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평소 컴퓨터에서 자주 검색하는 곳이 있다. 이메일, 카톡 메시지, 페이스북 이 모든 것이 자신도 모르게 데이터가 되어 생면부지의 곳에서 광고지가 날아오거나 메일을 받은 적이 있을 것이다.
빅 데이터 시대를 살다보니 일반인들도 이에 대한 지식을 지녀야 한다. 요즘은 과학과 예술의 융합 시대다.
요즘 퀸즈뮤지엄에서는 드로잉 사운드 무료 워크샵을 열고 있다. 참가자들은 기본 전자회로 조작법을 통해 나무, 흙, 물, 연필, 포크, 옷으로부터 사운드를 생성하는 방법을 배우게 된다. 워크샵 강사는 두 번째 수업에서 다양한 미디어의 기본 기술을 설명하며 백남준( 1932년 7월20일~2006년 1월29일)을 예로 들었다.
TV와 비디오가 등장했을 때 가장 먼저 이 매체를 이용한 미술 작업을 한 백남준은 ‘예술가들은 언제쯤 자기만의 TV를 갖게 될 까’ 라며 1인 미디어 시대를 예고했었다.
현재의 SNS 시대를 예상하지 못했던 그 시절이었다. 지금은 모든 예술가들이 인터넷, 아이패드, 이메일, 유튜브 등 자신만의 TV를 갖고 있고 이것을 통해 사람들과 소통하고 관객은 참여한다. 스미소니언 미술관 수석큐레이터 존 핸하트는 “아이폰은 백남준의 아이디어다”라고 말했다.
1984년 ‘굿모닝 미스터 오웰’과 1993년 베니스 비엔날레 황금사자상을 수상한 ‘전자초고속도로’는 인터넷과 SNS 시대를 예고한다는 것, 그러니 우리가 현재 잠시도 손에서 놓지 못하는 스마트폰은 백남준이 시발점이다.
남이 못보는 3,000년대를 내다본 백남준의 생일이 7월 20일, 서거 10주년을 맞아 요즘 한국에서는 백남준 축제가 대대적으로 열리고 있다.
서울시립미술관은 그의 생가인 종로구 창신동 한옥을 매입하여 올 연말 개관을 목표로 백남준기념관을 건립 중이며 7월20일 생일날(살아있다면 84세) 그곳에서 ‘헬로 백남준’ 퍼포먼스를 열었다. 동대문 디자인 플라자(DDP) 배움터 전시관에서는 7월 21일부터 오는 10월30일까지 100일간 추모특별전 ‘ 백남준쇼 ’를 열고 있다. 백남준의 다양한 100개의 작품과 사진 등이 전시되고 있다.
백남준은 고작 17세에 한국을 떠나 홍콩, 일본, 독일에서 공부하다가 1964년 뉴욕으로 이주, 42년을 뉴욕에서 살다가 2006년 마이애미에서 서거했다.
1965년 세계 최초의 소니 휴대용 비디오카메라로 뉴욕을 첫 방문 중인 교황 요한 바오로 6세를 촬영하여 비디오 아트를 시작했고 1982년 휘트니뮤지엄 회고전, 2000년 구겐하임 뮤지엄 ‘백남준의 세계’ 전시회 등 뉴욕에서 세계적 명성을 얻었다.
백남준 서거 10주년을 맞은 지금, 그가 예술 인생 대부분을 보낸 뉴욕은 잠잠하다. 전시회를 했던 뉴욕한국문화원을 비롯 소호나 첼시의 갤러리나 미술관, 아시아 소사이어티 등등 아무 곳에서도 그의 이름을 거론하지 않는다.
뉴욕 소호에서 백남준을 만나 인터뷰를 하고 프랭크캠벨 장례식에서 넥타이(여자는 스카프) 자르는 퍼포먼스에 동참했던 기자로서 좀 많이 섭섭하다.
올 4월23일 셰익스피어 서거 400주년을 맞아 런던 교외 스트랫포드 시골 셰익스피어 생가에서 열린 다큐멘터리를 본 적이 있다. 전세계에서 온 사람들이 셰익스피어 마스크를 얼굴에 쓰고 퍼레이드에 참여하고 시내 곳곳에서 공연되는 극에 출연하는 배우들은 자랑스럽게 말했다.
“오늘날 쓰는 단어가 그 시절에도 있었다니...”현대인은 6만단어를 사용하나 셰익스피어 작품에는 2만8,829개 영어단어를 사용했다니 그야말로 영국인의 자부심이 될만한 세기의 천재다.
앞으로 16년 후면 백남준 탄생 100주년이다. 우리들은 그를 잊어버릴 것인가? 백남준의 업적에 비해 평가가 소홀하고 작품 값도 인색하기 짝이 없으며 사후 관리도 잘 되지 않고 있다.
맨하탄에 백남준이 살던 집과 작업하던 스튜디오, 늘 점심을 먹던 식당과 산책 장소 등 여러 곳에 그의 흔적이 남아있다. 그곳이 백남준 기념관이나 추모장소가 되어 언제 어느 때라도 그를 만날 수 있기 바란다. 그곳에서 견학 온 초중고 학생들을 만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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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병임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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