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러시아 월드컵 최종예선 3차전, 기성용-지동원-손흥민 시원한 득점포 작렬
▶ 슈틸리케호, 카타르에 3-2‘진땀’재역전승
후반 13분‘명품’ 역전 결승골을 합작해 낸 손흥민(왼쪽)과 기성용이 기쁨을 나누고 있다. <연합>
9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에 도전하는 한국 축구대표팀 슈틸리케호가 아시아 최종예선 3차전에서 마지막 30분여를 10명으로 뛰는 숫적 열세를 극복하고 카타르에 힘겨운 3-2 진땀승을 거뒀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은 6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카타르와의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 3차전에서 전반 초반 기성용이 통쾌한 중거리슛으로 선취골을 뽑아냈으나 이후 카타르에 연속 2골을 내주고 1-2로 뒤진 채 전반을 마쳤다가 후반 초반 지동원과 손흥민의 동점과 역전골이 잇달아 터지며 짜릿한 3-2 재역전승을 거뒀다.
한국은 3-2로 경기를 뒤집은 후반 21분 중앙수비수 홍정호가 이날 두 번째 경고를 받고 퇴장당해 남은 시간 30분여를 10명이 뛰는 악조건과 경기 내내 이어진 말레이시아 주심의 극심한 편파적 판정에도 불구, 끝까지 악전고투 끝에 1골차 승리를 지켜냈다.
이로써 최종예선 전적 2승1무(승점 7, 골득실 +2)를 기록한 한국은 이날 우즈베키스탄(2승1패) 원정경기에서 1-0으로 승리한 이란(2승1무, 승점 7, 골득실 +3)에 골득실에서 1골차로 뒤진 A조 2위로 올라섰다. 한국은 오는 11일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A조 1위가 걸린 운명의 한판승부로 맞붙는다.
슈틸리케 감독은 이날 경기에 석현준을 원톱 스트라이커로 배치하고 손흥민과 지동원을 좌우 날개에 세운 4-1-4-1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그리고 경기 시작 1분만에 장현수의 중거리포로 포문을 연 한국은 이후 활기찬 모습으로 경기를 주도한 끝에 경기 시작 11분만에 기분좋은 선제골을 터뜨리는 최고의 출발을 보였다. 왼쪽 측면에서 손흥민이 내준 패스를 받은 기성용이 약 35야드 거리에서 과감한 중거리슛을 때렸고 볼은 날카롭게 날아가 카타르 골문 오른쪽 구석을 꿰뚫었다.
기세가 오른 한국은 불과 3분 뒤 기성용이 문전에서 연속 두 차례 결정적 슈팅찬스를 잡았으나 첫 슈팅이 빗맞아 블락된 뒤 제대로 맞은 두 번째 슈팅마저 다이빙한 골키퍼에 걸려 추가골을 놓쳤다. 그리고 아쉬움이 채 가시기도 전에 한 번의 역습에서 동점골을 내주고 말았다. 페널티박스 안으로 투입된 패스를 잡은 카타르의 스트라이커 세바스티아 소리아를 수비하던 홍정호가 반칙으로 옐로카드를 받으며 페널티킥을 허용했고 이를 주장 칼리드 하이도스가 성공시켜 1-1이 됐다.
어이없이 동점골을 내준 한국은 이후 공수 리듬이 모두 흐트러지며 흔들리기 시작했고 이후 몇 차례 위험한 상황을 넘겼으나 끝내 전반 종료직전 역전골을 내주고 말았다. 역시 역습상황에서 오른쪽 측면이 완전히 뚫렸고 카타르의 1차 슈팅은 몸을 던져 막아냈으나 이어진 리바운드를 놓치면서 다시 오른쪽에서 골문 정면으로 투입된 패스를 받은 소리아에 역전골을 얻어맞았다.
허를 찔린 한국은 다시 반격에 나섰고 곧바로 전반 종료직전 찬스를 잡았으나 기성용의 문전 헤딩슛이 수비수 팔에 맞았음에도 주심이 페널티킥 휘슬을 불지 않아 동점 기회를 얻지 못했다.
이날 주심은 경기 내내 몸싸움이 있을 때마다 거의 일방적으로 한국의 반칙을 선언하는 등 경기 내내 석연치 못한 판정으로 일관해 한국을 더욱 힘들게 했다. 후반에는 부상으로 쓰려져 있던 기성용에게 시간을 지연시킨다는 이유로 경고를 주는 등 한국은 이날 홈필드 어드밴티지는커녕 마치 카타르 원정경기에 나선 느낌으로 경기를 치러야 했다.
리드를 빼앗긴채 전반을 마친 한국은 후반 시작과 함께 이날 부진한 모습을 보였던 석현준을 빼고 장신의 스트라이커 김신욱을 투입했고 이것이 적중했다. 후반 11분 김신욱은 페널티박스 안에서 공중볼을 헤딩으로 따냈고 이를 지동원이 한 템포 빠른 오른발 슈팅으로 연결, 카타르 골문 왼쪽 골망을 흔들어 다시 2-2로 균형을 맞췄다.
기세가 오른 한국은 바로 2분 뒤 경기를 뒤집었다. 상대 페널티아크 인근에서 기성용이 볼을 잡는 순간 왼쪽 측면에 있던 손흥민이 번개처럼 수비 뒤쪽 공간으로 침투했고 기성용은 감각적으로 자로 잰듯 정교한 스루패스를 손흥민의 발 앞으로 찔러넣었다.
손흥민이 이를 달려들며 가볍게 논스톱 오른발 인프론트킥으로 차넣어 3-2로 경기를 뒤집었다. 두 명의 프리미어리거가 합작해낸 ‘명품골’이었다. 하지만 승리로 가는 길을 끝까지 순탄치 못했다.
이날실책성 플레이로 두 차례 실점의 빌미를 제공했던 홍정호가 후반 21분 해프라인 부근에서 어이없는 패스미스를 범해 카타르의 완벽한 역습 기회를 제공한 뒤 위기에서 상대선수를 태클했다가 두 번째 옐로카드를 받고 퇴장당한 것. 이로 인해 한국은 종료 휘슬이 울릴 때까지 살얼음판을 걷듯 가슴을 조려야 했다.
한국은 바로 이어진 프리킥 찬스에서 소리아의 날카로운 헤딩슛을 골키퍼 김승규가 가까스로 막아내는 등 카타르의 거센 공세에 시달리며 몇 차례 아찔한 고비를 넘겨야 했지만 곽태휘와 김보경 등을 교체 투입하며 결국 1골차 승리를 지켜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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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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