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A 필하모닉 영화음악 상영·연주
▶ 오는 17·18·20일 디즈니 콘서트홀, ‘이유 없는 반항’‘워터프론트’‘카사블랑카
‘이유 없는 반항’
LA 필하모닉은 11월 중 사흘에 걸쳐 디즈니 콘서트홀에서 할리웃 황금기의 고전명작 3편의 영화를 상영하면서 이 영화들의 음악을 생으로 연주한다‘.이유 없는 반항’(Rebel without a Cause·1955)과 ‘워터프론트’(On hte Waterfron·t 1954) 그리고 ‘카사블랑카’(Casablanca·1942)가 무대 위에 설치된 빅스크린에서 상영되면서 영화음악을 LA필이 생으로 연주한다. LA필이 이 영화들을 고른 이유는 영화가 걸작 클래식일 뿐 아니라 영화음악도 영화처럼 세월이 지나도 기억되는 명작이기 때문이다.
시리즈 처음 영화는 17일에 상영되는 ‘이유 없는 반항'. 제임스 딘을청춘의 우상으로 만들어준 이 영화는 LA에 사는 고등학생 딘을 통해 10대의 불안과 소외와 고독 그리고부모와의 소통의 단절과 우정과 사랑을 그린 명화로 니콜라스 레이가 감독했다.
청춘의 정열을 상징하는 듯한 붉은 색의 재킷을 입은 딘 외에도 나탈리 우드와 샐 미네오가 공연하는데 이 세 사람은 모두 비운의 죽음을 맞았다.
영화음악은 스탠리 쿠브릭이 감독하고 라이언 오닐이 주연한 ‘배리 린든'(Barry Lyndon·1975)과 포크싱어우디 거트리(데이빗 캐라딘 분)의 삶을 다룬 ‘바운드 포 글로리'(Boundfor Glory·1976)로 오스카상을 두 번이나 탄 레너드 로젠만이 작곡했다.
로젠만은 ‘반지의 제왕’의 음악도 지었다.
1955년 로젠만은 30세로 이 해에 ‘이유 없는 반항’ 외에도 역시 딘이나온 ‘에덴의 동쪽'(East of Eden)과 정신병원을 무대로 한 드라마 ‘거미집'(The Cobweb)의 음악도 작곡했다.
현대음악가 아놀드 쇤버그와 함께 공부한 로젠만은 그 때까지만 해도 낭만파 음악이 주도하던 영화음악에 20세기 음악을 도입했다. 그의 재즈색서폰 멜로디에 곁들인 날이 선 무조성이 10대의 상기된 감정과 분노와 경험을 잘 대변하고 있다는 평을 받았다.
이 날 지휘를 할 할리웃보울 오케스트라 부지휘자 스캇 던은 “로젠만의 음악은 상심하는 낭만성과 음조에서 해방된 아방-가르드 정신이 절묘하게 혼합된 것”이라고 말했다. 로젠만을 친구이자 사부로 여기는 던은 “로젠만은 자기와 동시대 작곡가인레너드 번스타인과 아론 코플랜드가 영화음악에 관여하면서도 고전음악작곡가로서의 위치를 유지하면서 음악계의 존경을 받았던 것을 매우 부러워 했었다”고 프로그램북에서 말했다.
이어 18일에는 엘리아 카잔이 감독하고 말론 브랜도가 주연한 뉴욕부두노조의 부패상을 파헤친 흑백걸작 ‘워터프론트’가 상영된다. 브랜도외에도 로드 스타이거와 리 J. 캅과칼 말덴 그리고 에바 마리 세인트가공연한 이 영화는 작품, 감독·각본,남우주연(브랜도) 및 여우조연(이 영화로 데뷔한 에바 마리 세인트)상 등 모두 8개의 오스카상을 탔다.
영화음악은 카잔의 의뢰를 받고 레너드 번스타인이 작곡했는데 그의 유일한 영화음악이다. 번스타인은 음악을 작곡하기 위해 잠시 LA에서 살았는데 자신의 경험에 대해 매우 낙담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그의 음악은 오스카상 후보에 올랐었다.
색서폰이 주조로 황량한 부두의 분위기를 묘사하는 음악은 재즈성이 강하면서도 교향곡적 내성을 지녔다.
