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택시장 거품 제기되는 주, 테네시, 주택 가격과 거래 동시에 증가
▶ 가주, 소득 대비 주택 가격 비율이 4배
‘주택 시장’ ‘거품’이란 단어를 들으면 약 10년 전을 떠올리게 된다. 2007년과 2008년에 걸쳐 발생한 금융위기로 잘 나가던 주택 시장이 일시에 붕괴되던 때다. 붕괴 직전까지는 거품이란 단어가 잘 등장하지 않았다. 그러나 붕괴와 함께 ‘거품이 빠졌다’라는 표현으로 주택 시장 침체 상황이 자주 묘사됐다. 현재 전국적으로 주택 시장이 거품을 우려할 상황은 아니다. 그러나 거품 형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는 주가 하나, 둘씩 늘고 있다고 금융정보 사이트 ‘고우뱅킹 레이츠’가 최근 경고했다.
■ 거품이란
주택 시장과 주식 시장 상황을 설명하면서 자주 등장하는 단어가 거품이란 단어다. 자주 접하는 단어이면서도 그 뜻을 모를 때가 많다. 거품이 형성되는 과정은 그리 복잡하지 않다.
주택 시장의 경우 구입자나 투자자들이 한결같이 주택 가격이 오를 것이라고 생각할 때 주택 구입 수요와 가격이 동시에 오르기 시작한다. 수요가 증가하다가 한계점에 이르는 순간 감소세로 돌아서게 되고 동시에 공급이 증가하기 시작하면 가격이 떨어지는 현상이 발생한다. 가격 하락 속도가 걷잡을 수 없이 빠를 때 ‘거품이 붕괴했다’라는 표현이 등장한다.
거품이란 단어가 등장할 때 왜 관심을 가져야 하는 지는 직전 거품 붕괴 결과를 살펴보면 알 수 있다. 블룸버그 통신의 집계에 따르면 2006~2009년 주택 시장 침체기 동안 거품이 빠지면서 무려 약 7조달러에 달하는 부동산 자산 가치가 함께 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전국적인 거품 붕괴 조짐을 우려할 상황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거품 형성에 대한 우려가 끊이지 않는 주는 하나둘씩 나타나고 있다.
■ 테네시
테네시 주택 시장 거품 경보가 내려진 시기는 지난 5월이다. 당시 지역 뉴스 채널이 보도한 내쉬빌 부동산중개인협회의 통계자료에 따르면 거품 현상으로 볼 수 있는 징후가 뚜렷이 나타났다.
4월 주택 중간 거래 가격이 약 25만달러로 치솟았고 주택 거래량은 두자릿 수 비율로 증가하는 등 과열 현상이 뚜렷했다. 전문가들은 “내쉬빌 주택 시장이 과열 현상을 보이고 있다”며 “주택 시장 순환기의 2번째 순서인 ‘팽창’(Expansion)기인 것으로 진단한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팽창기에는 주택 가격과 거래가 동시에 증가하는 현상이 나타난다. 또 공실률 하락, 주택 신축 급증 등의 현상이 함께 나타나는데 현재 내쉬빌이 이런 현상을 겪고 있다.
내쉬빌 지역의 주택 신축은 지난 7년래 가장 높은 수준이다. 문제는 팽창기 다음에 나타나는 ‘초과 공급’(Hyper Supply) 현상이다. 수요와 공급이 역전되면서 수급 균형이 무너지기 시작하면 거래 감소, 가격 하락에 이은 거품 붕괴 현상이 불가피하다. 전문가들은 현재 테네시주가 다른 주에 비해 거품기 진입 속도가 빠른 것으로 진단하고 있다.
■ 오리건
주택 시장이 거품이냐 아니냐를 평가하는 기준 중에 ‘소득 대비 주택 가격 비율’(PIR)이 있다. 지역별 주택 중간 가격과 중간 가구 소득을 비율화한 이 기준으로 주택 시장 과열 정도가 파악된다. 지난 4월 집계된 오리건주의 소득 대비 주택 가격 비율은 약 4.6으로 전국에서 15번째로 높은 지역으로 나타났다.
이 비율이 높다는 것은 지역 주택 가격이 지역 주민의 소득으로 감당하기 힘든 수준으로 올라있음을 의미한다. 집값이 너무 비싸 구입 여건이 악화되면 주택 거래 감소로 이어지게 되고 거품 붕괴 원인을 제공하게 된다.
오리건주에서도 벤드 지역의 주택 가격 거품이 가장 우려되고 있다. 지역 언로의 보도에 따르면 벤드 지역의 주택 거래는 2010년 대비 약 50% 급증했고, 주택 가격은 같은 기간 무려 약 70%나 치솟았다. 경제지 포춘도 벤드 지역의 주택 시장이 약 20% 가량 과대 평가됐다는 분석을 내놓은 바 있다.
■ 네바다
극적으로 주택 시장 침체에서 벗어난 네바다주에도 거품 경보가 내려졌다. 리노를 중심으로 한 북부 네바다 지역은 현재 심각한 주택 공급 부족 현상을 겪고 있다. 첨단 기업을 중심으로 약 5만개의 일자리가 창출, 지역 경제가 호황을 겪고 있지만 신규 주택 공급이 현재 턱없이 부족해 주택 가격 급등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네바다주는 전국에서 주택 시장 침체의 골이 가장 깊은 주중 한곳이다. 2010년 절정을 이뤘던 대규모 차압 사태가 2010~2015년 약 84% 감소하면서 대부분 해소된 상태다. 고용 시장 개선으로 유입된 주택 수요가 지역 주택 시장의 거품을 형성한 것으로 분석할 수 있다. 신용평가 기관 피치사는 리노를 전국에서 가장 과대 평가된 지역에 포함시켰다.
■ 가주
국책모기지 기관 프레디맥은 지난 5월 전국 소득 대비 주택 가격 비율이 4라고 발표했다.
이는 주택 가격이 중간 소득의 4배임을 의미한다. 비율이 약 3.5 수준이면 주택 가격과 가구 소득이 균형을 이루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가주내 몇몇 도시의 비율을 살펴보면 현재 가주 주택 시장이 얼마나 불균형 상태인지 쉽게 알 수 있다. 샌호제의 경우 소득 대비 주택 가격 비율이 무려 약 9.6, LA는 약 8.2로 비정상적인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가주부동산중개인협회’(CAR)도 2분기 보고서를 통해 29개 카운티중 25개 카운티의 주택 구입 여건이 악화됐다고 발표했다.
주택 구입 여건이 악화됐다는 것은 주택 가격이 치솟아 주택 구입이 힘들어졌음을 뜻한다.
특히 샌프란시스코, 샌버나디노, 샌타크루즈 카운티의 주택 구입 여건이 가주에서 최악인 것으로 나타났다.
■ 플로리다
주, 네바다, 애리조나주와 함께 주택 시장 침체에서 화려하게 부활한 플로리다주에서도 이상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 플로리다주의 주택 시장은 주로 외국인 구입자가 대거 유입되면서회복세로 전환됐는데 최근 외국인 구입이 급감하면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마이애미 지역의 지난 2분기 주택 거래는 감소한 반면 주택 매물은 증가하고 매물의 시장 대기 기간이 연장되는 전형적인 거품 붕괴 직전 현상이 나타났다.
플로리다주에서는 주택 시장 회복과 함께 플리핑 거래가 급증했는데 거품 전조 증상으로 볼 수 있다. 온라인 차압 매물 정보업체 리얼티 트랙에 따르면 지난해 마이애미 도심 지역의 플리핑 거래가 전국에서 가장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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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 최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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