으며 5개주는 이미 노조와 AARP, 오바마 행정부의 적극적인 지지로 이들 정책을 법제화하고 있다.
미국민들도 환영하는 분위기다. 지난 11월21일 951명이 미국인을 상대로한 ‘나티티스 글로벌 매니지먼트’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미국 근로자 80%는 고용주가 은퇴플랜을 제공해야 한다고 믿고 있었다.
▲민주당 주도 프로그램
이번 은퇴 프로그램 의무화를 추진하는 주들은 공교롭게도 민주당이 압도적인 주들이다. 은퇴 프로그램에 관한 한 공화당을 지지해온 비즈니스와 금융 업계는 이들 제안에 별로 관심을 두지 않고 있다.
기업 기금을 운영하는 ‘인베스트먼트 컴퍼니 인스티튜트’는 캘리포니아 프로그램에 반대하면서 법률적 재정적 위기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캘리포니아주 상공회의소에서도 처음엔 이 계획에 반대했었다.
마티 피셔 상공회의소 정책 공보원은 지난달 17일 새크라멘토에서 열린 한 포럼에서 “비즈니스들은 수많은 정부 규제에 힘겨워하고 있으며 어떻게 이 프로그램이 적용될 것인지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상공회의소는 주의회가 고용주의 법적 책임을 줄이는 등 몇가지 제한을 완화 하면서 반대 입장을 철회했다.
피셔 공보원은 상공회의소는 주정부가 종업원들의 질문에 직접 답할 수 있는 조직을 만들어 고용주 측 관리자들이 받아야 할 질문 부담을 덜어주는 등의 몇가지 요구사항을 주의회와 논의 중에 있다고 덧붙였다.
▲얼마나 이용하느냐가 성공의 관건
캘리포니아 주정부 관계자들은 오바마케어를 모델삼아 캘리포니아 은퇴 프로그램을 운영할 것이라고 밝혔다.
UC 버클리 노동연구 및 교육 센터에서 은퇴안정프로그램 매니저로 있는 나리 리는 “이 프로그램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냐에 따라 존폐가 결정된다”고 새크라멘토 포럼에서 평가했다. 그는 모든 사람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간단하면서도 능률적이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은퇴 계좌는 건강보험 정책보다 훨씬 간단하게 디자인 돼 있고 주정부등은 프로그램 정착을 위해 충분한 시간을 쏟고 있다.
오리건은 처음으로 내년부터 파일럿 프로그램을 시범 운영할 계획이다.
캘리포니아는 프로그램을 단계적으로 실시할 예정이다. 우선 큰 회사를 시작으로 점차 스몰비즈니스로 확대할 계획이다.
캘리포니아는 지난 9월29일 제리 브라운 주자사의 서명에 따라 법으로 확정했으며 스몰 비즈니스까지 확대되기 까지는 5년 정도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일리노이의 경우, 주정부 운영 은퇴플랜은 내년까지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지난 8월 일리노이 시큐어 초이스 프로그램 위원회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연장 요청을 했었다. 이에따라 일리노이는 2018년 시범 운영을 시작으로 2019년 확대 실시할 것으로 보인다. 일리노이는 종업원 25명 이상 고용주에게 프로그램 가입을 의무화 하고 있으며 이로인해 120만명의 주민들이 혜택을 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해결 과제
이들 프로그램을 위한 5개주 주정부들이 해결해야 할 큰 문제들이 있다. 납세자의 세금을 사용하지 않고 수수료만으로 플랜 비용을 충당할 수 있는가. 고용주 의무화에 따라 종업원들을 주정부 시스템에 맡기지 않고 더 많은 비즈니스들이 자체적으로 은퇴플랜을 만들 것인가이다. 또 종업원들이 자발적으로 실제 돈을 은퇴 계좌에 투자할 것인가. 돈을 모은다고 해도 저소득이나 중간 수입 근로자들이 비상시 이 계좌에서 돈을 빼지 않게 하는 방법이 있겠는가 등이다.
전문가들은 최저임금이 올라가면 가입자들이 구태여 돈을 빼지 않아도 될 것이라고 말한다. 현재 5개주에서 4개주가 최저임금을 올리고 있는데 일리노이는 아직 최저임금을 올리지 않고 있지만 최대 도시인 시카고는 2019년까지 최저임금을 13달러로 인상한다.
오리건은 은퇴플랜을 오픈하는 내년 7월부터 최저임금을 인상할 예정이며 캘리포니아는 올해 초 2023년까지 최저임금을 15달러까지 인상할 계획이다.
<
김정섭 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