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포니아 오클랜드의 낸시 하비가 은퇴 후 수입이 급속히 줄어들자 자신의 집을 개조해 만든 차일드 케어 센터에서 어린이를 돌보고 있다. 은퇴후 수입이 모자라 제2의 도약을 꿈꾸며 부동산 학교 등에 등록하는 은퇴자들이 늘고 있다. AP>
돈은 많아도 걱정, 없어도 걱정이다. 특히 은퇴 후 노후를 보내는 은퇴자들에게는 더욱 그렇다. 돈이 적으면 궁핍한 은퇴생활로 쪼들릴까 걱정이고 돈이 많으면 제대로 관리하지 않다가 순식간에 날려 버릴까 걱정이다. 요즘은 장수시대다. 65세인 사람이 90세를 넘길 확률은 25%나 된다.
의학이 발전하면 이 확률도 더 높아질 것이다. 100세 시대에 접어든 현대인들의 안정된 은퇴생활을 위한 재정계획을 정리했다
수입이 적어 은퇴생활이 빠듯한 사람들은 오히려 재정에 민감하다. 예상치 못한 지출이 발생하면 대책이 없기 때문에 꼼꼼히 챙긴다. 하지만 돈이 많아 여유롭게 살아가는 은퇴자들은 별로 걱정을 하지 않는다. 곳간을 열어보면 먹을 것이 충분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곳간이 언제나 가득 차 있지는 않는다는 사실도 알아야 한다. 현명한 재정계획을 세워두지 않는다면 노년에 낭패를 볼 수 있다는 점도 명심해야 한다.
▲버젯을 세우고 지출을 점검한다
샌안토니오의 재산관리 센터에서 재정설계사로 일하는 타이 호지스는 “항상 기본을 생각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돈 버는데 자신이 있다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재정계획이 소홀해 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아무도 장담할 수 없는 것이 은퇴자의 미래다.
나이가 들면 뜻하지 않는 의료비용이 나갈 때가 있다. 또 갑작스런 집안 수리비가 발생할 수도 있다.
갑자기 무릎 통증이 심해 응급실을 찾아야 하는 경우가 있을 것이다. 또 퇴원 후 물리치료를 받는데도 대략 1,000달러를 들어간다. 손녀가 다른 곳으로 이사를 간다면 조부모로서 이사비용에라도 보태라고 용돈정도는 쥐어 줘야 할 것이다.
집안 수도나 하수 파이프가 파열되는 일도 생길 것이다. 뜻하지 않게 돈이 나갈 일들이 줄줄이 찾아 올 것이다. 갑자기 찾아오는 지출 항목에 대해서도 충분한 준비가 필요하다.
무료로 재정계획을 세워주는 인터넷 사이트들이 많다. 정기 지출계획을 세우고 선물이나 여행 등과 같이 예상치 못했던 비용도 별도로 책정해 둔다.
▲소셜시큐리티 연금계획을 세운다.
미국인 절반 이상이 소셜시큐리티 연금 수입에 의존해 산다. 소셜시큐리티 연금은 미국인들의 주요 수입원이라는 말이다.
소셜시큐리티 연금은 특히 평생 받는다. 개인적으로 모아둔 돈은 시간이 지날수록 줄어들지만 소셜연금은 그렇지 않다.
많은 미국인들이 은퇴 나이에 접어들거나 은퇴 후에나 소셜연금의 중요성을 깨닫는다. 이미 늦었다.
비즈니스를 운영하는 사람들은 더욱 그렇다. 수입을 최대한 줄여 세금을 내지 않으려 한다. 이런 경우 은퇴후를 대비해 내는 소셜시큐리티 세금(FICA)도 줄어들게 된다. 낸 세금이 적으면 은회 후에 받을 소셜시큐리티 연금도 작다.
세금을 내지 않고 현금을 모아두면 된다는 생각을 갖겠지만 잘못된 판단이다. 앞서 말한대로 소셜시큐리티 연금은 평생을 받는 베니핏이다. 곳간에 쌓아둔 현금은 한 순간에 없어질 수도 있고 인플레이션에 따라 화폐 가치가 하락할 수도 있다. 결코 좋은 방법은 아니다.
자신의 기대 수명치를 예상해 소셜시큐리티 연금을 최대한 늦춰 받는 방법도 좋다. 늦게 받을수록 연금액은 늘어난다.
소셜시큐리티 연금을 결코 얕잡아봐서는 안된다.
▲장기 재정계획을 세운다
돈도 권력처럼 영원하지 않다. 사람의 수명은 해가 갈수록 길어만 간다. 장기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재정 계획을 세워두는 것이 현명하다.
미국인들의 2/3는 은퇴 후 사용할 장기 재정계획에 우려감을 나타내고 있다. 수명이 길어질수록 적당한 수입 배분이 중요해 진다. 말년을 대비한 재정계획이 필요하다.
돈을 충분히 벌고 있다고 생각하는 고소득자일수록 재정에 안정을 확보하지 못 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언제라도 충분한 돈이 마련될 수 있다는 자신감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샌디에고 재정설계사 테일러 슐트는 이런 생각은 매우 위험하다고 경고했다. 그는 “세상 일은 빠르게 변할 수 있다”면서 금융위기에서 비롯된 미국의 대공항(2008~2009년) 때 자산 가치가 절반으로 곤두박질 쳤을 때를 기억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전문가들은 비상시를 대비해 3~6개월치의 생활비는 비축해 두는 것이 바람직 하다고 소개했다.
▲세금 전략을 잘 세운다
은퇴를 하면 세금을 내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그렇지 않다. 한꺼번에 많은 돈이 들어오면 그만큼 많은 세금을 내야 한다.
특히 소셜시큐리티 연금도 은퇴자의 수입이 얼마인가에 따라 일부는 과세 대상이 된다.
부부 공동 세금보고 일 때 부부의 수입이 3만2,000달러 미만이면 소셜시큐리티 연금은 세금을 내지 않는다. 하지만 3만2,000~4만4,000달러의 수입을 올린다면 소셜시큐리티 연금의 50%가 세금 대상이다. 또 4만4,000달러를 넘기면 넘긴 만큼의 연금 중 85%는 과세 대상이다.
▲수입 증가만큼 저축을 더 한다
직장인이라면 직장에서 제공하는 401(k) 등 은퇴플랜에 가입하고 있을 것이다. 만일 수입이 늘어난다면 늘어난 수입 만큼의 비율로 더 많이 저축을 해야 한다.
은퇴 플랜의 적립금은 세금 유예를 받는다. 절세 효과뿐 아니라 더 많은 돈을 저축해 불려 나갈 수 있다는 의미다.
▲불필요한 물건을 사지 않는다
충분한 여유자본이 있다면 몰라도 단지 취미 생활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해 값비싼 물건을 구입하는 것은 삼가는 것이 좋다.
보트를 구입한다거나 제트 스키, 4륜 구동 자동차 등등 모아둔 돈을 금방 소진하는 잘못된 선택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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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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