나는 이 영화를 고등학생 때 보면서 오프닝 크레딧 부분에서 드럼이 리드하는 폭력을 행사하는 듯한 강렬한 리듬에 빨려 들어갔던 기억이 난다.
영화음악은 ‘워터프론트 교향적 조곡’으로 출반됐다.
시리즈 마지막 영화는 20일에 상영될 로맨스영화의 금자탑인 ‘카사블랑카’ . 2차대전 중 모로코의 카사블랑카를 무대로 카페 주인 릭(험프리 보가트)과 파리에서의 그의 연인이었던 일사(잉그릿 버그만)와의 이루지 못할 사랑을 그린 이 영화는 그내용 못지않게 음악이 매우 중요한 극적 구실을 한다. 오스카 작품, 감독(마이클 커티즈) 및 각본상 등을 탔다.
영화에서 가장 유명한 노래가 카페의 흑인가수 샘(둘리 윌슨)이 피아노를 치면서 부르는‘ 애즈 타임즈 고바이'(As Times Go By). 샘이 약간 탁한 음성으로 “유 머스트 리멤버 디스”라면서 시작하는 노래가 릭과 일사의 가슴 아픈 사랑을 청승맞게 감싸 도는데 릭의 지시로 추억의 이 노래를 부르지 않던 샘은 느닷없이 나타난 일사가“ 옛날을 생각해 노래 불러달라”고 부탁하는 바람에 노래했다가 뒤늦게 나타난 릭에게 야단을 맞는다.
그런데 이 노래는 1931년 작 뮤지컬 ‘에브리바디즈 웰컴’ (Everybody'sWelcome)을 위해 허만 헙펠드가 지은 것으로 이 뮤지컬은 후에‘ 카사블랑카’의 원작이 된 연극 ‘모두들 릭의 카페에 오네'(Everybody Comes toRick's)에서도 노래 불려졌다.
‘카사블랑카’의 음악은 ‘영화음악의 아버지’라 불린 비엔나 태생의 맥스 스타이너가 작곡했다. 스타이너는 ‘나우, 보이저'(Now, Voyager·1942)를비롯해 모두 3차례 오스카상을 탔는데 그의 영화음악 중 가장 유명한 것이 ‘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Gone withthe Wind·1939)의 음악이다. 그는 이밖에도 ‘제저벨'(Jezebel·1938), ‘킹콩'(King Kong·1933) 및 ‘젊은이의양지'(A Place in the Sun·1951) 등의 음악도 지었다.
스타이너 역시 로젠만처럼 클래식음악으로 시작한 사람으로 비엔나에서 그와 함께 공부한 사람이 구스타브 말러다. 스타이너는 미국으로 이주한 뒤 조지 거쉬인의 음악을 편곡하기도 했는데 따라서 ‘카사블랑카’의 음악은 그의 이런 배경을 뒷받침하듯이 교향곡적 언어와 브로드웨이 멜로디가 조화를 이룬 것이라는 평을 받았다.
‘워터프론트’와 ‘카사블랑카’의 음악은 역시 영화음악 작곡가인 데이빗 뉴만이 지휘한다. 그는‘ 장미전쟁’(The War of the Roses·1989)‘ 타인의돈'(Other People's Money·1991) ‘호파'(Hoffa·1992) 및 ‘마틸다’ (Matilda·1996) 등의 음악을 작곡했다.
데이빗의 아버지는 맥스 스타이너와 디미트리 티옴킨(‘하이 눈’‘ O.K.
목장의 결투’ ‘노인과 바다')과 함께 ‘영화음악의 3대부’라 불린 알프렛 뉴만으로 알프렛은 ‘폭풍의 언덕'(Wuthering Heights·1939) ‘이브의 모든 것'(All about Eve·1950) 및‘모정'(Love Is a Many-SplendoredThing·1955) 등으로 모두 9번이나 오스카상을 받았다.
20세기 폭스사에서 오래 일한 알프렛의 음악으로 유명한 것이 폭스의 영화가 시작되기 전 로고가 나올때 울려 퍼지는 팡파레다.
‘워터프론트’
‘카사블랑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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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흥진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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