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예산으로도 감동 준 개회식 호평…대회 운영도 비교적 무난
▶ 치안불안 속 흥행 기대 이하…숙소·교통 등도 불만 속출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은 브라질은 물론 남미 대륙에서 처음 개최된 대회라는 점에서 올림픽 역사에 한 획을 그었다.
올림픽 성화가 남미 대륙에서 타오른 것은 대회 120년 역사에서 처음이다.
이번 대회에는 올림픽 사상 처음으로 전 세계 난민 선수들로 구성된 난민팀(Refugee Olympic Team·ROT)도 참가해 지구촌 대축제의 의미를 더했다.
역대 최저급 예산을 들이고도 '다양성'과 '자연'으로 브라질의 정체성을 표현하고자 했던 개회식은 세계인의 감동과 찬사를 끌어냈다.
"행사 규모를 더 키우는 것보다 의미를 담는 것이 중요하다. 개최국 위용을 보여주는 대규모 행사를 원하는 사람은 더는 없다"라고 개회식 총연출자인 마르코 발리치(이탈리아) 감독이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한 말은 2018년 동계올림픽을 개최하는 평창이 새겨들을 만한 대목이었다.
친환경 요소를 중요하게 생각한 이번 올림픽에서는 메달 수상자들에게 꽃다발 대신 나무로 만들어진 작은 리우올림픽 상징물을 줘 눈길을 끌기도 했다.
대회 조직위원회는 약 2천500명에 이르는 모든 메달리스트에게 주는 꽃다발이 대부분 일회용으로 버려지게 된다며 꽃다발을 상징물로 대체했다.
하지만 리우에 빛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오히려 이번 대회에서는 그림자가 더 짙었다.
치안불안과 지카 바이러스, 인프라 부족 등 많은 우려를 안고 시작된 리우올림픽은 대회 기간에도 여러 문제를 노출했다.
브라질 당국은 2012년 런던올림픽 때의 2배에 해당하는 8만5천명의 치안요원을 동원해 '무법천지'로 알려졌던 리우에서 불안감을 상당 부분 해소했다.
그러나 이전 올림픽과 비교하면 참가 선수와 관계자들이 사건, 사고를 당하는 등 올림픽 패밀리의 안전을 온전하게 보장하지는 못했다.
호주 조정 대표팀 코치와 포르투갈 교육장관이 강도를 만나는가 하면 벨기에 유도 동메달리스트 디르크 반 티헬트는 휴대전화를 훔친 도둑을 쫓다가 얼굴을 얻어맞아 병원에서 치료를 받기까지 했다.
올림픽 선수촌 내 숙소에서 도난 사건이 잇따라 발생해 대회 조직위원회가 골머리를 앓기도 했다.
영국 선수단은 만일에 대비해 청소 등 객실 담당 직원의 숙소 출입을 금지하기까지 했다.
각종 시설이 올림픽 개최도시에 걸맞지 않다는 불만도 여기저기서 터져 나왔다.
대회 개막 전 호주 선수단은 배관 시설이 불완전해 가스가 새고, 조명과 화장실 시설도 엉터리라는 이유로 선수촌 입촌을 거부하는 일도 있었다.
다이빙 경기장은 물이 갑자기 초록색으로 변했으나 대회 조직위원회는 한참 동안 원인조차 찾지 못하다가 논란이 계속되자 물을 밤새 새로 교체하는 작업을 벌이기도 했다.
해외 각지에서 모인 취재진과 선수단 관계자들은 대회 초반 끊임없이 발생한 셔틀버스 지각 문제와 운전기사의 미숙한 운전 실력 등에 대해 분통을 터트렸다.
또 브라질 국민의 관심이 낮은 데다 치안을 우려한 해외 스포츠팬들의 방문이 줄어들어 관중몰이에도 실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대회 조직위 측은 약 610만 장에 이르는 입장권의 80% 이상이 판매됐다고 밝혔으나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런 판매실적이 95% 이상 팔린 런던올림픽이나 베이징 올림픽보다 낮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비어 있는 관중석을 쉽지 않게 볼 수 있었다.
이번 대회 기간에는 '도핑'도 주요 이슈였다.
리우올림픽에 참가한 1만1천여 명의 선수들 가운데 최소한 120명이 과거 금지약물 복용으로 자격 정지를 당하거나 메달 등을 반납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대략 선수 100명당 1명꼴이다.
정부 주도로 선수에게 조직적으로 금지약물을 투여한 정황이 드러난 러시아의 선수들이 천신만고 끝에 리우 무대에 섰으나 심지어 같은 선수끼리도 이들에 대한 차가운 시선을 거두지는 않았다.
남자 수영 자유형 400m 우승자인 맥 호튼(호주)은 전 대회 우승자인 쑨양(중국)에 대해 "금지약물로 속임수를 쓰는 선수에 대해 할 말 없다"라는 반응을 보여 양국 간 외교 문제로까지 비화하기도 했다.
여러 가지 악조건 속에서도 대회 운영은 비교적 무난했다.
레슬링 그레코로만형 75kg에서 유력한 금메달 후보였던 우리나라 김현우가 판정 논란에 휘말리기도 했지만, 이전 대회에 견줘볼 때 경기와 관련해서는 큰 잡음 없이 치러졌다는 평가가 많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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