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돈 먹는 하마’ 은퇴 후 가장 큰 걱정, 수명 계속 늘고 의료비 매년 치솟아
▶ 메디케어는 알츠하이머 커버 안해, 의료비 저축계좌 일찍 시작이 유리
은퇴자들은 나이가 들수록 의료비 지출이 많아지는데도 불구하고 은퇴를 대비해 충분한 의료비를 모아두는 미국인들은 그리 많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뉴욕타임스 소피아 포스터-디미노>
LA 김모씨(69)는 병원비 걱정은 하지 않는다. 김씨와 부인 모두 건강한데다가 전국 어디에서나 사용할 수 있는 오리지널 메디케어를 가지고 있고 메디케어에서 커버해주지 않는 의료비용을 대신 내주는 메디 갭까지 가지고 있어 든든했다. 그래서 의료비를 위해 별도로 저축해 놓은 돈이 없다. 김씨는 집도 3채나 있다. 급하게 많은 의료비가 필요하다면 집을 한 채 팔아서 조달하면 된다고 생각했다. 이것도 여의치 않은 이중국적을 신청해 한국으로 가면 된다는 계획이다. 김씨는 친구들 몇 명이 이미 양로병원에 입원해 있다 숨졌다고 말하면서도 꼭 필요하지 않은데도 벌써부터 의료비 걱정에 돈을 모을 생각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하지만 김씨처럼 은퇴후 충분한 의료비 지출원이 있다면 모르지만 대부분은 그렇지 못한 상태다.
최근 잇달아 발표되는 통계 보고서는 은퇴자들의 의료비 조달문제에 대한 우려섞인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은퇴 연령에 가까운 사람 중에서 의료비용을 충분히 대비한 사람은 거의 없다는 것이다.
실제 은퇴 후 지출되는 의료비용은 생각보다 많다. 특히 장수시대를 맞아 수명이 길어지면서 많은 은퇴자들이 모아뒀던 돈을 다 써버려 말년에 발생하는 의료비에 힘겨워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65세부터 연방정부에서 제공하는 메디케어에 의지하면 된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면 100% 커버해주는 것은 아니다. 그나마도 다소간의 여윳돈이나 재산을 가져도 일정 금액은 각자가 부담해야 한다. 메디케어는 은퇴 노인의 의료비 약 60%만 커버해준다고 보면 된다.
메디케어에서 지불하지 않는 의료비를 대신 커버해 주는 메디캡 보험 역시 장기 간병보험이나 자택 간호 같은 비용은 제공하지 않는다.
전미노인협회(AARP)의 세츠펀드 수석 부사장은 “메디케어가 모든 비용을 커버해주는 생각은 잘못된 것”이라고 말했다.
▲의료비 매년 상승
의료비용은 매년 6%씩 올라가고 있다. 의료비용을 위한 저축이 필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더군다나 수명이 늘어나면서 모아둔 돈이 모두 소진되는 은퇴자들도 많다.
피델러티에 따르면 65세에 은퇴한다면 은퇴 기간 중 약 24만5,000달러를 의료비용으로 사용한다. 이 수치는 남성 85세, 여성 87세를 산다고 가정했을 때 나온 금액이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이보다 훨씬 더 많은 돈이 든다고 반박했다.
비영리 무당파 종업원 베니핏 연구소는 65세까지 39만2,000달러 정도는 의료비용으로 모아 둬야 한다고 밝혔다.
연구소의 폴 프로스틴 연구 및 교육프로그램 국장은 “의료비용을 고려할 때는 절대 평균치를 생각하면 안 된다”면서 “수명이 얼마나 될지 모르기 때문에 99%는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미국인 절반은 모아둔 저축금을 다 쓰고 한푼없이 지내다가 죽는다고 그는 덧붙였다.
신약이 계속 개발되면서 만성질환자를 포함해 인간의 수명이 점점 길어지고 있다. 이로 인해 은퇴 후 사용하게 될 의료비용은 눈덩이처럼 불어나게 마련이다.
▲직장 은퇴건강보험 축소 추세
이와 함께 적지 않은 고용주들이 보험료 인상 등의 이유로 은퇴 종업원에 대한 건강보험을 줄이는 추세라고 케빈 보일스 은퇴 및 대학 저축 보험사인 애센서스 부사장이 밝혔다.
이와는 반대로 많은 고용주들이 의료비 저축 계좌를 개설해 종업원들이 세금 전 수입으로 미래의 의료비용을 마련하도록 배려해 주기도 한다. 회사가 종업원들에게 떠넘기는 것으로 보인다.
이 프로그램은 의료 플랜에만 사용하게 되며 2016년의 경우 계좌당 연간 최고 3,350달러까지 저축할 수 있다. 나이가 55세 이상이면 1,000달러를 추가로 적립할 수 있다.
연구소에 따르면 평균 의료비 저축 계좌에 적립된 65세 이상자의 평균 금액은 5,016달러다.
따라서 의료비 저축 어카운트는 젊은 나이에 시작할수록 은퇴 후 더 큰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의료비 저축 계좌
보일스 부사장은 “의료비 저축계좌가 은퇴 후 의료비 마련을 위한 최상의 방법”이라면서도 “대단히 큰 오해들을 갖고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주의를 당부했다.
의료비 저축계좌는 개인 은퇴플랜처럼 주식이나 채권에 투자할 수 있다.
일단 가입자가 65세가 넘어 메디케어에 가입한 다음에는 더 이상 계좌에 돈을 적립할 수 없다. 하지만 이미 적립돼 불어난 돈은 페널티 없이 의료비용으로 사용할 수 있다.
이런 저축계좌가 없다면 은퇴자들은 결국 집을 팔거나 리버스 모기지로 집에서 돈을 뽑아 의료비용을 조달해야 한다.
웨스트본 투자사의 나산 가르시아 공인 재정계획사는 “의료비 저축이 충분하지 않으면 그 스트레스가 가족 전체에게 내려가게 된다”면서 “결국 자신들에게 부담이 된다”고 말했다.
▲의료비 비축은 얼마나?
그럼 얼마 정도의 의료비를 마련해 두는 것이 좋을까.
전문가들은 3년치 수입 정도를 있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물론 의료비용이 계속 올라가기 때문에 이를 감안해서 저축금액도 늘려가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집안 내력에 장기 간병이 필요한 부모나 친척이 있다면 장기 간병에 대한 대비책도 마련해야 한다.
10여년 전 초기 알츠하이머 진단을 받은 A씨는 12년간 투병하다가 67세의 나이에 숨졌다. 장기 간병보험을 가지고 있었던 그는 12년간 소요된 65만 달러의 의료비를 모두 보험에서 지불했다. 하지만 A씨는 약과 별도의 간호비용 등 자기 분담금 10만 달러를 내야 했다. 그는 은퇴 대비를 위해 마련해 뒀던 저축금으로 이를 충당해야 했다.
간병인 전문가들은 “알츠하이머는 가장 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질병이지만 메디케어에서는 간병 비용을 커버해 주지 않는다”고 주의를 상기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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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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