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라이언-펠로시-로이스 등, 방미 정의장-여야 원내대표 면담서 밝혀
▶ 여야 한미동맹 한목소리 강조…사드-개헌 등 쟁점엔 미묘한 시각차
미국 의회 지도부는 13일 미 대선과정에서 불거진 보호무역 기조와 한미동맹 균열 우려 등에 대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입장을 보였다.
폴 라이언(위스콘신) 하원의장과 낸시 펠로시(캘리포니아) 하원 민주당 원내대표, 에드 로이스(공화·캘리포니아) 하원 외교위원장, 하원 외교위 민주당 간사인 엘리엇 엥겔(뉴욕) 의원 등 양당 지도부는 이날 워싱턴DC 연방의회에서 방미 중인 정세균 국회의장과 새누리당 정진석,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국민의당 박지원 원내대표를 만난 자리에서 이같이 밝혔다.
정 의장의 여야 3당 원내대표는 면담 후 워싱턴 특파원단과 가진 간담회에서 미 의회 지도부의 이 같은 발언을 전했다.
정 의장은 공화당 대선후보 도널드 트럼프의 방위비 분담금 재협상, 한미자유무역협정(FTA) 재검토 공약 등을 겨냥해 "최근 미국 대선과정에서 경제문제도 그렇고 동맹관계도 그렇고 이런저런 걱정이 있었다"면서 "그런데 오늘 여러 미국 지도자들을 만나면서 그런 문제는 중요한 걱정거리가 되지 않겠다는 확신을 했다. 이번 방문에 나름대로 소득이 있었다"고 자평했다.
정 의장은 "한미동맹과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문제, 북핵 문제에 대해 폭넓게 의견을 교환했다"면서 "공감하는 부분도 있었고 이견도 있었지만, 미국의 핵심 정치인들과 의견교환을 폭넓게 한 것은 큰 성과였다"고 말했다.
정 원내대표는 "각 당에 따라 그동안 사드 문제나 북핵 해법에 관해 다소간의 의견 차이가 있을 수 있었지만, 오늘만큼은 시종일관 '원보이스'(한목소리)를 내 성과 있는 의원외교를 펼쳤다"면서 "지금의 한미동맹은 단순히 잉크로 인쇄된 동맹이 아니라 전쟁터에서 피로 새겨진 동맹이다. 그 어느 때보다 한미관계, 한미동맹이 필요한 때로 미 의회의 모든 지도자도 우리 생각과 같았다"고 평가했다.
정 원내대표는 또 "미국의 정책이 갑자기 보호무역주의로 흐르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표명했는데 미 의회 지도자들의 답변은 명쾌했다. '그런 것은 선거 캠페인 때 말하는 것이고 결국 의회를 거쳐야 하므로 궁극적 변화는 없을 것'이라는 요지였다"면서 "우리의 걱정이 기우임을 미국 지도자들이 얘기했다"고 전했다.
우 원내대표도 "'미 대선 결과에 따라 군사동맹, 경제협력, 한미FTA, TPP(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 등 여러 변화가 올 가능성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고 말하자 미 의회 지도자들이 당을 떠나 '선거용이고 선거가 끝나면 결국 의회가 제도와 예산권을 쥐고 있어 한미동맹에 영향을 줄 일은 없다'고 한목소리로 약속했다"면서 "미 의회가 북핵 해법과 사드 배치에 관한 한국 내 찬반 논란에 대해 궁금해했는데 견해차 있지만 한미동맹 약화를 불러올 논쟁은 아니라는 점을 확인시켜줬다"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는 "로이스 위원장이 '법은 우리(의회)가 바꾸는 것이지 법이 그냥 변화하지 않는다'는 말을 해 인상적이었다"면서 "미국 조야의 지도자들에게 '한미동맹이나 우호 관계 이런 것은 전혀 염려할 필요가 없다. 여야가 다소 견해차가 있지만, 우리 국민 모두 한미동맹을 철저히 지켜나가고, 미국은 우리의 과거, 오늘, 미래다'라는 점을 강조했다"고 설명했다.
보호무역 기조에 대한 미 의회의 구체적인 입장을 물은 데 대해 정 의장은 "그들이 걱정하지 말라고 한 것은 주로 한미FTA와 관련된 것이었다. 근본적으로 보호무역이 자유무역을 말살시키는 그런 사태는 없을 것이라는 취지의 언급이었다"고 부연했고, 우 원내대표는 "오린 해치 상원 재무위원장이 '레임덕 세션에 TPP를 통과시키려는 버락 오바마 정부의 노력을 돕겠지만 될지 안 될지는 확신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고 소개했다.
방미중인 국회 지도부 (워싱턴=연합뉴스) 김세진 특파원 = 방미중인 정세균 국회의장(오른쪽 두번째)과 교섭단체 3당 원내대표들이 13일(현지시간) 워싱턴DC 인근 한식당에서 열린 워싱턴특파원단 간담회를 개최했다.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왼쪽 두번째),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오른쪽 첫번째), 국민의당 박지원 원내대표(왼쪽 첫번째)가 정 의장과 함께 간담회에 참석했다. 2016.9.14
사드 배치에 대한 중국의 반발과 관련해 박 원내대표는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중국이 가장 필요하다. 만약 중국이 단 3 일만 식량과 원유, 생필품을 공급하지 않으면 북한이 손을 들게 돼 있다"면서 "중국이 유엔 안보리의 대북제재 등에 미온적인데 미국이 외교력을 강화해 중국이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을 길을 열어줘야 한다는 점을 미 의회에 전달했다. 사드도 중국과 러시아가 반대하는 만큼 미국이 선결적으로 해(입장을 터) 줘야 한다고 요구했다"고 밝혔다.
한국 일각의 '자체 핵무장론'과 관련해 정 의장은 "라이언 의장을 만났을 때 핵무장이나 전술핵 배치를 거론할 정도로 한국인들이 (북핵 문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소개했는데 특별한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면서 "다만 전체적인 분위기는 핵무장 또는 전술핵 배치 등에 대해서는 소극적 반응을 보인다는 느낌만 받았다"고 말했다.
정치권의 개헌론과 관련해선 여야 간에 견해차를 드러냈다.
정 의장이 개헌추진 의원모임에 185명이 참여한 점을 언급하면서 "개헌 분위기는 상당히 무르익었다"고 말하자 정 원내대표는 "실제로 개헌 분위기가 무르익었는지는 짚어봐야 할 것 같다"고 꼬집었다.
박 원내대표는 "박근혜 대통령이 개헌하라고 하면 새누리당이 움직이고 그렇지 않으면 안 움직인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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