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월 25일 쿠바의 공산혁명 지도자 피델 카스트로 전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이 향년 90세로 세상을 떠났다. 카스트로는 체 게바라와 함께 1959년 공산혁명에 성공한 뒤 50년 가까이 쿠바를 이끌었다. 미국은 1961년 1월 쿠바와 국교를 단절했고 미 국민들에게는 그는 독재자로 남아있다.
최근 AP 통신은 쿠바 국영방송이 한 소년을 등장시켜 카스트로를 추모했다고 전했다. 그 소년은 16년 전 전세계를 떠들썩하게 했던 앨리안 곤살레스다. 1999년 11월 소년은 엄마와 함께 플로리다로 밀입국을 시도하던 중 풍랑으로 엄마가 익사했고 표류 중 미국어선에 구조되어 마이애미의 친척집에 보내졌다. 쿠바의 아버지는 아들이 돌아와야 한다고 주장했고 친척을 비롯 미국내 쿠바이민자들은 송환 결사반대를 외쳐 소년의 거취는 카스트로까지 직접 나서고 말았다.
결국 외교문제 비화 가능성에 부담을 느낀 미국은 소년을 강제구인하여 돌려보냈다. 자신을 데려가기 위해 마이애미 친척 집에 들이닥쳐 총부리를 겨눈 이민국직원 앞에 울움을 터뜨린 6세 소년의 모습을 기억할 것이다. 22세 청년이 된 그는 군사학교에 다닌다고 한다. 2014년 12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쿠바와 관계복원을 선언한 이후 가끔 이 소년이 궁금했었다.
카스트로 사망 며칠 후인 28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은 28일 트위터를 통해 “쿠바, 더 나은 협상 의지가 안보이면 관계를 단절하겠다” 고 밝혔다.
과거 한국에서도 1998년 11월부터 약 10년간 북한 금강산 관광이 잘 시행되다가 2008년 7월 관광객 피격사망사건으로 금강산 관광이 중단된 지 8년이 넘었다. 약 200만 명의 한국인들이 금강산을 구경했고 재외한인들도 한국 방문길에 금강산 구경이 정해진 코스가 되었었다. 그러나 최근 북한의 핵실험과 장거리미사일 발사, 개성공단 폐쇄 등 남북관계 경색으로 금강산 관광은 요원해 보인다. 11월 28일에는 미국과 쿠바 아바나 직항로 운항이 55년만에 재개되면서 쿠바는 많은 변화가 일어날 것이다.
현재 맨하탄 자연사박물관에서 열리는 ‘ 쿠바! ( CUBA!) 전에 방문객이 날로 급증하고 있다. 뉴욕과 아바나 직항항공사 중 하나인 제트 블루와 쿠바 자연사박물관 등이 후원하는 이 특별전은 11월 21일 개막되어 내년 8월 13일까지 열린다. 쿠바의 지역적 특성, 쿠바 다큐멘터리, 쿠바의 자연, 자전거택시, 시거룸 등의 문화와 스트릿 라이프, 쿠바 사람들에 대해 알려준다.
흑백 다큐멘터리에는 공산혁명을 이끈 피델 카스트로와 체 게바라가 나란히 짚차를 타고 시내를 지나는 모습도 나온다. 소 전시실 한곳에서는 천정에 가득 두껍고 길다란 담배잎 묶음을 거꾸로 매달아 건조시키고 있다. 세계 최고로 알려진 쿠바의 시가 수제작업 모습이다. 가장 흥미로운 것은 쿠바에 공존하는 가톨릭, 개신교, 인디언 토속교, 아프리카 요루바족의 전통종교 등의 복장 및 제단이다.
남미 원주민들은 15세기에 크리스토퍼 콜럼버스가 쿠바에 상륙하면서 19세기까지 스페인의 식민지로 살아야했고 16세기초부터는 19세기까지 아프리카 흑인노예들이 100만명이상 끌려와 사탕수수와 담배, 커피 농장에서 일했다. 스페인 식민지 영향으로 가톨릭이 대세였지만 카스트로 정권의 탄압으로 약화됐고 기독교, 아프리카 요루바(나이지리아족)의 전통종교가 섞인 혼합종교( Santeria)가 민중종교로 존재하고 있다. 당연히 인종도 스페인계, 인디언후손과 유럽인 후손 혼혈, 중남미 백인과 흑인 혼혈 등으로 이뤄진다.
‘ 카리브해에 떠있는 붉은 섬 ’, ‘ 카리브해의 진주’ 라 불리는 쿠바는 요즘 미국인들의 핫 관광 코스이다. 아메리카 대륙에 처음 성립된 공산주의 정권, 1991년 소련 붕괴이후 심각한 경제난 속에서 살아남은 쿠바, 자유를 찾아서 쿠바 탈출 100만명 등등 우리의 머릿속에 그곳은 반세기 동안 갈 수 없는 나라였다. 그래서 빗장이 열리자 더욱 가고싶은가 보다.
맥도널드가 들어오기 전에, 고층빌딩들이 들어서기 전에, 60년대 과거의 모습이 바뀌기 전에 보러가자는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가 대통령에 취임한 이후 미국과 쿠바의 관계는 어디로 갈까? 과연, 성수기인 이번 시즌에 쿠바를 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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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병임/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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