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ADAP 통해 알아 본 약물남용의 실태와 치료
▶ 항우울제‘자넥스’학교에서 사고 팔아, 메스·마리화나 문제보다 심각, 성인은 진통제 ‘오피엣트’사망 늘어
“생각보다 약은 누구나 쉽게 구할 수 있습니다. 의사 처방약이라고 해도 어렵지 않아요. 약이 주는 쾌락에 빠지기 전에 미리 최대한 예방해야 하는데, 가족의 역할이 정말 중요합니다.”1972년 비영리단체로 설립된 아시안 아메리칸 약물남용방지 프로그램(AADAP·Asian American Drug Abuse Program)은 청소년 및 성인의 알코올, 마약, 가정폭력, 분노조절 등 각종 중독을 비롯한 정신건강 재활분야의 치료 상담 및 각종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기관이다. 마약중독 상담, 청소년/가족 프로그램, 거주치료 서비스, 예방교육 서비스 등 약물 남용으로 고통당하는 한인들과 지역 주민들이 다시 건강한 삶을 되찾을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있다.
지난 8월24일부터는 가족 서포트 그룹 모임도 부활됐다. 한인 약물 사용자 가족이 모이는 가족 서포트 그룹 모임은 2006~2008년까지는 활발하게 운영돼 왔었지만, 그동안 중단됐다가 다시 매주 수요일 저녁 6시30분 한국어 서비스로 모임을 갖기 시작했다. 지난 21일 모임에 참석해 AADAP의 영 백(한국명 백영옥) 외래상담 코디네이터의 설명을 들었다.
#진통제, 항우울제 등 의사 처방약 중독 문제 심각
중독은 뇌의 문제다. 중독은 정신 질환의 일종. 카페인중독, 약물중독, 알코올중독, 도박중독, 인터넷중독, 게임중독, 샤핑중독 등 종류도 셀 수 없이 많다. 마약도 그 많은 중독 중 하나인 것.
당뇨병 같은 육체적 질환은 약을 복용하고, 식이요법과 운동을 하는 등 의사의 지시를 따를 수 있지만, 중독이라는 정신적 질환은 중독의 정도가 심해질수록 뇌세포가 망가져 의지력, 판단력이 약해지고, 심하게 중독된 경우는 목숨까지 잃게 만든다.
청소년의 경우 성적이 올 ‘A’이고, 모범생에다가, 부모에게 순종적이라해도 겉으로 봐서는 약에 중독돼 있는지 잘 모를 수 있다는 것이 백 코디네이터의 설명이다.
백 코디네이터는 “청소년은 메스, 마리화나에 중독된 경우가 많다. 그러나 최근 미국에서 문제로 크게 지적되고 있는 것은 바로 의사 처방약 중독문제다. 불법으로 유통되는 약이 아니라 의사처방으로 구할 수 있는 약물 중독이 심각하다. 항우울제로 사용되는 ‘자넥스’(Xanax) 같은 경우 약물 중독에 있어서 청소년들 사이에서 흔히 퍼지고 있는 약”이라고 지적했다.
항우울제, 항불안제로 사용되는 자넥스의 경우 의사 처방전이 필요한 약이지만, 환자가 다 먹지 않고 인터넷이나 주변에 판매한다는 것. 약을 구하기 위해 가짜로 우울증인 것으로 진단을 받는 경우도 있다.
백 코디네이터는 “우선 우울증, 불안증이 없는 사람을 찾아야 할 정도로 정신과 질환 문제를 겪고 있는 사람들이 숫자적으로 많다. 학교에서도 그런 정신과 질환 처방약을 받는 아이들도 많고, 청소년들끼리 약을 나누어 먹거나 판다”고 설명했다.
남은 약이나 더 이상 필요치 않은 약을 구한다는 인터넷 광고도 종종 올라온다. 그만큼 청소년들의 경우 약물 노출은 흔하고, 음지에서 약이 유통되는 것도 아니며, 더이상 ‘쉬쉬’할 일은 아니라는 것.
또한 심각한 것이 성인은 오피엣트(Opiates, 아편계 진통제), 헤로인 중독이다. 헤로인의 경우 아직 청소년들에게는 많지는 않지만, 오피엣트, 헤로인은 사망률이 높은 하드 코어 약물들. 정신 착락(조현병)을 일으키며, 과다복용은 목숨까지 위태롭게 만든다. 백 코디네이터는 “이전 통계 자료에서 마리화나 중독이 1위였지만, 최근 나온 자료에서는 오피엣트와 헤로인 중독이 1위로 나와 심각한 문제”라고 말했다.
헤로인은 중독성이 매우 강하며, 과다 복용 위험도 크다. 통증을 다스리는 진통제로 쓰이는 오피엣트는 ‘코데인’(Codeine), ‘바이코딘’(Vicodin), 몰핀(morphine), 옥시코돈(oxycodone), 펜타닐(fentanyl) 등이 있다.
오피엣트와 헤로인 같은 흥분제를 과다복용하면, 심장이 뛰고 체온 과열 등 증상이 나타나며 사망에 이르는 경우가 많다.
백 코디네이터는 “과다 복용한 경우 3~5분 안에 오피엣트 차단제(Opiate blocker)로 처치하지 않으면 사망한다”며 “예전에는 과다 복용으로 위급한 경우 나록센(naloxone)이라는 차단제 사용을 메디칼 스텝만 할 수 있었는데, 이제는 치료센터마다 구비돼 있고, 응급처치 교육을 받은 사람은 누구나 응급 처치를 할 수 있게 법이 바뀌었을 정도”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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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이온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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