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답답함 날린 권창훈의‘미사일’결승골로 멕시코에 1-0
▶ 슈팅수 5-22 열세 불구 신승… 13일 온두라스와 8강전
후반 16분 멕시코 카를로스 세스네로스의 강력한 중거리슛이 한국 왼쪽 골포스트를 강타하고 있다.
한국 축구가 ‘골대 행운’ 덕에 살아나 2회 연속 올림픽 메달의 꿈을 이어갔다. 시종 주도권을 내주고 끌려 다닌 답답한 경기에서 후반 첫 슈팅이자 이날 유일한 유효슈팅으로 결승골을 뽑아내 디펜딩 올림픽 챔피언 멕시코에 탈락의 고배를 안기고 8강 진출에 성공했다.
10일 브라질 브라질리아의 마네 가힌샤 스테디엄에서 벌어진 2016 리우올림픽 남자축구 조별리그 C조 3차전 경기에서 한국은 후반 32분 터진 권창훈의 천금같은 결승골에 힘입어 멕시코를 1-0으로 따돌렸다. 이로써 조별리그 2승1무(승점 7)로 C조 1위를 차지한 한국은 이날 피지를 10-0으로 대파한 2위 독일(1승2무, 승점 5)과 함께 8강에 올랐다.
한국 축구가 올림픽에서 조별리그 1위를 차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반면 2012 런던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땄던 멕시코(1승1무1패, 승점 4)는 조 3위로 밀려 탈락했다. 한국은 오는 13일 오후 3시(LA시간) 벨루오리존치 미네이랑 스테디엄에서 D조 2위 온두라스와 4강 진출을 다툰다.
온두라스는 이날 아르헨티나와 1-1로 비기며 조별리그 1승1무1패(승점 4)로 아르헨티나와 타이를 이뤘으나 골득실에서 1골 차로 앞서 아르헨티나를 탈락시키고 포르투갈(2승1무, 승점 7)에 이어 조 2위로 8강에 올랐다.
이날 비기기만 해도 8강에 오를 수 있었던 한국은 독일과의 2차전과 달리 경기 내내 잦은 실책과 함께 소극적이고 부진한 모습을 벗어나지 못하고 시종 밀리는 경기를 해 아쉬움을 남겼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 멕시코의 파상 공세를 끝까지 실점 없이 막아냈고 경기 내내 거의 별다른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던 권창훈이 막판에 결정적인 한 방을 터뜨려주면서 목표를 향한 진군을 이어갈 수 있었다. 한국은 이날 원톱 황희찬을 중심으로 손흥민, 류승우, 권창훈을 2선에 배치하는 4-2-3-1 포메이션으로 멕시코와 맞섰는데 출발부터 멕시코에 중원 주도권을 빼앗긴 데다 모처럼 볼을 잡아도 패스미스로 곧바로 볼을 빼앗기는 것을 되풀이되며 힘든 경기를 이어갔다.
후반 32분 천금의 결승골을 터뜨린 권창훈이 환호하고 있다. <연합>
이날 한국과 비겨도 탈락할 가능성이 높았던 멕시코는 상대적으로 공격적으로 모습으로 나왔는데 전반 11분 페널티박스 안에서 부에노 마르코의 오른발 슈팅으로 시작으로 전반 25분과 26분, 29분 등에 계속해서 위협적인 찬스를 만들어냈으나 이를 골로 연결시킬 결정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전반 멕시코는 슈팅수에서 한국에 9-3, 코너킥은 3-1, 볼 점유율은 61%-39%로 일방적 우세를 보였으나 9개의 슈팅 중 유효슈팅은 단 1개뿐이었다.
후반에도 답답한 분위기는 전혀 달라지지 않았다. 오히려 전반보다 더 부진한 모습이 이어졌다. 특히 후반 16분 한국의 왼쪽 골대를 강타하고 튀어나온 카를로스 시스네로스의 강력한 왼발 중거리슈팅은 한국팬들의 가슴을 철렁하게 만들기에 충분하고도 남았고 24분에도 페널티박스 정면에서 시스네로스의 강력한 프리킥이 크로스바를 스치듯 넘어가는 등 아찔한 장면들이 꼬리를 물었다. 이때까지 한국은 후반 들어 변변한 공격은커녕 슈팅 하나도 날리지 못했을 정도로 멕시코에 일방적으로 밀렸다.
결국 신태용 감독은 후반 25분 류승우를 빼고 석현준을 투입, 황희찬과 투톱으로 전환하며 분위기 전환을 시도했고 후반 31분 마침내 후반 첫 코너킥을 얻어냈다. 그리고 손흥민이 올린 코너킥 볼이 수비수 머리에 맞고 페널티박스 밖으로 흘러나오자 페널티아크 밖에서 볼을 잡은 권창훈은 오른쪽으로 치고 들어가 순간적으로 멕시코 수비수 3명을 따돌리고 페널티박스 안으로 진입, 강력한 왼발슛으로 멕시코 골네트를 꿰뚫었다.
그의 마지막 슈팅 장면에서 황희찬은 골문 앞에서 수비수를 몸으로 막아 완벽한 슈팅기회를 제공했고 권창훈의 왼발을 떠난 볼은 대포알처럼 날아가 멕시코 골문 안쪽에 명중했다. 한국의 후반 첫 슈팅이자 이날 골문으로 향한 유일한 유효슈팅이 결승골로 연결되는 순간이었다. 권창훈은 후반 40분에도 왼쪽 측면을 돌파한 황희찬의 패스를 받아 결정적인 찬스를 잡았으나 왼발슈팅이 오른쪽 골대 밖으로 살짝 벗어나면서 쇄기골은 놓쳤다.
이후 멕시코는 후반 종료 휘슬이 울릴 때까지 파상공세로 계속해서 위협적인 장면을 만들어내며 한국 골문을 위협했으나 끝내 한국의 골문을 열지는 못했다. 멕시코는 이날 슈팅수 22-5, 유효슈팅 4-1, 볼 점유율 63%-37% 등 모든 면에서 한국을 압도했지만 정작 가장 중요한 득점에선 0-1로 뒤졌고 이로 인해 올림픽 무대에서 퇴장하고 말았다.
한편 한국은 비겨도 8강에 오를 수 있었지만 마지막까지 실점없이 승리를 지켜내 1위로 8강에 오르면서 8강전에서 포르투갈 대신 상대적으로 부담이 덜한 온두라스를 만나는 대진 운까지 거머쥐었다.
<
김동우 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