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 오후 5시 컵스와 NLCS 6차전 격돌
▶ 5일 쉬고 등판 커쇼“염소의 저주 영원하리”
다저스의 운명을 짊어지고 6차전 마운드에 오르는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
LA 다저스의 두 좌완선발 클레이튼 커쇼와 리치 힐이 다저스의 월드시리즈 진출을 목표로 이번 주말 시카고 리글리 마운드에 오른다. 시카고 컵스는 장장 108년째 계속된 월드시리즈 우승 가뭄을 끝내려면 우선 이들 중 한 명을 꺾어야 한다.
다저스와 컵스는 22일 오후 5시(LA시간, TV-FS1) 리글리필드에서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NLCS) 6차전으로 격돌한다. 6차전에서 컵스가 이기면 시리즈가 끝나지만, 다저스가 이긴다면 7차전은 23일 같은 시간, 같은 장소에서 펼쳐진다.
4, 5차전에서 그동안 잠자던 타선이 깨어나면서 2연승을 거둬 시리즈 3승2패 리드를 잡은 컵스는 6차전에서 승리하면 1945년 이후 71년 만에 처음으로 월드시리즈에 진출하게 된다. 그리고 만약 지더라도 7차전이라는 한 번의 기회가 더 있다.
반면 1988년 이후 28년만의 월드시리즈 진출을 노리는 다저스는 벼랑 끝에 서 있다. 지면 그대로 탈락이다. 살아남는 길은 오직 하나. 홈팬들이 열광하는 적지에서 올 시즌 103승을 거둔 메이저리그 최강팀을 이틀 연속으로 격파해야 한다. 당연히 힘든 과제다.
더구나 극심한 슬럼프에서 허덕이던 컵스 타선이 4, 5차전에서 완전히 깨어나며 활활 타오르고 있어 더욱 부담스럽다. 컵스의 타선이 지난 두 경기에서 보여준 맹위를 리글리에서도 이어간다면 다저스의 승산은 ‘제로’다.
하지만 다저스에 희망이 있는 것은 바로 6, 7차전에 나서는 선발투수들 때문이다. 특히 6차전 선발 등판하는 커쇼는 ‘지상 최고의 투수’라는 수식어가 말해주듯 현 세대를 대표하는 최고의 수퍼 에이스다.
그동안 포스트시즌에 약한 면을 보였던 것이 사실이지만 그는 이번 시리즈 2차전에서 컵스 타선을 7이닝동안 2안타 무실점으로 잠재우는 ‘커쇼다운’ 모습으로 진정한 ‘에이스의 위용’을 되찾았다. 컵스 타선이 이번 시리즈 2, 3차전에서 잇달아 영패를 당하며 극심한 슬럼프에 빠진 것도 사실 커쇼에게 압도당한 것에서부터 시작된 것이었다.
커쇼는 그동안 플레이오프에서 사흘만 쉬고 마운드에 오르는 일을 밥 먹듯이 해왔다. 하지만 이번엔 오랜만에 5일이나 쉬고 마운드에 오른다. 지금처럼 펄펄 끓고 있는 컵스 타선을 잠재울 수 있는 투수는 아마 커쇼밖에 없을지 모른다. 다저스로선 이제 커쇼를 믿는 것 외엔 다른 방책이 없다.
다저스로선 중요한 과제는 커쇼가 마운드에 있는 동안 타선이 점수를 뽑아줘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그것이 만만치 않다. 컵스의 6차전 선발인 우완투수 카일 헨드릭스는 올 정규시즌 16승8패의 성적과 함께 2.13이라는 평균자책점으로 이 부문 메이저리그 전체 1위에 오른 투수다.
다저스는 2차전에서 헨드릭스를 상대로 6회 1사까지 단 3안타 밖에 때리지 못했지만 그 중 하나가 에이드리언 곤잘레스의 솔로홈런이었기에 1-0 승리를 거둘 수 있었다. 만약 점수를 뽑지 못해 승부가 불펜싸움으로 흘러간다면 다저스의 승산은 희박해진다. 이미 컵스 타선은 다저스 불펜을 압도하는 파워를 보였기 때문이다. 지금 다저스 불펜진에서 컵스 타선을 막아낼 위력을 지닌 선수는 클로저 켄리 잰슨 밖에 없다.
만약 커쇼가 6차전 승리를 안겨준다면 다저스는 최종 7차전에서 ‘커브볼 스페셜리스트’ 힐에게 다시 운명을 맡기게 된다. 힐은 시리즈 3차전에서 컵스를 상대로 6이닝동안 2안타 무실점으로 압도하며 승리를 따낸 바 있다. 컵스의 선발투수는 지난해 NL 사이영상 수상자인 우완 제이크 아리에타가 대기하고 있다. 아리에타는 시리즈 3차전에서 힐에게 패한 뒤 자신이 이번 시리즈에 다시 등판할 것이라고 장담한 바 있는데 지금 다저스 입장에선 그의 말이 맞는 것이 더 좋아진 상황이다.
다저스는 원정경기에 강한 팀이다. 이미 리글리필드에서 2차전을 이긴 경험이 있고 1차전에서도 비록 패했지만 끌려가던 경기를 8회에 동점으로 만드는 저력을 보였다. 워싱턴 내셔널스와의 디비전 시리즈에서도 적지에서 벌어진 최종 5차전을 이겼다.
더구나 컵스는 지난 70년간 월드시리즈에 나가지 못했고 107년간 우승이 없는 유명한 ‘징크스의 팀’이다. 6차전에서 커쇼가 다저스에게 생명줄을 던져 준다면 최종 7차전에서 컵스 선수들이 느낄 부담감은 실로 어마어마할 것이다. 벼랑 끝에 선 처지는 다저스나 컵스나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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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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