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이란 무엇일까. 행(幸)과 복(福). Happiness. 사전에는 자신이 원하는 욕구와 욕망이 충족되어 만족하거나 즐거움을 느끼며, 불안감을 느끼지 않고 안심해 하거나 희망을 그리는 상태에서의 좋은 감정의 심리적인 상태 혹은 경지라 한다. 욕구와 욕망충족. 만족과 즐거움. 노(no)불안. 희망과 좋은 감정의 마음상태가 행복이다.
인간으로 태어나 살아가는 목적은 많다. 그 중 가장 큰 목적 중 하나는 행복추구일 거다. 인간 100이면 100, 1,000이면 1,000, 모두 다 불행을 택하여 살아가려고 할 자는 없다. 어쩌면 인간에게 있어 행복추구는 본능에 속할 수 있다. 재산이 아무리 많고 궁궐 같은 집에 산다 해도 본인의 마음이 만족치 못하다면 불행이 된다.
2016년 5월, 유엔이 선정한 세계행복보고서에 나타난 각 나라별 행복지수에서 세계1위로 뽑힌 나라는 덴마크다. 한국은 58위로 지난해보다 11계단이 떨어졌다. 그렇다면 덴마크의 백성이 어떻게, 왜 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생을 살아가는 걸까. 혹시 무슨 비결이라도 있는 건 아닐까. 덴마크의 행복비결은 휘게(Hygge)에 들어 있다.
휘게란 덴마크 사람들, 특히 가족과 친구들이 아주 심플하게 먹고 즐기는 여유로운 삶을 뜻하는 단어다. 영어로 풀어보면 ‘art of creating intimacy and simple pleasure with yourself, friend and home'이다. 휘게는 덴마크인의 인생철학 그 자체다. 그들은 비교하지 않고 돈에도 초연한다. 그들에게 중요한 건 가족과 홈이다.
인도와 중국 사이의 히말리야 산맥에 조그만 나라 부탄(Bhutan)이 있다. 부탄은 행복지수 GNH(Gross National Happiness)가 가장 높은 나라다. 이들은 왜 행복지수가 높을까. 부탄은 인구 70만 명의 1인당 년 소득 2,000달러에 불과한 가난한 나라다. 그러나 국민 중 97%가 자신은 행복하다고 말한다. 부탄은 원조를 안 받는다.
부탄엔 노숙자가 없고 고아원과 양로원도 없다. 복지행정과 시설이 없어서 그런 게 아니다. 부양할 사람이 없으면 친척이 맡고 그마저 없으면 마을에서 맡는 공동체문화가 있기 때문이다. 그들은 자연을 사랑한다. 국토의 60% 이상이 산림이 되도록 국가가 법으로 규정해 보호한다. 그들도 덴마크처럼 가족과 홈을 가장 중요시한다.
노자의 도덕경 33편에 보면 이런 말이 나온다. 자승자강 지족자부(自勝者强 知足者富). 자신을 이기는 자가 가장 강한 사람이요, 스스로 만족할 줄 아는 자가 가장 부자란 뜻이다. 도덕경은 지금으로부터 약 2,500년 전에 중국에서 나온 책이다. 예나 지금이나 인생살이를 부요하게 하는 생(生)의 철학과 지혜는 마찬가지인가 보다.
수천 년 동안 유대인을 지탱하게 해 준 그들만의 지혜의 책이 있다. 탈무드다. 탈무드에서의 행복론도 다를 바 없다. 자신이 가진 것을 만족하고 즐길 수 있는 자만이 행복한 자라고 한다. 이 말은, 즉 자신에게 없는 것을 바라는 것이 행복이 아니라, 이미 자신에게 있는 것으로 만족하고 즐기는 것이 행복이란 풀이다.
벨기에의 극작가이자 노벨문학상(1911)을 받은 모리스 마테를링크(1862-1949)의 동화 중 파랑새란 작품이 있다. 틸틸과 미틸 남매가 크리마스 전야에 행복을 안겨주는 파랑새를 찾아 해매는 꿈을 꾸다가 깨어났는데 그들이 기르던 비둘기가 그토록 찾아 헤맸던 파랑새였음을 깨닫게 된다는 내용이다. 행복이란 내 곁에 있음에야.
자신에게 없는 것 보다 있는 것을 찾아 리스트를 만들어 보면 어떨까. 상당히 많이 리스트에 적힐 것 같다. 이처럼 행복이란 먼데 있는 것이 아니다. 가까운 곳에 있다. 너무 가까이에 있어 찾지를 못하고 있을 뿐이다. 지금 당장 아픈 데가 없음을 알고 있다면, 얼마나 행복한가. 통증으로 인해 고통 중에 있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데.
트럼프가 연일 여성성희롱 추문 등으로 곤혹을 치르는 것을 본다. 얼마나 불행한가. 대통령후보면 뭐하고 억만장자면 뭐하나. 마음이 편해야 행복한 거지. 덴마크의 휘게. 가족, 홈 위주의 안락한 삶을 추구해 세계 행복지수 1위의 나라가 되어 있다. 부탄도 비슷하다. 노자, 탈무드, 모리스는 말한다. 행복은 만족 속에, 아주 곁에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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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욱 객원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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