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4연속 우승 제동
▶ 김민선 3위 등 ‘톱10’에 4명
16일 인천 스카이72 골프클럽에서 열린 LPGA KEB하나은행 챔피언십에서 우승을 차지한 카를로타 시간다가 동료선수들에게 축 하를 받고 있다. <뉴시스>
한인 골퍼 앨리슨 리(21·한국명 이화현)가 결정적인 실수로 다 잡았던 생애 첫 우승을 눈앞에서 놓쳤다.
스페인의 카를로스 시간다가 태극낭자들의 4연속 우승 행진에 제동을 걸고 한국에서 첫 우승의 감격을 누렸다.
앨리슨 리는 16일 인천 영종도 스카이72 골프앤리조트 오션코스(파72·6,364야드)에서 막을 내린 ‘LPGA KEB하나은행 챔피언십(총상금 200만 달러)' 최종일 연장 승부 끝에 스페인의 카를로타 시간다에 우승을 내줬다. LPGA 투어 우승 경험이 없는 앨리슨 리와 시간다는 이날 생애 첫 승을 놓고 역전과 재역전을 주고받는 피 말리는 접전을 펼쳤다.
3라운드까지 2위에 3타 차 앞선 단독 선두에 오르며 생애 첫 승의 기대에 부풀었던 앨리슨 리는 마지막날 부담감 때문인지 10번홀까지 무려 4타를 잃으며 부진했다. 그 사이 시간다는 10번홀까지 보기 없이 버디만 6개를 잡아내는 맹타를 휘두르며 14언더파로 멀찌감치 달아났다.
앨리슨 리의 첫 승에 대한 꿈은 이대로 멀어지는 듯 했다. 그러나 5개 홀을 남기고 예기치 않은 방향으로 경기가 흘렀다.
시간다가 14번홀(파4)에서 더블 보기를 했다. 앨리슨 리는 15번홀(파4)에서 첫 버디를 잡으며 둘의 격차가 좁혀졌다. 흔들리기 시작한 시간다는 16번홀(파4)에서 또다시 보기를 범했고, 기세가 오른 앨리슨 리는 17번홀(파3)에서 버디에 성공하며 순식간에 동타가 됐다. 마지막 18번홀(파5)에서 먼저 플레이 한 시간다가 또다시 보기를 하며 앨리슨 리가 다시 단독 선두로 나섰다.
파 세이브 만해도 생애 첫 우승을 결정지을 수 있는 상황에서 앨리슨 리가 결정적인 실수를 했다. 3번째 샷을 워터 해저드에 빠뜨린 것. 결국 보기로 마무리하며 우승 트로피의 향방은 연장에서 가려지게 됐다. 연장전은 우승자가 가려질 때까지 18번홀(파5)에서만 진행될 예정이었지만 첫 번째 승부에서 우승자가 가려졌다. 앨리슨 리는 회심의 버디 퍼트가 아쉽게 홀 컵 지나치며 파에 그쳤다. 반면, 시간다는 깔끔하게 버디를 성공시켜 기쁨의 우승 세리머니를 했다.
시간다는 지난 6월 마이어 LPGA 클래식에서 연장 끝에 김세영(23)에게 연장 끝에 패했던 아픔을 씻고, 한국에서 생애 첫 우승의 기쁨을 맛봤다.
지난달 마지막 메이저대회인 에비앙 챔피언십 이후 4개 대회 연속 우승에 도전했던 한국 선수들은 안방에서 우승을 내줬다.
한국 선수 중에는 김민선(21)이 8언더파 280타로 가장 좋은 성적으로 공동 3위를 차지했다. 허미정(27)이 공동5위(7언더파 281타), 배선우(22)가 공동7위(6언더파 282타)에 위치했다. 2주 연속 우승에 도전했던 김인경(28)은 최종일 막판에 무너지며 공동 10위(5언더파 283타)에 그쳤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서 7승을 거두고 있는 박성현(23·넵스)은 공동13위(4언더파 284타)로 대회를 마쳤다. LPGA 투어 신인왕을 확정한 전인지(22)도 나란히 공동 13위에 올랐다.
세계랭킹 1위 리디아 고(뉴질랜드)는 공동51위(3오버파 291타)로 미끌어졌고, 2위 에리야 쭈타누깐(태국)은 최종일 3타를 줄여 공동13위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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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시즌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28 번째 대회이자 한국내에서 열리는 유일한 LPGA 무대인‘KEB하나은행 챔피언십’이 16 일 인천 영종도 스카이72 골프앤 리조트에 서 파이널경기를 하고 있다. <뉴시스>
■우승은 놓쳤지만 ‘최고 인기’ 스타
<앨리슨 리 초반 단독 선두>
앨리슨 리(한국 이름 이화현)는 인천 영종도 스카이72 골프장 오션코스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KEB 하나은행챔피언십에서 역전패 당했다.
하지만 앨리슨 리는 이번 대회에서 우승 트로피 못지않은 성과를 거뒀다. 이번 대회 최고 인기 스타로 떠올랐다.
대회 내내 앨리슨 리는 주인공이었다. 작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한화 클래식에 초청 선수로 출전한 데 이어 지난해 이 대회에 출전하는 등 한국에서 두차례 대
회에 나선 적이 있지만 당시에는 거의 존재감이 없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1라운드에서 7언더파 65타를 쳐 단독 선두로 나선 덕이었다.
스포트라이트가 쏟아졌다.
이국적인 외모지만 부모가 다 한국인이고 한국말을 유창하게 구사하는 데다 한국 음식이라면 자다가도 일어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한국 팬들을 빨아들였다.
앨리슨 리는 이번 대회에 어머니 김성신(48) 씨와 외할아버지 김홍(80) 씨가 동행했다. 김씨 부녀는 34년 전에 미국으로 이민을 갔다.
앨리슨 리는 “한국은 내 뿌리"라면서 애틋한 감정을 자주 표현했다. UCLA를 다니면서 학업과 투어를 병행하는 ‘엄친딸'이라는 점도 호감을 샀다. 앨리슨은 “학교
수업 때문에 중국, 말레이시아, 일본 등에서 열리는 3개 대회를 건너뛴다"면서 “내년 6월에 꼭 졸업장을 받겠다"고 다짐하기도 했다.
라운드가 거듭될수록 앨리슨 리를 응원하는 갤러리가 늘어갔다.
최종 라운드 때는 2,000 명이 넘는 팬이 앨리슨 리를 따라 다니며 응원했다. 앨리슨 리는 “홀마다 이름을 불러주는 팬들이 많아져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비록 우승은 놓쳤지만, 앨리슨 리가 또 한 명의 LPGA 투어 스타로 자리매김한 대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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