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호텔 배게’ 이모저모
▶ 전문 판매사이트 인기… 오리털보다 거위털이 고급, ‘호텔 느낌’ 안 날 땐 커버 약간 작게 하면 팽팽해져
푹신하고 포근한 호텔 베개를 집에서 즐기려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여행의 매력은 낯선 환경에 자신을 던지는 것에 있다. 시끄럽지만 한마디도 알아들을 수 없는 언어, 상식을 무너뜨리는 (너무 비싼 혹은 너무싼) 물가, 왼쪽이 아닌 오른쪽에 달린 자동차 운전대, 한글도 알파벳도 아닌 요상한 문자로 뒤덮인 표지판들… 소소한 생경함과 유쾌한 불편함은 일상에 중독된 이들에게 청량한 해독제로 작용한다.
그 중 백미는 여행 첫날 저녁 호텔로 돌아와 침대에 누웠을 때 머리를 받치는 베개다. 잘 건조된 흰 커버에 싸여진 푹신하고 빵빵한 베개에 얼굴을 묻는 순간 우리는 비로소 집을 떠나 낯선 곳에 왔음을 실감한다. 집 베개의 움푹 파인 머리 자국이 쳇바퀴 같은 일상을 재확인시킨다면, 아무도 밟지 않은 눈밭처럼 깨끗이 펼쳐진 호텔 베개에는 그저보는 것만으로도 기운을 재충전시키는 힘이 있다. 이런 호텔 베개를 집에서도 이용하려는 사람이 늘고 있다. 인터넷에서는 객실에 있는 거의 모든 용품을 판매하는데 그 중 가장 핫한 것이 베개다. 호텔 베개의 이모저모에 대해 알아본다.
#오리털 VS 거위털, 솜털 VS 깃털
호텔 베개에 대한 수요는 높지만 기준은 애매한 상황이다. 시중에 나온 ‘호텔 베개’의 가격도 사이트마다 천차만별이다.
아마존의 경우 호텔 베개 4팩을 60달러면 구입할 수 있다. 이에 반해 메리옷호텔에서 사용하는 베개를 판매하는 ‘샵메리엇’ (shopmarriot)에서는 유로 베개 하나가 40달러, 페더와 오리털이 섞인 제품은 75~90달러,100% 오리털로 제조된 다운 베개는 180~215달러에 달한다.
그렇다면 어떤 제품을 고르는 것이 좋을까. 이것저것 따지기 귀찮아 그냥 비싼 것으로 사자니 지갑이 울고, 그렇다고 무조건 저렴한 베개를 고르자니 어쩐지 꺼림칙하다.
전문가들은 “일반적으로 오리털보다는 거위털, 그 중에서도 깃털보다는 솜털이 많이 들어간 베개를 고급으로 친다”고 조언한다.
오리털보다 거위털 베개가 비싼 이유는 복원력, 습기조절 능력, 가벼움, 보온성 등 모든 면에서 더 우수하기 때문이다. 가격도 거위털이 오리털에 비해 40% 가량 높다.
거위털은 다시 거위 솜털(구스 다운)과 거위 깃털(구스 페더)로 나뉘는데, 거위의 가슴 솜털이 더 가볍고따뜻하다. 호텔 베개의 핵심은 머리를 뉘었을 때 푹신하게 꺼졌다가 다시 팽팽하게 차오르는 복원력(필파워?fill power)인데 이를 담당하는 것도 솜털이다.
구스 다운의 함량을 따지는 사람이 많은데 사실 가장 정확한 기준은필 파워다. 세계 최고급인 폴란드산구스 다운 80%인 베개가 중국산 구스 다운 90% 베개보다 더 좋을 수있다는 말이다. 좋은 솜털이 많이 들어갈수록 필 파워가 높아지기 때문에 필 파워가 높은 것을 고급 베개라고 봐도 큰 무리가 없다는 것.
필 파워는 솜털이 부풀어 오르는정도를 숫자로 표기한 것으로 600이상이면 우수한 축에 속한다. 하지만 베개는 취향을 많이 타는 품목중 하나이므로 모두에게 좋다고 말할 수는 없다. ‘ 최고급 베개’는 있어도‘ 최선의 베개’는 없다는 얘기다.
솜털만으로 베개를 채우면 지나치게 푹신해서 머리를 든든히 받쳐주는 맛이 떨어지기 때문에 이를 꺼리는 사람도 있다. 이 때문에 호텔 객실에 사용되는 베개는 거위의 솜털과깃털을 반반 섞은 것이 가장 많다. 사용하는 거위털은 대부분 헝가리산으로, 폴란드와 시베리아산보다 한 단계 아래지만 최고급에 속하는 털이다.
이밖에 크기와 중량도 베개의 가격을 좌우하는 요소이지만 규격이 거의 고정돼 있어 크게 신경 쓸 부분은 아니다. 일반적으로 크고 무거울수록 충전재가 많이 들어가서 더 비싸다.
#호텔 베개 집에서 즐기는 법
고객의 구매 요청에 대응하기 위해 대부분의 호텔에서는 비공식적으로 베개를 판매하고 있다. 인기가 높은 만큼 불만의 목소리도 많은데 그중 가장 많은 불만이 “호텔에서 느꼈던 그 느낌이 안 난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한 관계자는 “호텔 베개 특유의 느낌은 매트리스나 이불과의 궁합에서 나오는 바가 크다”고 말한다. 베개만으로 호텔에서 느꼈던 안락함을 고스란히 집으로 가져오는 것은 무리가 있다는 뜻이다. 그는 베개 커버 안에 속 커버를 덧씌우는것, 베개 보다 크기가 약간 작은 커버를 택하는 방법을 추천했다.
“호텔에서는 커버를 이중으로 씌우기 때문에 더 팽팽하게 느껴지는면이 있어요. 커버의 크기가 약간 작아도 비슷한 느낌을 낼 수 있습니다.”호텔에서 하는 것처럼 베개를 두개 포개 쓰는 것도 해결책이 될 수있다. 예를 들어 거위털 베개 아래에 오리털 베개를 겹쳐 쓰면 안정감도 높아지고 거위털 베개 두 개를 사는것보다 경제적이다.
관리도 중요하다. 거위와 오리는 물새이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물빨래가 가능하다. 전문가들은 드라이클리닝을 하면 털의 지방분이 빠져나가기 때문에 오히려 물빨래가 더 나을수 있다고 말한다. 너무 자주 세탁하는 것도 좋지 않다. 거위털 베개의 경우 너무 자주 빨면 푸석푸석 해질수 있다. 보통 호텔에선 3개월을 주기로 세탁하지만 가정에서는 그보다 덜 세탁하는 것이 좋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세탁보다 중요한 것은 건조다. 동물의 털은 제대로 말리지 않으면 부패하거나 냄새의 원인이 된다. 햇볕이 잘 드는 곳에서 말린 뒤 충분히 두드려 털을 살려줘야 오래 두고 쓸 수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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