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계 작곡가Bright Sheng, 한인 성악가 조푸름 주연, 9월10일 개막
샌프란시스코 오페라가 중국고전‘홍루몽(紅樓夢)’으로 동양인 관객몰이에 나선다. SF 오페라는 지난 1백여년 역사 동안 총 14차례 새 오페라를 제작, 세계 초연한 바 있는데, 이번 ‘홍루몽’은 전적으로 동양관객들을 겨냥하고 있다는 점에서, 오페라 관계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동서양을 잇는 서부의 관문으로서, 샌프란시스코는 아시아를 제외한 서반구 최대의 차이나타운이 있는 도시이다. 미국에서도 뉴욕 Met에 이은 2번째 규모로 큰 오페라단을 보유한 샌프란시스코시(& SF 오페라)는 지난 수년간 중국인 및 동양계를 겨냥한 프로젝트로서, 중국계 작곡가에게 위촉, 청나라 시대의 고전이며 삼국지, 수호지, 서유기와 더불어 중국인들에게 가장 많이 읽혀왔다는 ‘홍루몽’을 오페라 작품으로 선정, 지난 해 12월16일 제작 발표회를 가진 바 있다.
음악은 우선 차이니스 스타일을 배경으로, 가사만 영어로 하되, 무대 및 주변 예술의 모든 부문을 중국계 예술가들에게 위임했다. 즉 노래도 동양인, 제작도 동양인이 맡게 된, 동양인에 의한 동양인을 위한 오페라 제 1호가 SF오페라에서 탄생되는 셈이다.
SF 오페라는 ‘홍루몽’의 성공을 위해 중국계 SF 시장 에드 리씨를 비롯 중국 커뮤니티의 적극적인 후원을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홍루몽’이 소문난 잔치로 그칠지 아니면 제 2의 ‘투란도트’로서 세계인들에게 사랑받는 오페라로 탄생할지는 뚜껑을 열어봐야 할 일, 오페라 관계자들은 ‘홍루몽’이 발표되는 9월10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홍루몽은 홍루몽만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홍학(홍루몽학)이 생겨날 만큼 중국인들이 즐겨읽는 고전중의 고전이다. 영국에 세익스피어의 작품이 있다면 중국에는 ‘홍루몽’이 있다고 할만큼 중국인들은 ‘홍루몽’을 만리장성과도 바꾸지 않겠다고도 한다.
왜 중국인들은 그렇게 ‘홍루몽’에 열광하는가? 그것은 ‘홍루몽’이 바로 중국의 고유 문화를 가장 현실감 있게 표현한 작품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홍루몽’을 보면 중국이 보인다…? 마오쩌뚱은 홍루몽을 다섯번 읽지 않으면 회의에 참석하지 말라 하였고, 원자바오는 한국 방문시에도 홍루몽에 대한 토론까지 할 정도였다.
홍루몽은 18세기 중반 청나라 중기 건륭제 때 쓰인 구어체의 중국 장편소설의 걸작으로서, 등장 인물만 500명이 등장하며, 황실의 인척이기도 한 상류 계급 가씨 가문의 귀공자 가보옥을 주인공으로, 같이 지내는 임대옥을 여주인공으로 한 이야기이다. 이 임대옥 역이 바로 이번 SF 오페라가 캐스팅한 한인 소프라노 조푸름씨다.
작가는 조설근(曹雪芹)으로 알려져 있는데, 특히 임대옥과 설보채라는 두 다른 여주인공들의 캐릭터 대립도 독자(관객)들의 구미을 돋구고 있다. 임대옥(林黛玉)은 가보옥의 고종사촌으로 어릴 적 소꿉친구이다. 병약하고, 섬세하며 염세적이고 신경질적인데 반해 설보채(薛寶釵)는 가보옥과 이종 사촌관계로 가보옥과 결혼을 하게 되는데 건강하면서, 머리가 좋고, 인격이 원만하며, 우등생 타입의 소녀이다. 가보옥은 학문은 등한시하고, 풍류를 즐겨하는 한량으로서 병약한 임대옥을 사랑하지만, 인연은 이어지지 못하고 결국은 설보채와 결혼을 하게 되며, 이 삼각 관계가 이야기의 축을 이루고 있다.
여주인공 임대옥은 어머니 가민의 사망으로 어려서부터 외가인 가씨 가문에 의탁하였으며, 시 짓기와 음악에 대한 재능을 갖춘 미소녀였으나 병약한 탓에 신경질이 잦고 앓아눕는 날이 많았다.
설보채는 가보옥과는 이종사촌지간으로 어릴 때 부터 문장이 적힌 금목걸이를 항상 착용하였는데, 가보옥이 태어날 때 입에 물고 태어났던 구슬의 문장과 서로 대조를 이루어 두 명이 서로 인연이라는 소문이 돌면서 임대옥을 불안케 하였다. 이들은 대관원이란 곳에서 시와 노래, 책 등을 읽으며 단란한 시절을 누렸으나 장성하여 삼각관계를 이루게 된다. ‘Dream of the Red Chamber’로 명명된 ‘홍루몽’에는 한인 소프라노 조푸름, 한인 소프라노 김효나외에 중국계 작곡가Bright Sheng, 토니상 수상자 David Henry Hwang,‘와호장룡’에서 오스카상을 받은 예술감독Tim Yip, 그리고 타이완의 저명한 무대감독Stan Lai 등이 대거 참여하게 된다.
상세 정보 : www.sfopera.com
<
이정훈 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